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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연예] 편견과 싸운 홍석천...끝나지 않은 싸움

강경윤 기자 작성 2022.02.08 19:59 조회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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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김인혁

[SBS 연예뉴스 ㅣ강경윤 기자] 국내 연예계에서 거의 유일한 커밍아웃 방송인 홍석천의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일까.

홍석천이 가까웠던 지인이자 프로배구 선수 故김인혁을 애도하는 글을 쓴 뒤 한동안 온라인상에서 사이버 불링에 시달렸다.

"화장을 한다", "성형을 했다." 등 사생활과 관련한 말들로 비난을 받은 故김인혁을 추모하는 홍석천의 글에 대해서까지 일부 누리꾼들이 '아웃팅'(성소수자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에 대해 본인의 동의 없이 밝히는 행위)을 했다는 공격이 들끓은 것.

홍석천은 이에 대해서 "다르다는 말뜻이 동성애자라는 게 아니라 보통 생각하는 남자배구선수와는 조금 다른 자기표현방법 때문에 온갖 악플과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던 인혁이의 아픔을 얘기한 건데. 이제 나를 공격하네."라며 악플러들에 일침을 가했다.

그린북

앞서 홍석천은 故김인혁 선수가 맞닥뜨려야 했던 현실을 영화 '그린북'에 빗대 설명한 바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1960년대 미국, 아프리카계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가 인종차별이 극심한 미국 남부로 투어공연을 떠나는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에서 돈 셜리는 바에서 백인들에게 모욕을 당하거나, 숙소의 화장실 사용을 거부 당하는 등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잔인한 차별과 편견에 직면한다.

가까운 지인이 세상을 떠난 비극적인 현실에서, 홍석천은 고인의 성적 지향이 아닌 인간이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존엄성을 말하고자 했을 터.

하지만 국내 연예계의 거의 유일한 커밍아웃 방송인 홍석천의 말 한마디는 또 다시 고인의 성정체성에 대한 논란으로 확산되며 다시 한번 고인과 유가족에게 비수처럼 날아들었다.

2000년 커밍아웃으로 방송가에서 거의 퇴출 위기에 놓였다가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캐릭터로서 국내 연예계에서 살아 남은 홍석천을 놓고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거둬들였는지를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다.

홍석천은 2022년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너희 손끝에서 시작된 칼날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는지 난 분명히 기억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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