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월)

영화 스크린 현장

주진우X김어준 '저수지 게임', 실패의 추적기…의미와 아쉬움(종합)

김지혜 기자 작성 2017.09.01 17:31 조회 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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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게임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 총수가 MB 비자금 추적기를 영화로 만들어 관객에게 선보인다.    

1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저수지 게임'(감독 최진성)의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저수지 게임'은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말 못 하는 그분의 '검은 돈'을 추적해온 필사의 5년을 담은 추적 스릴러. 부정 개표 의혹을 다룬 '더 플랜'에 이어 김어준이 기획, 제작한 두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다. 제목인 '저수지'는 '돈의 무덤'을 빗댄 말로 김어준과 주진우가 팟캐스트를 진행하던 시절부터 써온 표현이다.

제작자로 나선 김어준은 "'저수지 게임'은 민간인의 취재로만 진실을 밝히기 어려운 이야기를 그렸다. 공적인 수사기관이 바통을 이어받아 성공담으로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영화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시사IN'의 주진우 기자는 뉴욕, 토론토, 케이만 군도 등 해외를 넘나들며 MB의 검은 돈과 관련된 연결고리를 추적해왔다. 위험을 감수한 '딥쓰로트'의 제보로 의혹의 꼬리를 밟는다. 2011년 캐나다 노스욕 부동산 사기 사건에 농협이 연루돼있고, 이것이 그분과 관련이 있다는 결정적 의심을 하게 된다.

저수지게임

영화는 5개의 챕터로 나눠 주 기자의 추적기를 생생하게 그린다. 영화를 연출한 최진성 감독은 "2013년 감자탕 집에서 김어준 총수, 주진우 기자, 류승완 감독과 식사를 하다가 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2016년 촬영에 들어갔다"고 밝히며 "힘든 여정이었지만 완성해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제작 기간 3년, 촬영 기간 1년을 들여 완성한 영화는 정권 교체를 계기로 보다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됐다. 김어준 총수는 "정권이 바뀌지 않았어도 영화는 만들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극장 개봉은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웃어보였다.  

정권 교체와 함께 전 정권에 관한 의혹이 꼬리를 무는 만큼 MB와 관련된 이슈도 전국민적인 관심사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취재한 기자의 시각과 발길을 따라 의혹의 실체를 접근해나간다.

특히 '딥쓰로트'라 명명한 내부자들의 증언은 의혹에 무게를 더한다. 영화는 가명과 음성 변조로 취재원들을 보호했다. 

김어준

김어준은 "제보자들의 실명을 넣느냐 안넣느냐를 두고 오래 고민했지만, 최종적으로 넣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무수한 녹취와 확보한 자료가 있어 (혹시 모를 소송으로부터)방어할 수 있지만 제보자들은 스스로를 방어하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내부자들의 결정적 증언과 서면으로 확보한 증거 역시 많지만 영화에 모두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직 의혹에 머물러 있는 사안인지라 혹시 닥칠지 모르는 법적 분쟁에 대한 고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저수지 게임'은 흥미진진한 물음표와 다이내믹한 취재기를 통해 영화적 재미는 어느 정도 확보했다. 그러나 영화의 주역이 밝히듯 이 취재는 명백한 실패기다. 합리적 의심과 의혹을 결정적 물증으로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보도된 것 이상에서 더 나가지 못한 아쉬움과 답답함은 남아있다. 김어준과 주진우가 희망하는대로 수사기관의 직접적인 움직임이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작품에 대한 평가 그리고 재미에 대한 판단은 관객 몫으로 돌아갔다. 영화는 9월 7일 개봉한다.

ebada@sbs.co.kr

<사진 =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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