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화)

영화 스크린 현장

"공기 반, 소리 반"…공유가 말한 김지운의 '스몰 액팅'

김지혜 기자 작성 2016.09.12 11:20 조회 213
기사 인쇄하기
공유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공유가 달라졌다. 영화 '밀정'에서 한층 깊어진 연기로 단한계 성숙한 배우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영화의 연출을 맡은 김지운 감독의 '스몰 액팅'의 힘이다.

최근 SBS 연예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공유는 김지운 감독이 추구하는 '스몰 액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공유는 "이를테면 가수 박진영 씨의 '공기 반, 소리 반' 같은 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디렉팅을 받아 본 것은 처음이다"라고 운을 뗐다.

공유는 "처음엔 '굳이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무슨 차이가 있지?' 싶었다. 배우를 너무 가둬두거나 틀을 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작은 차이가 엄청난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김지운 감독의 디렉팅을 더욱 신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공기 반, 소리 반' 디렉팅은 이렇다. 공유는 "대사를 다 끝내고 내쉬는 숨의 길이까지 조절한다. 그게 들숨인지 날숨인지까지도 체크한다. 목소리의 톤은 물론 어미의 여운까지도 미세한 차이를 두면서 인물의 감정 상태를 대사에 담아내는 것이다. 모니터를 했을때 한 음절의 차이지만 그 뉘앙스가 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러다 보니 연기도 아주 잘게 쪼개서 하게 되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예상하면서 연기를 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밀정

실제로 '밀정' 속 공유의 연기를 보다보면 종전의 작품과 다른 톤과 발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단은 일관된 저음을 유지한다. 감정의 폭을 크게 두는 것 같지 않지만 호흡을 길거나 짧게 조절하면서 대사의 여운을 주는 식이다. 상대역인 송강호가 극을 리드를 한다면 공유는 적합한 리액션을 하면서 균형을 맞췄다.

김지운 감독은 '스몰 액팅'을 추구하게 된 이유에 대해 "누군가를 염탐하고, 교란해야 하는 '밀정'의 인물들의 특성상 적합한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대사를 치거나 호흡을 내뱉을 때도 작지만 미세한 차이를 통해 인물의 심리나 감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것은 내가 선호하는 연기 스타일이기도 하고, '밀정'에는 더없이 맞는 연기 스타일이라고 생각해 배우들에게도 주문했다"고 전했다.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담은 작품. 개봉 5일 만에 전국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 중이다.

ebada@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