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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투쟁까지 강행했던 2011년 ‘김흥국 하차 사건’은 무엇?

강경윤 기자 작성 2017.12.04 17:17 수정 2017.12.04 17:43 조회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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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국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가수 김흥국이 2011년 출연 중이던 MBC 라디오 '두시 만세'에서 하차당한 이유가 대대적인 MBC 내 좌편향 연예인 퇴진 운동인 이른바 MBC의 블랙리스트의 여파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시 김흥국 라디오 하차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3일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새롭게 발견된 국정원과 MBC 내부에서 주고받은 문건에서 가수 김흥국이 2011년 6월 12일 MBC 라디오 '두시만세'에서 일방적으로 하차당했던 이유가 일명 좌편향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 퇴출의 물타기로 김흥국의 사퇴를 이용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2011년 6월, 김흥국은 절친하게 지내온 당시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과 함께 재보궐 선거 격전지였던 분당을 선거구 내 모 중학교에서 경기 중이던 조기축구회 회원들을 찾았다가 선거운동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MBC 노조는 김흥국의 행동이 명백한 선거운동이라며 방송 하차를 요구했다.

김흥국은 이후 '두시만세'에서 하차했으며, MBC 측에서는 대외적으로 “일신상의 이유로 김흥국이 하차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김흥국은 당시 여의도 MBC 앞에서 삭발을 한 채 1인 시위를 하며 부당하게 진행해오던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 만세'에서 하차당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라디오 하차 1년 뒤인 2012년 6월 김흥국은 당시 라디오 하차 사건을 떠올리며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기러기 생활이 9년 차인 나는 열심히 방송을 한 죄밖에 없는데, 내가 무슨 시사프로 진행자도 아니고 갑자기 하차 통보를 받아 당시엔 정말 화가 많이 났다.”면서 “MBC 측에서 홍보국장이 오더니 '지금은 조금 시끄럽다. 우선 고비를 넘겨야 할 것 같으니 일신상의 이유로 그만두는 것으로 했으면 좋겠다', '이번 주 일요일까지만 하는 것으로 하자'라고 하더니 그렇게 보도자료를 뿌렸다.”고 폭로한 바 있다.

최근 MBC 내부에서 일부 좌편향 연예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퇴출 시나리오가 있었다는 국정원 내부 자료가 실체를 드러낸 가운데, 보수적인 정치색을 가진 김흥국이 라디오에서 퇴출된 이유도 MBC 블랙리스트 여파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3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2011년 6월 15일 국정원 작성 'MBC 대상 종북성향 MC·연예인 퇴출조치 협조 결과' 문건을 보면, 국정원 2국은 김흥국이 하차하고 이틀 뒤인 6월 14일 김재철 당시 MBC 사장(64)의 측근이던 보도부문 간부 A씨에게 김 씨 퇴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그러자 이 문건에서 A씨는 “종북성향 진행자·연예인 척결에 착수했다. 노조가 김미화 축출 시 형평성 원칙을 제기하며 김흥국을 대표적 사례로 거론했다. 김흥국을 빼지 않으면 추후 퇴출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봤다.”면서 “보수 연예인은 김흥국 1명이지만, 축출 대상 종북 방송인은 여러 명이다. 결국 김흥국의 희생은 여권에 '1 대 4~5'의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적었고 국정원이 이를 문건에 적어 보고했다.

국정원과 MBC 경영진이 MBC 블랙리스트 문건을 통해 김여진, 김제동, 윤도현 등 이른바 좌편향 인사들을 퇴출시키는 과정에서 김흥국을 일종의 '물타기'로 사용됐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셈이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서 김흥국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6년 전 일과 관련한) 일방적인 기사”라면서 이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답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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