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목)

영화 스크린 현장

김기덕 의혹, 특정 여배우 실명 거론…2차 피해 '위험'

김지혜 기자 작성 2018.03.07 10:11 수정 2018.03.07 10:30 조회 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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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김기덕 감독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특정 여배우의 실명이 거론돼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6일 오후 MBC 'PD수첩'이 김기덕 감독의 성폭행 의혹을 다룬다는 방송 고지가 나간 이후 김기덕 감독 초기작들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이는 제작진의 인터뷰에 응한 여배우들이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과 함께 영화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조재현은 김기덕 감독의 데뷔작 '악어'(1996)부터 '야생동물 보호구역'(1997), '섬'(2000), '수취인 불명'(2001), '나쁜 남자'(2001)까지 초기작 5편에 내리 출연한 바 있다.

이후 사이가 틀어진 두 사람은 약 10년간 작품을 함께하지 않았다. 2013년 무려 11년 만에 '뫼비우스'로 재회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방송 전후로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와 '뫼비우스'가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나쁜 남자'에 출연했던 모 여배우의 실명이 등장해 이번 사건의 피해자이자 제보자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 몇몇 매체는 마치 그 여배우가 이번 인터뷰에 응한 제보자인 것 마냥 '낚시성' 제목을 달기도 했다.

그러나 확인된 바 없다. 제작진은 영화와 배우에 관한 정보를 오픈하지 않았다. 이는 제보자가 용기 있는 고백을 하면서도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렸기 때문이다.

A양 B양 A군 B군 A씨 B씨 몽타주 실루엣 물음표

제작진은 인터뷰에 응한 A와 B를 모자이크 처리했고, C의 경우 대역 재연으로 인터뷰를 송출했다. 방송에 대한 부담과 폭로로 인한 불이익 등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역 재연으로 혹시 모를 신분 노출을 최소화한 C씨는 가장 광범위한 폭로를 했다.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에게 연이어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뫼비우스' 역시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제보자 중 한 사람인 A씨는 '뫼비우스'와 관련이 있다. 이 사실은 법적 다툼 과정에서 이미 밝혀졌다. 그러나 이 여배우 역시 촬영 초반 하차했기에 현재 완성된 영화에 나오는 여배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지난해 이 여배우는 '뫼비우스' 촬영 당시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에 나섰다. 촬영 초반 뺨을 맞고 대본에도 없는 성적 장면을 요구받았다고 토로했다. 법원은 김기덕 감독에게 벌금형을 내렸다.

이번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이 여배우는 종전에 알려진 폭행 건과 다른 성폭력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자신의 하차 이유에는 폭행도 있었지만 성관계 요구로 인한 부담도 적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여배우도 지난해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에 나선 바 있다. 당시에도 신분 노출을 꺼려 병풍을 치고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폭로에 나선 여배우들은 하나같이 '2차 피해'를 염려하고 있다. 그런데 단지 주목도와 조회 수를 높일 목적으로 확인되지도 않은 사람을 특정하고, 사진까지 노출하는 것은 언론이 제2, 3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과 같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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