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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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김진원 PD는 왜 그를 ‘엄친아’라고 했을까?(인터뷰)

강경윤 기자 작성 2012.11.22 09:30 조회 18,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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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SBS SBS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이상엽은 '엄친아'(엄마친구 아들)다.”

KBS 드라마 '착한남자'의 김진원 PD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이상엽을 두고 한 발언은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상엽은 진짜 '엄친아'일까. '엄친아'가 단순히 엄마 친구도 질투할 만큼 외적인 조건만을 뜻한다면 이상엽과는 거리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상엽을 아는 많은 사람들은 그가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착한남자'에서 서은기(문채원 분) 곁을 묵묵히 지키는 박준하라는 캐릭터만큼이나 많은 이들이 이상엽을 '인간적인', '연예인스럽지 않은', '열정 넘치는' 등 수식어로 평가한다.

그런 이상엽에게 '착한남자'인 박준하 변호사란 캐릭터는 딱 맞는 옷이었다. 제 몸이 불에 타면서도 주인을 지킨 충성스러운 진돗개를 연상케 했다. 이상엽은 '착한남자' 마루 옆에서 너무 튀지도 않게, 너무 묻히지도 않게 진정성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았다.

이상엽


◆ “박변호사? 진짜 착한남자죠”

이상엽은 박준하 변호사란 캐릭터를 '세상에서 가장 착한남자'라고 정리했다. 사랑하는 서은기(문채원 분)을 위해서 그녀가 사랑하는 강마루(송중기 분)까지 지켜주려는 모습은, 어쩌면 현실에서는 찾을 수 없는 희생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배역을 받고 고민이 많았다는 이상엽은 “딱 두가지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어요. 은기와 있을 때와 은기가 없을 때 확 달라지는 거였죠. 은기를 끝까지 지키려는 모습을 통해서 박변호사란 인물이 잘 표현된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극중 박변호사는 '꼭 가져야만 사랑입니까'라고 말한다. '차지하려는 욕심'보다는 '양보하는 배려'를 통해서 진정한 사랑을 꿈꿨던 박변호사의 모습이 모두 담긴 대사였다. 이상엽은 “작가님이 표현하고 싶었던 마음이 그 대사에 잘 전달 됐어요.”라고 만족해 했다.

이상엽

◆ “함께 연습생 생활한 송중기, 질투보단 고마움”

이상엽은 이 드라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송중기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2006년 두 사람은 연예기획사 사이더스 HQ를 통해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송중기의 첫 인상에 대해 이상엽은 “목소리가 정말 좋고 깨끗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중기가 '산부인과', '성균관 스캔들' 등으로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갔던 것과 달리, 이상엽은 갑작스러운 군입대로 꿈이 잠시 좌절됐다. 인기 사극 '선덕여왕'에 캐스팅 됐지만 군대 때문에 출연이 불발된 것. 군대에서 동료 배우들이 나오는 TV를 보면서 주먹을 쥐기도 여러 차례. 그 때마다 배우 장혁은 이상엽에게 면회를 와 “때를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그런 이상엽은 송중기가 질투나지 않을까. 이상엽은 “'착한남자'가 잘 된 건 송중기가 연기를 워낙 잘했기 때문이에요. 질투가 나긴요. 저도 나중에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조급함을 갖진 않아요.”라고 말했다.

이상엽


◆ “엄친아? 나는 연기 열등생”

인터뷰 후반 이상엽에게 “엄친아가 맞나.”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돌아온 건 손사레와 함께 전혀 아니라는 대답이었다. 이상엽은 “감독님께서 하신 말씀 때문에 오해를 하셨겠지만 그건 캐릭터에 대한 얘기였다. 나는 단지 연기를 잘하고 싶은 배우일뿐”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상엽의 조부는 철강계에서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이상엽의 조부인 故김종진 씨는 1994년까지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제철의 사장을 역임한 뒤 1998년부터 동국제강의 회장을 지냈다. 그러나 2001년 조선소를 방문하는 도중 발생한 불의의 헬기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바 있다.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탓에 이상엽의 연기도전은 쉽지 않았다. 부친을 10번이나 설득한 끝에 배우의 길에 도전했다는 이상엽은 “늦게시작한 만큼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웃으면서 사람을 찌르는 광기어린 연기, 극단으로 치닫는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지금까지 도움닫기를 했던 시간을 모두 보상할 수 있는 이상엽의 화려한 도약을 기대해 본다.

이상엽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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