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월)

영화 스크린 현장

[김지혜의 논픽션] '미스터 고', 흥행 열쇠 '야구'에 대한 '한-중 온도'

김지혜 기자 작성 2013.07.16 17:36 조회 2,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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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고

[SBS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2013년 충무로 최고 기대작 중 한편인 '미스터 고'(감독 김용화)의 개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 영화는 '미녀는 괴로워'와 '국가대표'를 통해 각각 600만, 8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마술사'로 자리매김한 김용화 감독의 4번째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대한민국 최초 Full 3D영화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김용화 감독은 3여년 전 경기도 파주에 VFX(Visual FX, 시각적인 특수효과)스튜디오인 '덱스터 디지털'을 설립, 순수 국내 기술로 입체 영화를 제작하는 도전을 시작했다.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의 캐릭터 구현에만 120억 원을 들인 것을 포함해 총 제작비 225억 원이 투입 된 대작이다.

제작비 규모에서도 감지할 수 있듯 '미스터 고'는 국내용 영화가 아니다. 오는 17일 한국 개봉을 시작으로 18일 중국, 싱가폴에 이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홍콩, 베트남, 필리핀, 몽골과 인도 등 아시아 전역에 대규모로 개봉한다. 특히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잠재 관객이 있는 중화권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의 3대 영화투자배급사인 화이 브러더스로부터 500만(한화 약 50억 원)달러를 투자받은 '미스터 고'는 중국 여배우 서교의 자국내 인기를 활용해 중화권을 집중 공략한다. 화이 브러더스의 안전적인 배급망 아래 중국 내 약 5,000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상황이다.

미스터고

알려졌다시피 '미스터 고'는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그의 매니저 웨이웨이(서교 분), 야구 에이전트 성충수(성동일 분)의 우정을 다룬 휴먼 드라마. 최근 언론 시사회를 공개된 영화는 완성도 높은 CG로 한국형 3D 영화의 장밋빛 미래를 보여줬다.

한국과 중국에 하루 차이로 개봉하는 '미스터 고'에는 영화의 완성도와 재미를 넘어선 또 하나의 흥행 포인트가 있다. 바로 '야구'에 대한 관객의 관심이다.

한국은 야구가 국민스포츠로 자리매김해 관객에게 소재가 곧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 지난해 프로야구 관중 700만 시대를 맞이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류현진, 추신수, 이대호 등 해외파 선수들의 맹활약으로 그 어느 때보다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더욱이 메이저리그 특급 스타로 도약한 류현진과 추신수는 영화 초반에 카메오로 등장해 관객에게 특별한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반면 중국은 야구의 불모지와 같은 곳. 야구를 하는 것도, 보는 것에도 관심이 없는 중국인들의 정서상 '미스터 고'가 얼마나 흥미롭게 다가갈 지 미지수다. 

미스터고

다행인 것은 '미스터 고'가 야구를 소재로 하고 있음에도 스포츠물보다는 휴먼 드라마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역동적인 경기 장면도 볼거리지만, 고릴라 링링과 웨이웨이간의 가족애, 링링과 성충수의 교감 등이 영화 전반을 지배하며 관객의 감정선을 자극한다. 

김용화 감독은 "'미스터 고'가 야구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스포츠 영화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경기 장면은 2시간 동안 아무리 잘 연출한다고 해도 관객이 매력적으로 느끼기 힘들다. 드라마틱한 순간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고자 노력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여주인공인 서교도 인터뷰에서 야구 영화에 대한 중국인의 거부감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서교는 "아마 중국 관객들은 '미스터 고'를 스포츠 영화라는 측면 보단 동물과 사람의 정에 관한 이야기로 생각할 것"이라며 "특히 생동감 넘치는 링링의 모습에 놀라움과 즐거운 반응을 보일 것 같다"고 예상했다.

'미스터 고'는 제작비 400억 규모의 '설국열차'와 더불어 2013년 충무로에서 가장 몸집 큰 블록버스터 영화다. '설국열차'보다 3주 앞서 개봉하며 국내와 아시아 시장을 노크한다. 가공할만한 힘을 가진 강타자 링링은 타석에 들어섰고, 이제 홈런을 치는 일만 남았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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