2024년 5월 20일(월)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이승만 다룬 '건국전쟁', 깜짝 흥행…포스터 올렸다가 정치색 '낙인'

김지혜 기자 작성 2024.02.13 14:51 조회 2,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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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 역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이 설 연휴 박스오피스에서 선전을 펼쳤다.

지난 1일 개봉한 '건국전쟁'은 8일까지 9만 3,509명을 모았다. 그러나 설 연휴가 시작된 9일부터 12일까지 전국 23만 6,439명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 수는 32만 9,948명.

설 연휴 기간만 따진 박스오피스 순위로는 '웡카'(75만 494명), '시민덕희'(35만 3,651명)에 이은 3위였다.

'건국전쟁'은 연휴 초반 400~500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돼 700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도그데이즈', '데드맨'보다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했다. 연휴 기간 초반에는 '도그데이즈'한테 밀렸으나 11일과 12일 일일 관객 수를 역전하며 3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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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판매율은 51.1%를 기록하며 상영작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1위 작인 '웡카'(28.8%)와 2위 작인 '시민덕희'(25.2%)의 좌석판매율을 두 배 가까이 넘어섰다. 좌석판매율은 차지한 좌석의 실제 판매율을 따진 수치다. '건국전쟁'은 상영작 중 유일하게 좌석의 절반 이상을 채운 영화였다.

'건국전쟁'을 향한 정치권의 관심도 뜨겁다. 여권 인사들은 잇따라 영화를 보고 난 뒤 호평일색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이 영화를 관람한 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데 굉장히 결정적인,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며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농지개혁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수영 의원은 "오는 4월 총선은 '제2의 건국전쟁'이다. 반드시 자유 우파가 승리해서 건국-산업화-민주화-선진화로 이어진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아버지, 딸과 영화를 관람한 뒤 "이번 영화를 통해 대한민국 영웅들에 대한 평가가 바로 서고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공고히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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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과 올 초에 걸쳐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서울의 봄'이 천만 흥행을 달성하고, 김대중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길위의 김대중'이 개봉했을 때 여권 인사들이 잇따라 관람을 인증하고 관람평을 올렸던 것과 맞먹는 열기다.

논란도 있다. 영화를 관람하거나 관심만 표해도 정치색을 드러낸 것으로 오해받는 상황이 연출됐다. 가수 나얼은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건국전쟁' 포스터 사진을 게재했다가 야권 성향의 네티즌들로부터 악플 공격을 받았다. 이른바 '2찍(윤석열 대통령 등 정부·여당 지지자 멸칭) 인증' 게시물이라는 비판이었다.

나얼은 영화 포스터와 함께 갈라디아서 5장 1절의 성경구를 적어 올렸다. 영화에 대한 직접적인 평이나 인물에 대한 개인 의견을 적은 것도 아니었으나 "이승만 대통령을 칭송하고 보수를 지지했다"고 비난받고 있다. 네티즌의 악플 공격이 심해지자 나얼은 해당 게시물의 댓글창을 폐쇄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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