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수)

영화 스크린 현장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화제 된 윤여정 수상 소감, 그 의미는?

김지혜 기자 작성 2021.04.12 10:05 수정 2021.04.13 09:37 조회 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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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가운데 수상 소감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윤여정은 11일(현지시간) 열린 제73회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미국은 물론 영국 언론도 윤여정의 수상을 예상했기에 놀라운 결과는 아니었다. 더 화제가 된 건 윤여정의 재치 넘치는 수상 소감이었다.

"나는 한국배우 윤여정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윤여정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에 올라 매우 영광이다. 아니, 이제 후보가 아니고 수상자다"라고 말했다.

이어 10일 별세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딘버러 공작)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영국 시상식임을 잊지 않고 영국 여왕과 전 국민의 슬픔을 위로했다.

윤여정은 "특별히 감사하다. '고상한 체한다'(snobbish)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고 영광이다.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해 큰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이 말은 영화 '뜨거운 녀석들', '베이비 드라이버'로 유명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윤여정이 그 소감으로 전체 시상식 시즌에서 우승했다"고 언급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영국인 감독이다.

자칫 영국인을 희화화한다고 여길 수도 있는 발언이지만 이날 시상식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윤여정의 유머와 위트를 이해하고 즐기는 분위기였다.

미국 버라이어티도 윤여정의 수상 소식을 보도하면서 "이날 밤 가장 큰 웃음을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윤여정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snobbish'라는 표현을 한 것과 관련해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10년 전에 배우로서 케임브리지대에서 펠로십을 했다. (영국인이) 고상한 체한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안 좋은 식은 아니다. 당신(영국)은 긴 역사가 있고, 자부심이 있다. 아시안 여성으로서 나는 이 사람들이 고상한 체한다고 느꼈고, 그게 내 솔직한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윤여정은 지난 1년 간 미국에서 열린 영화 시상식에서 서른 개가 넘는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성공적인 아카데미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오스카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미국배우조합상(SAG)과 영국 아카데미까지 수상하면서 미국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대망의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5일 열린다. 윤여정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스카 수상 관련 질문을 받자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것도 모르니 묻지 말라"고 말을 아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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