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토)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필살기쇼' 전현무 "다작의 원천은 망각…순간 몰입 후 방전"

김지혜 기자 작성 2015.04.04 12:17 조회 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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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월화수목...금금금"

방송인 전현무의 일주일은 7일이 아니다. 세 번의 금요일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바쁜 일주일을 보내고 있다. 7일을 잘게 쪼개 생활하는 그는 현재 9개의 예능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다.

전현무는 천생 이야기꾼이다. 방송을 통해 쌓인 스트레스는 방송으로 푸는 타고난 방송인이다. 그 많은 방송을 소화하면서도 매 프로그램, 매회 새로운 에너지를 장착하고 임한다.

4월 4일 오후 10시 첫방송 하는 SBS 플러스 '김구라 전현무의 필살기쇼'(기획·연출 허윤무, 이하 '필살기쇼')에서는 전국 1%의 필살기를 자랑하는 사람들의 재능을 검증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김구라와 2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최고 예능인과 최고 MC의 조합만으로도 기대 요소는 충만하다.

최근 3회분 녹화를 끝낸 전현무를 만나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기분 좋은 기대감과 프리랜서 방송인 3년 차의 바쁜 일과를 들어봤다.

필살기쇼

◆ "김구라, 뭘 좀 아는 형…원체 팬이다"

전현무는 김구라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녹화현장의 최고의 '현웃'(현실에서 웃음이 나온다는 말) 유발자로 꼽기도 했다. 두 사람은 '택시' 이후 약 2년 만에 재회했다. 호흡은 여전히 찰떡같았다. 전현무는 김구라의 턱이 향하는 각도만 봐도 무슨 이야기를 할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배이자 동료이기 전에 오랜 팬이다. 너무 재밌지 않은가. 같이 방송하는 사람 중에 '톱3'에 들 정도로 좋아한다. 김구라 형은 옆에 정리가 잘 되는 MC가 있을 때 빛을 발하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나와 호흡이 잘 맞다. 농담을 치거나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 할 때에도 눈빛, 턱의 방향만 봐도 무슨 이야기를 할지 대충 감이 온다"     

뭘 좀 아는 방송장이의 만남은 제작진을, 또 시청자를 즐겁게 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녹화현장을 지켜보니 두 사람의 조합에서 일말의 긴장감이나 불안함을 느낄 수 없었다.

전현무는 일반인이 출연하는 예능에서 유독 빛을 발해왔다. 이날 방송에서도 팔도의 필살기를 가진 일반인 출연자가 다섯 명이나 출연했다. 전현무만의 일반인 다루기는 이날도 어김없이 빛을 발했다.

"방송이 낯선 일반인 출연자들은 긴장해서 말을 잘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입을 열게 하고 끼를 끌어내려면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나만의 방식은 막(?)대하는 거다. 처음부터 끝까지 배려만 하다 보면 오히려 입이 언다. 여기 뭐하러 나왔냐고 도발하거나, 공격한다. 그런 윽박이 오히려 출연자들을 무장해제 시키기 때문이다"

1~3회 '필살기쇼' 녹화를 마친 전현무는 "'필살기쇼'라고 해서 예전 기인열전류의 프로그램을 생각한다면 의아해하실 수도 있는데 우리가 지향하는 건 생활밀착형 필살기"라며 "돈 많이 들이고 노력이 많이 들여서 만들  수 있는 필살기는 무의미하다. 어떻게 보면 허접해 보이지만 유익할 필살기를 많이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정보를 많이 주는 실속형 예능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프로그램에 대한 성공 예감을 전했다.

전현무

◆ 주 7일, 9개의 프로그램 "중간고사 벼락치기 하듯…"

전현무는 현재 SBS 'K팝스타 4', jtbc '히든싱어3', '비정상회담', '나홀로연애중', MBC 91.9 '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 MBC '나혼자산다', tvN '수요미식회', '뇌섹시대 문제적남자', SBS 플러스 '김구라 전현무의 필살기쇼'까지 총 9개의 프로그램에 MC로 나섰다.

과연 이 남자의 일상에 '자유시간'이라는 게 있을까 싶을 정도의 일에 중독된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의 에너지의 원천에 대해 '망각'을 꼽았다. 그날 에너지를 방송에 오롯이 쏟은 다음, 카메라 불이 꺼지는 몽땅 잊어버리는 식이다.

"순간 몰입을 잘하는 편이다. 그러나 카메라가 꺼지면 방전돼 어제 했던 것도 까먹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너 치매 아니냐'다. 그러나 순간 망각을 되풀이 하는 게 다작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확 몰입했다가 금방 빠져나오는 거다. 중간고사를 위해 벼락치기를 하듯 공부한걸 제 때 써먹고 그다음엔 다시 다음 범위부터 시작하는 식이다. 깊이보다는 얕고 넓게 가는 게 내 스타일에 맞는 것 같다"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전현무가 잘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가 1순위라고 했다. 전현무는 '전에 없는 파격'보다는 '익숙한 새로움'이 있는 예능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전현무

◆ 방송계 최고의 연비왕 "나의 필살기는…"

전현무가 9개의 프로그램을 하면서도 시청자에게 지겨움을 주지 않는 건 남다른 순발력과 진행 센스 덕분이기도 하다. 그는 대본에 의존한 방송을 추구하지 않는다. 프로그램의 포맷을 제 것으로 완전히 흡수하고 대본의 흐름을 파악하되 상황에 맞게 애드립으로 현장 분위기를 띄운다.

"대본은 잘 안보는 편이다. 프리랜서 초기엔 작가가 열심히 써준 대본대로 방송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게 그들이 원하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됐다. 작가나 피디들이 원하는 건 '대본의 흐름을 알되 자유롭게 노는 것'이다. 3년간 여러 방송을 하면서 훈련이 되다 보니 방송에서 노는 법을 이제야 좀 터득하게 된 것 같다"

대신 전현무는 모니터링은 철저하게 하는 편이다. 순발력과 애드립을 많이 발휘하는 방송인이기에 녹화 현장에서 어떤 것들이 살아남고, 어떤 것들이 편집된 지를 재방송으로 꼼꼼하게 체크하며 자신의 역량을 점검한다.

"프리랜서 초기엔 선배들의 방송을 모니터하는데 시간을 쏟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배우는 게 있어서 좋긴 한데 나도 모르게 따라하게 되더라. 내 색깔을 잃을 수 있겠다 싶었다. 재방송 모니터를 하면서 피디나 작가들은 나의 어떤 점을 좋아했는지를 체크하고, 시청자들에게 어떤 점이 어필되는지도 본다. 그렇게 나만의 스타일을 정립해나가고 있다"

전현무

2012년 9월, 넘치는 예능감을 억누르지 못했던 끼 많은 아나운서는 공중파 방송국을 박차고 나와 FA가 됐다. 그로부터 약 3년. 전현무는 개그맨 출신 MC들이 주름잡고 있는 예능계에 주류 MC로 완전히 편입했다. 3년 만에 성공시대를 활짝 연 전현무는 자신의 필살기로 '편안함'을 꼽았다.

그는 "연예인이다 하는 경외감이 나에겐 없다. 옆집 아저씨 같은 편안함이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없이 다가가는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면서 "방송 할때 만큼은 내가 하나의 상품이나 브랜드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편안하게 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스스로 출연료 대비 실속이 높은 '연비왕'이라 지칭했다. 방송계 최고의 연비왕인 그의 활약은 앞으로도 전방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현무의 트레이드 마크인 댄스곡 '루시퍼'의 가사처럼 시청자들은 "거부할 수 없는 너의(전.현.무) 매력에" 이미 빠졌기에.

ebada@sbs.co.kr

<사진 =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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