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일)

영화 스크린 현장

[38th 청룡상] "지상에서 하늘의 별로"…떠난 영화인을 추모하는 법

김지혜 기자 작성 2017.11.26 09:07 수정 2017.11.27 09:57 조회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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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어둠이 내려앉은 무대에 한줄기 조명이 떨어졌다. 차태현이 등장했다. 평소와 달리 표정이 어두웠고, 목소리는 차분했다.

"2017년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낸 가슴 아픈 한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선배님, 그리고 사랑하는 동료를 떠나보냈습니다. 미처 작별 인사도 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가슴이 좀 먹먹한데요. 정말 행복했던 추억들,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그 누구보다 훌륭했던 영화인이셨던 것을 기억하겠습니다. 하늘에선 아프지 마시고 평안하시길 빌겠습니다. 정말 많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랑해요, 형"이라고 덧붙였다. '구탱이형' 김주혁을 향하는 말이었다.

차태현의 추모사가 끝나자 스크린에는 김지영, 윤소정, 김영애, 김주혁의 생전 대표작들이 하이라이트로 상영됐다. 그의 말대로 아직도 생생한 얼굴과 음성이었다.

청룡영화상이 준비한 영상에는 김영애가 영화에서 부른 '낭만에 대하여', 김주혁이 부른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라는 노래가 포함돼 있었다. 마치 오늘을 위해 부른 것처럼 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했다. 이어 그들이 살아생전 남긴 수상 소감과 인터뷰에서 한 말이 목소리와 자막으로 등장했다. 

특히 김영애가 영화 '변호인'으로 청룡영화상 여주조연상을 받았을 당시 남겼던 "확실한 사실은 관객은 좋은 영화를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도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일조하겠습니다"라는 수상 소감은 객석에 자리한 영화인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준비된 화면의 상영이 다 끝나고 카메라는 객석에 앉은 나문희에게 맞춰졌다. 연기 경력 57년차이자, 올해 77살의 노배우의 눈가엔 눈물이 가득 고여있었다. 먼저 보낸 동료에 대한 애틋한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MC 김혜수도 "우리에게 소중한 분들을 떠나보내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네 분의 평안을 기원하겠습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 순간만큼은 영화인 그리고 시청자들도 한마음 한뜻이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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