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목)

영화 스크린 현장

[빅픽처] '닥터 스트레인지2'와 만난 '문명특급'의 9분 활용법

김지혜 기자 작성 2022.05.06 17:50 수정 2022.05.06 21:49 조회 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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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10분도 아닌 9분이라니, 이토록 박할 수가 있는가. 그러나 시간이 곧 돈인 엔터비즈니스에선 어쩔 수가 없다. 게다가 콧대 높은 마블이 아니던가.

SBS 스브스뉴스의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이 마블 신작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이하 '닥터 스트레인지2')의 두 주역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엘리자베스 올슨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문명특급'은 구독자 180만 명을 보유한 인기 채널. 특히 MZ세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디즈니 역시 이 점을 고려해 마블 영화 최초로 '문명특급'에 시간을 할애했다.

여건은 충분치 않았다. '문명특급'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9분이었다. 방송 콘텐츠를 만들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러나 마블은 국내 매체 80여 개를 대상으로 한 기자 간담회에도 고작 30분밖에 내어주지 않았다. 심지어 엘리자베스 올슨은 개인 사정으로 간담회에 불참했다. '문명특급'에게는 더 박한 시간이 주어졌지만 단독 인터뷰라는 확실한 장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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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 같은 시간을 활용할 묘수는 '문명특급'의 몫이었다. '문명특급'은 한정된 시간, 언어의 장벽을 넘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데 아이디어를 쥐어짰다. 5일 업로드된 25분 분량의 영상 중 15분은 사전 시사회에 참석한 재재의 모습과 '미국 바이브'로 유명한 토종 댄서 가비를 찾아가 'LA 애티튜드'를 배우는 시간으로 채웠다. 가비의 미국식 체스추어와 화법은 연신 웃음을 자아냈고, 재재의 찰떡같은 리액션도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했다.  

재재와 '닥터 스트레인지' 배우들의 인터뷰는 화상으로 진행됐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엘리자베스 올슨은 현지의 인터뷰 룸에서 재재는 SBS 목동 사옥에서 인터넷으로 연결됐다.

재재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의상과 완다 막시모프 크라운을 섞어 만든 코스튬 의상을 입고 두 사람을 맞았다. 특유의 역동적인 에너지는 초면인 두 배우에게도 큰 호감을 샀다. 특히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재재의 모습에 "케이팝타스틱하다"(That's K-poptastic.)고 반응했다.

이날 녹화는 통역을 대동했지만 대부분의 질문은 재재가 영어로 직접 했다. 제한된 시간에서 형식적인 질문은 사치고, 영화에 벗어난 질문을 하는 것은 예의가 없는 행동이다. 제작진은 질문 선택에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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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재는 첫번째 질문으로 멀티버스와 꿈을 연관시킨 질문을 던졌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엘리자베스 올슨은 자신들이 꾼 꿈 중 멀티버스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꿈에 대해 성실히 답변했다. 두번째 질문은 '문명특급'의 시그니처 코너인 상황별 문답 'Imagine What if?'였다. "낮잠을 자는 사이 조카가 닥터 스트레인지의 슬링링을, 완다의 크라운을 훔쳐갔다. 조카에게 돌려달라고 했지만 자기 거라면 울고 불고 떼쓰는 상황, 이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두 사람 모두 진지하게 상황을 가정하며 답변을 이어갔다.

인터뷰를 마친 재재는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위해 준비한 개인기를 꺼내들었다. 유튜브에서 큰 화제를 모은 '레터스 라이브' 속 강연을 따라한 연기였다. 2분 50초 남짓한 이 영상은 "네 안에는 뭐든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잡생각은 그만두고 하라!"라는 단순하고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컴버배치는 이 연설의 메시지를 세익스피어 연극을 소화하는 것처럼 다채로운 감정을 담아 표현했다.

재재는 컴버배치의 영어 발음과 표정, 손동작까지 고스란히 재현했다. 이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컴버배치는 "설마 다 외워서 한 것인가? 난 앞에 대본을 두고 읽은 거다"라고 놀라워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저 2 포스터

"한국 팬들을 위한 인사를 해달라"는 재재의 요청이 나온 찰나에 "시간 다 됐습니다"라는 미국 현지 스태프의 고지가 들렸다. 엘리자베스 올슨은 아쉬워하며 "잠깐만요!"라고 외쳤다. 이어 "한국 팬들이 이 영화를 꼭 영화관에서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른 분들이 깜짝 놀랄 수 있도록 감상 스포를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시간을 더 할애해 인사말을 마무리 했다.

어떻게 봐도 인터뷰라고 하기엔 충분치 않은 시간이었다. 영화 홍보와 월드 스타 출연이라는 양측의 이해관계도 충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같은 상황과 사정을 문명특급 애청자들은 누구보다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최선을 다한 제작진과 재재를 향한 응원과 격려의 댓글이 쏟아졌다. 이 영상은 업로드 하루 만에 조회수 93만 회, 댓글 2,600개를 돌파했다.

또한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는 개봉 이틀 만에 전국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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