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한국 영화가 돌아온다…여름 시장 되살릴 '장르 풍년'

김지혜 기자 작성 2021.06.17 16:04 수정 2021.06.17 16:50 조회 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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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7~8월 여름 시장 개장을 앞두고 한국 영화계가 기지개를 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눈치를 봐왔던 한국 영화들이 성수기 시장을 앞두고 잇따라 개봉에 나선다.

장르도 다양하고 개성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다채로운 입맛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골라보는 재미가 가득한 여름 극장가가 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개봉한 토종 애니메이션 '클라이밍'과 오늘(17일) 개봉한 '여고괴담6:모교'가 여름 시장으로 가는 관문을 열었다. '클라이밍'은 세계 클라이밍 대회를 앞두고 극도의 스트레스와 악몽에 시달리던 '세현'이 또 다른 자신으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공포 애니메이션.

이 작품은 제45회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을 비롯해 제22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특별상 수상, 제6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 공식 초청까지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며 국내외 영화제로부터 일찌감치 호평받았다.

클라

지난해 개봉해 흥행과 비평면에서 모두 성공한 '기기괴괴 성형수'의 뒤를 이을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클라이밍'은 개봉 첫날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전체 박스오피스로는 10위지만 외화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박스오피스에서 선정하며 K-애니메이션의 저력을 보여줬다.

'여고괴담6:모교'는 장장 20년 간 이어져온 최장수 공포 시리즈인 '여고괴담'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다.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김서형)가 문제아 하영(김현수)을 만나 잃어버렸던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 장르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약점을 가진 작품이지만 토종 공포물의 명맥을 잇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오는 23일에는 조우진 주연의 스릴러 '발신제한'이 극장가에 출격한다. '발신제한'은 은행센터장이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라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더 테러 라이브', '끝까지 간다' 등의 영화에서 감각적인 편집으로 장르의 재미를 한 단계 끌어올린 바 있는 '편집 장인' 김창주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발신

리얼 타임처럼 여겨지는 긴박한 속도감과 팽팽한 긴장감이 영화의 장점이다. 여기에 분노, 두려움, 비애, 참회 등 극한의 감정을 다채로운 감정 연기로 소화해낸 조우진의 열연과 이재인이 섬세한 연기가 돋보인다.

30일에는 고두심, 지현우 주연의 멜로 '빛나는 순간'도 개봉한다. '빛나는 순간'은 제주 해녀 진옥(고두심)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지현우)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올여름 시장의 유일한 멜로 영화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국민 배우' 고두심과 '국민 남친' 지현우가 나이를 뛰어넘은 교감과 사랑 연기를 펼친다는 점에서 설정의 파격성이 돋보인다. 그러나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만 함몰되지 않고 해녀 진옥의 삶을 어루만지는 따스한 손길로 관객의 공감 지수를 끌어올린다.

7월과 8월에는 본격적으로 텐트폴 시장이 개장한다. 류승완 감독의 200억 대작 '모가디슈'와 '믿보황' 황정민의 '인질', 140억 재난 영화 '싱크홀'의 한국 영화 3파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된 사람들이 탈출하는 내용을 그리며, 내전·기아·테러로 얼룩진 소말리아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인 필사적인 사투를 그린 영화. '군함도'로 주춤했던 류승완 감독이 심기일전해 준비한 작품으로 김윤석, 조인성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이 작품은 한국 영화 최초로 모로코 올 로케이션으로 완성됐다. 아프리카의 이국적 풍광 아래 펼쳐지는 류승완표 스펙터클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모가

지난해 여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흥행킹' 자리에 오른 황정민이 1년 만에 '인질'로 다시 한번 관객 사냥에 나선다. '인질'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갑자기 납치된 배우 황정민이 서울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생생한 추격전을 벌이는 내용을 담았다. 황정민이 황정민을 연기하는 흥미로운 설정이다.

스토리 라인은 특별할 것이 없다고 볼 수 있지만 뻔한 이야기도 황정민의 연기와 만나면 색깔을 입힌 장르로 재탄생하는 만큼 올여름 복병으로 주목할 만하다.

여름 시장에는 빠지지 않은 재난물도 등판한다. '타워', '7광구' 등을 만든 김지훈 감독이 '싱크홀'로 명예회복에 나선다. '싱크홀'은 11년 만에 가까스로 마련한 '내 집'이 1분 만에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코미디.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가 주연을 맡았다. 재난물에 코미디를 버무린 흥행 안전 공식을 추구한다.

이 중 '모가디슈'와 '싱크홀'은 극장업계와 유료방송업계가 대작 개봉을 독려하기 위해 제작비 50%를 보장해주는 파격 지원을 받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두 영화가 무조건 흥행에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예산이 큰 영화인 만큼 외부적 악재로 인해 떠안게 될 리스크를 줄이는 안전망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외의 영화들은 코로나19 악재 속에서 흥행 불확실함을 안고 개봉에 나서게 됐다. 대형 악재에 맞서 '영화의 힘'만으로 여름 시장을 돌파해야 하는 만큼 보다 많은 관객의 응원과 성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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