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K콘텐츠, 세계에 통한 이유?…박찬욱·넷플릭스 CEO 견해 들어보니

김지혜 기자 작성 2023.06.21 15:12 수정 2023.06.21 19:16 조회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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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박찬욱과 넷플릭스 CEO 테드 서랜도스가 K콘텐츠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를 분석했다.

21일 오후 열린 '넷플릭스&박찬욱 with 미래의 영화인' 간담회에 참석한 박찬욱과 테드 서랜도스는 한국 시리즈와 영화가 세계에 통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각자의 생각을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글쎄, 어느 나라만의 특징이 있는진 모르겠다. 기예르모 델 토로, 알폰소 쿠아론,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세 감독이 멕시코 출신이라 사람들이 한 카테고리(통칭 '쓰리 아미고:Three Amigos')로 엮지만 제가 보기엔 그들이 (영화 혹은 연출적으로)비슷하지는 않다. 그보단 개개인 필름 메이커의 개성이 더 진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국의 영화,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으니 거기서 어떤 공통점을 찾아볼 수는 있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박찬욱

그러면서 박찬욱 감독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민족성에서 원동력을 찾았다. 박 감독은 "우리의 경우 일제 강점기, 독재 정권, 급속한 산업화 등 고난의 시절과 빠른 변화를 압축적으로 겪었다. 웬만한 자극에는 끄떡도 안 하는 나라에 살다 보니 확실히 우리 영화와 드라마는 자극적이다. 감정의 진폭이 클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또한 여러 가지 감정을 복합적으로 담아내려는 것 같다. 웃기기도 해야 하고 슬프기도 해야 한다. 그래야 본다. 그러지 않으면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담아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그게 꼭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영화는 냉정하기도 하고, 온화하기도 해야할 때도 있는데...어쨌든 그런 한국 영화의 특징이 인류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테드 서랜도스는 "문화가 도전적이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으면 산업이 더 잘 되는 것 같다. 그래서 한국 콘텐츠가 잘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한국인의 자긍심은 남다른 것 같다. 그래서 콘텐츠가 더 발전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인 만큼 전공자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도 쏟아졌다. 한 영화학도는 "실험성과 대중성 사이의 이상적인 비율은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테드

박찬욱 감독 "그 비율을 몇 대 몇으로 말하긴 어렵다. 사실 나는 그것을 한 번도 고민해보진 않았다. 그저 제일 재밌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쫓아왔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실험적이라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대중적이라고 하기도 한다. 언제나 나는 내가 제일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을 것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단, 주변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고 강조했다. 박찬욱 감독은 "가끔 이런 것은 있다. '내가 인물의 감정을 좀 극단적으로 그렸는데 관객들이 이해를 할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것을 고민할 때는 혼자서 하지 않는다. 외골수적인 판단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주변에 계속해서 물어본다. 최근에는 정서경 작가가 그런 사람이다. 가족이든 누구든 닥치는 대로 물어본다. 대중성? 대중이 뭘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10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영화를 만든다고 해서 100만 명에게 다 물어볼 수는 없지 않는가. 최대한 주변 사람에게 많이 물어보고 내 생각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같은 질문에 테드 서랜도스는 "나는 이기적이 사람이라 둘 다 잡으려고 한다. '오징어 게임'을 보라. 이 작품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시리즈다. 뿐만 아니라 에미상,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등을 수상하며 비평적으로도 성공했다. 나는 이 두 가지 모두 조화롭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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