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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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석천 “5년 뒤 지방선거 출마한다…왜냐고요?”

강경윤 기자 작성 2013.12.31 12:31 조회 3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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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SBS SBS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방송인 홍석천은 쾌활하고 소탈한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매우 섬세하고 꼼꼼하다. 주위에서 완벽주의자라는 말을 자주 듣는 이유 역시 잠과 휴식을 줄일지언정 방송, 집안일, 음식 사업, 공연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는 면모 때문이다.

최근 홍석천은 바쁜 일상에 뮤지컬을 하나 더 추가했다. 남자수녀들의 소동극을 그린 뮤지컬 '넌센스 에이멘(A-men)'에서 막내수녀 리오 역을 맡은 것. 방송과 사업만으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2013년 연말. '넌센스' 공연 직후 대기실에서 조우한 홍석천이 온몸에 흥건한 땀을 닦으면서도 “공연은 마약 같은 즐거움이 있다.”며 연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사실 주위에서는 미쳤다고 하죠. 이렇게 바쁜 스케줄에서 뮤지컬을 왜 하냐고 묻기도 해요. 근데 뮤지컬은 정말 마약같은 즐거움이 있어요. 절대 끊을 수 없는, 계속 생각나는 뭔가가 있어요. 관객들의 표정을 보고 나이 어린 배우들과 한 무대에 서면 굉장히 행복한 에너지가 나와요.”

“많은 대작들 사이에서 '넌센스'를 선택한 이유가 뭔가.”라는 질문에 홍석천은 “내 연령대에 캐스팅에 많은 제약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넌센스' 대표님은 직접 저를 찾아오셔서 캐스팅 제안을 해줬다. 그 용기가 멋져 보여서 출연료 생각하지 않고 결정했다.”고 답했다.

이날 홍석천을 만난 건 지난 3월 SBS '힐링캠프'방송 직후 10개월 만이었다. 당시 홍석천은“많은 사람들이 이제야 진심을 조금씩 알아주는 것 같다.”며 복받치는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홍석천은 방송에서 승승장구했고 JTBC '마녀사냥' 출연을 계기로 '톱게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홍석천


'톱게이'라는 별명 때문에 이름 석자를 잃었다는 홍석천은 “예전에는 '게이'라는 단어 자체를 편하게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길에서 아주머니가 다가오셔서 '톱게이 아니냐'고 물으시는 등 시선이 많이 바뀌었다.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홍석천은 앞선 인터뷰에서 '선거출마'에 대한 계획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출마에 대한 계획은 얼마나 구체적인가.”라는 질문에 홍석천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 그는 “내가 구상하는 그림으로는 내년은 조금 어렵고 5년 뒤 열리는 차기 지방선거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오래 살다 보니까 가끔 '내가 하면 더 잘하겠다'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농담 반 진담 반이었지만 지금은 조금씩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죠. 용산구는 서울의 중심인 만큼 작은 변화만으로도 대한민국에 더 커다란 변화를 이끌 수 있지 않을까요.”

홍석천은 늘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보편타당한 소원이 그에게는 때론 고통으로 다가왔던 순간도 적지 않았다. 홍석천은 “나의 출마만으로도, 차별당하거나 소외당하는 사람들이 힘을 얻을 거라고 생각한다. 돈만 쓰는 선거, 얼굴도 모르는 구청장이 되고 싶진 않다. 떨어지더라도 재밌게 도전하고 싶은 게 내 소망”이라고 대답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최근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동성결혼'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동성결혼은 최근 동성커플 영화감독 김조광수와 제작자 김승환 씨가 혼인신고에 관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는 사안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 홍석천은 “한양대 연극영화과 선배이고 믿고 따르는 김조광수 형의 용기를 개인적으로 많이 응원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결혼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 너무 먼 얘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솔직히 고백했다.

방송과 사업, 공연과 정치계획까지. 커밍아웃 13년 차 '대한민국 연예계 커밍아웃 1호' 홍석천은 누구보다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었다. '눈물과 슬픔은 인생에서 사치'라고 여길 만큼 혼자만의 고통을 감내하고 차가운 주위 시선을 이겨낸 홍석천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용기를 복돋아 준다. 방송계 유일무이한 캐릭터가 된 홍석천의 미래가 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다.

홍석천은 2013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이 시점에서 올해 가장 후회되는 걸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인터뷰에서 '사랑'을 최고의 목표를 꼽았던 그 다운 대답이었다. “사랑을 찾기 위해서 커밍아웃을 했는데 당연히 2014년 목표도 사랑하는 이를 만나는 것 아니겠나.”고 당당히 밝히는 홍석천에게 2014년의 전망은 유난히 밝다. 더불어 인간미 넘치는 홍석천이 다시 아름다운 사랑을 얻기를 바라본다.

홍석천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글=강경윤 기자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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