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돌고래 멸종 걱정하던 '아바타2' 감독, 日서 돌고래쇼 관람 '비난 폭주'

김지혜 기자 작성 2022.12.16 14:53 수정 2022.12.19 14:07 조회 2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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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의 주역들이 일본에서 돌고래쇼를 관람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의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과 존 랜도 프로듀서, 배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내한 행사를 가졌다.

'아바타:물의 길' 기자간담회는 수족관에서 진행됐고, 돌고래쇼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즐겁게 쇼를 관람했고, 박수를 쳤다.

이날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돌고래쇼에 대해 "정말 멋졌다. 나는 돌고래들을 사랑한다. 그들의 지능과 사회성, 인간과 교감 능력을 좋아한다. 여기 있는 모든 돌고래들에게 쇼에 출연하는 것에 동의를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나도 쇼에 참여할 수 있나. 돌고래에 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바타

이후 동물보호환경단체에서는 비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환경 보호를 강조한 영화를 찍은 주역들이 해양 환경 착취의 상징인 돌고래쇼를 즐겼다는 것에 대한 지적이었다.

국제해양환경단체 '돌핀 프로젝트'(Dolphin Project)의 창립자인 릭 오배리는 공개 서한을 통해 제임스 카메론과 '아바타2' 주역들을 비판했다. 그는 "당시 행사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봤다. 실수이길 바랐지만 캐머런 감독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박수치며 쇼를 즐기고 있었다"고 꼬집으며 "그동안 돌고래 쇼 산업이 야기하는 돌고래 포획문제를 지속적으로 알려왔다. 잘 교육받은 지성인들마저 이런 선택을 하다니 지난 52년 간의 활동에 회의가 든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캐머런 감독에게 직접 일본 다이지에 가자고 제안했다. 다이지현은 일본의 '돌고래 사냥터'로 악명 높은 곳이다. 오배리는 "캐머런 감독과 시고니 위버, 조 샐다나, 샘 워싱턴 모두에게 일본의 수족관 돌고래들이 어떻게 포획되는지 정확히 보여주고 싶다. 돌고래를 잔인하게 도살하는 사람들과 수족관의 조련사들이 함께 일한다는 걸 직접 보게 되면, 그들은 다시는 돌고래 쇼에 박수를 치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바타

동물보호환경단체 뿐만 아니라 네티즌들도 '아바타2' 주역들의 돌고래쇼 관람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아바타2'는 해양환경 파괴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은 영화이며, 카메론 감독은 국내 내한 당시에도 이같은 메시지를 힘주어 강조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그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바다를 좋아하고 해양이 우리 인류에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다"라며 "돌고래와 같은 동물이 무분별한 포획으로 사라지고 있다. 인류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바타2'의 일본 내한 행사를 영화사 측에서 직접 관장했을 확률은 크지 않다. 카메론 감독이 돌고래쇼 관람 후 "동물들 허락받았을 거라 믿는다"는 말을 통해 불편함을 표시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기획의 주체가 누가 됐든 간에 영화의 콘셉트, 메시지에 위배되는 행사를 영화 홍보의 일환으로 준비한 것 자체가 부주의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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