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목)

영화 스크린 현장

[27th BIFF] "저는 감독님 편입니다"…日 거장 안심시킨 정해인의 한 마디

김지혜 기자 작성 2022.10.07 12:17 조회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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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

[SBS연예뉴스 | 부산=김지혜 기자] "OTT는 처음이라..."

일본 장르 영화의 거장 미이케 다카시가 OTT 드라마에 도전하면서 주연 배우인 정해인의 말에 큰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7일 오전 부산 해운대 그랜드 조선에서 열린 디즈니+ 드라마 '커넥트' 기자회견에 참석한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OTT 작품이 영화제에 초청될 수 있을지 몰랐다. 스튜디오 드래곤과 디즈니+의 도움으로 가능했던 것 같다"며 제작사와 제공사에 감사를 표했다.

'커넥트'는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종, 커넥트 동수가 장기밀매 조직에게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마에게 이식됐다는 것을 알고 그를 쫓는 지독한 추격을 담아냈다. 정해인은 빼앗긴 눈을 되찾기 위해 연쇄살인마를 쫓는 동수를, 고경표는 커넥트의 눈을 이식받은 연쇄살인마 진섭을 연기했다.

커넥트

한평생 일본에서만 작업을 해온 미이케 다카시의 첫 한국 드라마다. '커넥트'는 한국어로 된 대본에 한국 배우, 한국 로케이션으로 완성됐다. 외국인으로서 모든 환경과 조건이 낯설었을 터. 여기에 촬영 당시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어려움도 겹쳤다.

미이케 감독은 "처음으로 하는 게 많았다. OTT 작업도 처음이고, 한국 배우들도 처음이었다. 거기에 더해 코로나19라는 환경적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운을 뗐다. 이어 "한국에 들어와서 빨리 작업을 해야 하는데, 화상으로 연결을 해서 진행할 수 있다는 자체가 놀라웠다. 직접 만나지 않아도 그걸 통해 이야기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이 자신에게 준 긍정적 영향을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다. 미이케는 특히 정해인을 꼽으며 "(코로나19 시국이라) 화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됐다.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작품이 가능할까'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 정해인이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감독님 편입니다. 감독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라는 말을 해서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미이케 다카시

'배우 정해인'에 대해서는 "작품에 대해 굉장히 헌신적이다. 보통 배우들은 자신의 연기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본인뿐만 아니라 스태프에게도 신경을 쓴다. 다 같이 만들어가는 분위기를 형성하더라. 그래서 이 배우가 현장에 들어오면 안심이 됐다. '이 작품을 다 같이 만들어가자'라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게 해 줘 큰 힘이 됐다"라고 태도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해인 역시 감독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정해인은 "작업을 하면서 언어의 장벽이 중요하지 않다고 느꼈다. 현장에 통역해주는 분이 있었지만 감독님과의 소통은 거의 눈빛과 바디랭귀지로 했다. 감독님이 이 신에서 어떤 것을 원하는지, 제가 어떤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지를 서로 원활하게 소통했다"라고 미이케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건 감독님이 에너지가 많고 위트가 넘시치는데 제가 그 농담들을 통역을 통해 전달받아서 즉각적으로 웃을 수 없었다"면서 "늘 감독님은 농담을 하고 제 반응을 기다리고 계셨다. 바로바로 못 웃어서 그게 좀 아쉬웠다"라고 위트 넘치는 답변도 남겼다.

정해인

미이케는 전체 작업 과정을 돌이켜보며 "결과적으로 일본보다 더 스트레스 없이 작업을 끝내지 않았나 싶다"면서 "우리에겐 공통된 대본이 있었지만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그 해석의 차이도 작품의 깊이를 더하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 운명적으로 만나서 작업을 했다. 그래서 기적이 낳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촬영 과정과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미이케 다카시는 1991년 '라스트 런'이라는 V시네마로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저예산 폭력영화 '신주쿠 흑사회'로 정식 데뷔했으며, '비지터큐'(2001), '이치 더 킬러'(2001), '데드 오어 얼라이브' 3부작, '착신아리'(2003), '이조'(2004), '제브라맨'(2004), '요괴대전쟁'(2005)등의 영화로 인기와 명성을 얻었다. 폭력과 섹스, 다종문화를 소재로 해 파격적이면서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일본 컬트 영화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미이케 다카시의 작품 세계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박찬욱 감독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의 합작 프로젝트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04년 박찬욱, 프루트 챈 감독과 함께 '쓰리몬스터'라는 옴니버스 영화에 참여한 바 있다. '커넥트'는 그의 단독 연출작이며, 첫 번째 OTT 시리즈물이기도 하다.

'커넥트'는 오는 12월 오직 디즈니+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bada@sbs.co.kr


<사진 =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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