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일)

영화 스크린 현장

춘천영화제, '이성규 영화상' 제정…첫 수상자는 이마리오 감독

김지혜 기자 작성 2023.08.24 16:26 조회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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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2023 춘천영화제가 10회를 기념하며 '이성규 영화상'을 제정했다. 이 상은 이성규 감독의 열정과 헌신을 기리며 묵묵히 길을 걷고 있는 독립영화인을 응원하기 위한 상이다.

춘천영화제의 시작은 고 이성규 감독(1964~2013)이었다. 이성규 감독은 영화와 방송을 오가며 여러 다큐멘터리를 남겼고, '오래된 인력거'는 아시아권 최초로 2010년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쟁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독립PD협회 창립에 참여해 초대 회장을 맡은 그는, 독립 다큐를 만드는 영화인들을 위한 맏형 역할을 했던 영화인이기도 했다.

2013년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극영화 '시바, 인생을 던져'를 연출했으나 이 작품은 유작이 되었다. 그는 그 해 12월 세상을 떠났다.

'시바, 인생을 던져'는 개봉 전 춘천의 한 극장에서 '한 사람만 모르는 특별 시사회'를 통해 관객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국의 독립예술영화를 사랑해달라"고 관객들에게 당부했으며, 이 말은 춘천영화제의 씨앗이 되어 2014년 12월에 '한 사람으로 시작된 춘천다큐영화제'가 열리게 된다.

올해는 이성규 감독의 10주기이자, 영화제가 10회를 맞이하는 해로서 이를 기념하며 '이성규 영화상'을 제정하게 되었다.

이성규

1회 이성규 영화상 수상자는 이마리오 감독이다. 강원도 동해에서 태어난 그는 1998년 서울영상집단에서 활동하며 다큐멘터리를 시작했고 2001년에 첫 다큐 '주민등록증을 찢어라!'로 한국독립단편영화제 독불장군상을 수상했다. 이후 '미친시간'(2003) ,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2006), '바람이 불어오는 곳'(2008), '더블랙'(2018), '컬러 오브 브라스'(2021) 등 10여 편의 작품을 연출 및 제작했고 2022년엔 '작은정원'으로 서울독립영화제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마리오 감독은 연출자뿐만 아니라 10여 년 전부터 지역 미디어 운동가로도 꾸준히 활동해오며, 현재 강릉시영상미디어센터장, 폐광지역 통합 영상미디어센터장 등을 맡아 지역의 영상 문화 발전에 헌신했다. 최근작 '작은정원'도 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강릉 명주동에서 '작은정원'이라는 모임을 하는 할머니들은 2019년 '우리동네 우체부'와 2020년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를 연출했는데, 그 산파 역할을 한 이마리오 감독이 그 기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가 바로 '작은정원'이다.

이성규 영화상의 선정위원단은 고 이성규 감독과 함께 했던 영화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진모영 감독은 이성규 감독의 '시바, 인생을 던져'의 프로듀서로 다큐를 시작했다.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시바, 인생을 던져'를 배급한 바 있다. 이창재 감독은 이성규 감독의 투병 기간을 기록한 '에필로그'(2015)를 연출했다. 이외에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과 김형석 춘천영화제 운영위원장 등 총 5인이 선정에 참여했다. 이성규 영화상 수상자에겐 1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이성규 영화상' 시상은 9월 7일 목요일 6시 30분에 열릴 개막식에서 이뤄진다. 개막 공연은 이성규 감독의 유작이었던 '시바, 인생을 던져'의 음악을 맡았던 영화음악가 조동희가 맡아, OST에 수록된 '나를 만나러'를 공연한다. 개막식이 끝나면 개막작으로, 이성규 감독의 '초심'이었던 다큐멘터리 '오래된 인력거'가 상영된다.

이 영화는 인도의 캘커타에서 인력거를 끄는 샬림이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 작품은,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울림 있는 작품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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