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수)

영화 스크린 현장

"1인치의 장벽을 넘어"…'미나리' 윤여정, 오스카 새 역사 쓴다

김지혜 기자 작성 2021.04.26 09:07 수정 2021.04.26 09:27 조회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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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26일(한국시간) 오전 9시에 열리는 가운데 한국 배우 윤여정이 102년 한국 영화 역사에 첫 금자탑을 세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 연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것은 처음이다.

수상에 성공한다면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쓰는 일이며, 미국 아카데미 역사에서도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93년 역사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안 여배우가 연기상을 받은 것은 1957년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여우조연상)가 유일했다. 윤여정이 수상한다면 역대 두 번째가 된다.

그러나 우메키 미요시의 경우 몇몇 대사를 빼곤 영어를 사용한 연기를 했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원더풀', '프리티 보이', '스트롱 보이' 등의 몇몇 영어 단어를 쓴 것을 제외하고 90% 이상 한국어를 사용해 연기했다.

미나리

과거 '인생은 아름다워'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베니니, '라비앙 로즈'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랑스의 마리옹 꼬띠아르,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스페인의 페넬로페 크루즈 등 유럽권 언어를 사용한 외국 배우들이 오스카 트로피를 받은 바 있지만 비유럽권 언어를 사용한 배우가 연기상을 수상한 전례는 없었다.

이날 윤여정의 이름이 호명된다면 비유럽권 언어를 사용해 연기상을 수상한 첫 번째 배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자막의 장벽, 1인치의 이 장벽을 뛰어넘는다면 여러분은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라는 수상 소감으로 미국 영화계에 강렬한 각성을 안긴 바 있다.

윤여정

1년 만에 윤여정은 한국어 연기, 영어 자막의 핸디캡을 딛고 영화 산업의 중심인 할리우드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에 도전하게 됐다. AFP 통신, 미국 버라이어티 등은 윤여정을 강력한 수상 후보로 점쳤으며 예측 전문 사이트 골든더비 역시 윤여정의 수상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전망했다.

윤여정은 25일 오후 3시(현지시간) 시상식 레드카펫이 열린 로스앤젤레스의 기차역 유니언 스테이션에 모습을 드러냈다. 단아한 블랙 드레스를 입어 우아함을 뽐냈으며 74세의 연륜을 그대로 드러내는 백발머리로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레드카펫에는 윤여정과 한예리, 스티븐 연, 앨런 김, 정이삭 감독까지 '미나리'팀이 모두 함께 올랐다.

'미나리'는 올해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수상을 노린다.

ebada@sbs.co.kr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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