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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배우의 가수 변신을 터부시하지 않았으면”(인터뷰)

강경윤 기자 작성 2013.03.17 11:11 조회 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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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SBS SBS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배우 김영호를 연기의 틀에만 가두기엔 그 안에 너무 많은 감성이 있다. 김영호는 시나 소설,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셔터를 누르거나 동양화로 자신의 감성을 표현한다. 여기에 빠지면 안 되는 것이 바로 음악. 김영호는 최근 자신만의 노래로 돌아왔다.

김영호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낸 앨범은 '색'이다. 음악적 동료 김태원을 비롯해 기타리스트 박주원, 작곡가 박성일이 참여했다. 앨범에는 직접 찍은 사진들과 시 등 김영호다운 메시지가 가득하다. 호랑이를 연상케 하는 김영호의 거칠고 포효하는 음색이 김태원의 감성적 멜로디와 가사를 만나면 어떨까.

“친구인 (김)태원이의 노래를 받았을 때 그 섬세한 감성이 정말 좋았어요. '그대를 보낸다'라는 곡은 솜사탕처럼 여리고 꿈같은 노래예요. 하지만 전 이 곡을 서럽고 아프게 부르고 싶었어요. 제가 아프게 불러야 다른 사람들을 덜 아프게 할 수 있으니까요.”

김영호

김영호는 2011년 방송된 '일밤-바람의 실려'를 통해 엄청난 라이브실력을 공개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김영호는 20대 때부터 음악을 해왔고 해외공연, 개인공연을 연 적도 있다. 김영호가 음악계의 '숨은 고수' 혹은 '닌자'라고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젊은 시절 할 수 있는 게 글 쓰는 것밖에 없었어요. 노래는 제가 늘 사랑하는 것이었고요. 이번 제 노래를 들은 사람 중에서 태원이의 반응이 가장 특별했어요. '또 만들어줄게'라고 했거든요. 그 친구는 일상에서는 게으르지만 음악에 있어서는 정말 깐깐한 친구거든요. 태원이의 마음에 들었다는 것 자체가 성공이에요.”

김영호는 배우의 가수도전에 대한 편견에 대해 당부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수가 배우하는 것에는 큰 거부감이 없지만 배우가 가수를 하는 것에는 터부시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색안경을 낄 수도 있고요. 음악적 자신감이 없다면 앨범을 내진 않았을 거예요.”

김영호는 가수로 변신하는 것을 '도전'이라고 지칭하지 않았다. 그가 매일 시를 쓰고 소설을 쓰고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음악은 김영호를 표현하는 많은 수단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것.

김영호


“앨범을 냈다고 해서 배우를 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더 진지하고 다양한 모습을 연기로 보여줄 거예요. 1년 동안 쓴 영화 시나리오가 현재 완성 단계예요. 연기는 연기대로, 글은 글대로, 음악은 음악대로 계속할 거예요. 누군가 이게 가능할 것이냐고 묻더라고요. 큰 목표나 욕심은 없어요. 그저 매 순간 영감에 충실하며 집중할 뿐입니다. 이걸 안하면 외롭거든요.”

김영호의 첫 번째 앨범 '색'은 지금까지 그가 지나 온 삶과 예술적 감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색(色)이 아닐까. 김영호의 진한 감수성이 추운 겨울을 마치고 한층 가깝게 다가온 봄을 그리움에 물들게 할 것이다.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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