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화)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김과장’ 조현식 “먹는 연기, 정말 즐겁죠…라면CF 언제든 환영”

강경윤 기자 작성 2017.04.06 10:47 조회 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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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

[SBS연예뉴스l강경윤 기자] 드라마 '미생', '육룡이 나르샤', '또 오해영', '도깨비', '닥터스' 등 최근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장르도 소재도 전혀 다른 이 드라마들은 얼핏 공통분모가 전혀 없는 것 같지만, 분명 존재한다. 모두 배우 조현식이 출연했다는 점이다.

마치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리게 하는 조현식의 종횡무진 활약상은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주인공이 아니라도 유쾌한 일. 최근 종영한 KBS 드라마 '김과장'에서 조현식은 회사 어딘가에 있을법한 친근하고, 라면을 먹음직스럽게 먹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경리부 어벤저스로 맹활약한 조현식에게 드라마 '김과장'이 더욱 소중했던 이유는 소중한 인연들을 만났기 때문. 화려한 팬덤을 지닌 한류스타가 등장했던 건 아니지만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 남궁민, 꽉 채운 내공을 자랑한 김원해 등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제 몫을 해내며 단단히 작품을 이끌어갔다. 

Q. 대박을 친 드라마마다 출연했는데, '김과장' 역시 히트작이 됐어요.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성공할지 안 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누가 되지 말아야지'란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사랑을 받으니 저도 감사할 따름이에요. 다만 '김과장'이 조금 특별했던 건 감독님이 정말 디테일하셨어요.”

조현식

Q. 어느 정도로 디테일했나요?

“작은 역할 배우들까지도 2~3번씩 사전 미팅하셨고, 세세하게 캐릭터를 부여해주셨어요. 책상 하나 꾸미는 것까지도 모두 컨펌을 받았어요. 저도 문방구에 가서 원기옥이란 캐릭터에 맞게 문구류를 쇼핑해 책상을 꾸몄어요. 굉장히 디테일하면서도 자상하게 하나씩 애정 있게 챙겨주셨어요.”

Q. 원기옥이라는 캐릭터는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아주 평범한 모습의 인물이었어요.

“어떻게 캐릭터를 잡을지 많이 고민했어요. 꺼벙해야 할지, 얄미워야 할지 생각하던 중에, 나다운 게 가장 유일무이하지 않겠나란 생각을 했어요. 순박하게 앞머리도 일자로 잘랐고요. 5회 아버지 얘기가 나올 때 제 자연스러운 결이 나왔던 것 같아요. 지나고 보니, 제 연기에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어요.”

조현식

Q. 배우들끼리도 특히 사이가 좋아 보였어요. 아무래도 연극 출신의 배우들이 많이 모여있었기에 더 그랬겠죠?

“현장에서 소통을 많이 했어요. (김)원해 선배님과 (김)강현이형도 모두 연기력으로는 대단하신 분들인 데다 워낙 준비를 철저히 하셔서 저는 그분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게 리액션만 하는 것만으로도 많이 도움을 받았어요.”

Q. 김원해 씨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가까이에서 본 느낌은 어땠나요.

“현장에서 연기하실 때 보면, 진정성과 재미 모두 다 잡으시는 것 같아요. 제가 대학로에서 연극한 후배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셔서 그런지, 원해 선배님이 여러가지 가르쳐주셨고 덕분에 케미도 좋아졌어요.”

Q. 택배기사인 아버지와 어쩔 수 없이 갈등을 겪고 결국 퇴사를 결심하는 장면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기억에 남아요.

“남상미 씨가 아버지의 해고자 명단을 주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제가 '감사합니다'하고 대답해야 했는데, 남상미 씨가 많이 울었어요. 분장을 고치고 다시 촬영할 정도로 많이 울었어요. 저도 '다 한 가족이잖아'란 말을 듣는데 눈물을 주체할 수 없더라고요. 그 신은 저도 배우로서 잊을 수가 없었어요.”

Q. 실제 아버지와의 관계를 떠올리진 않았나요?

“연기에 집중할 땐 그런 생각은 하진 않았어요. 아버지와의 실제 관계요? 어릴 땐 아버지를 판단하기에 급급했던 것 같아요. 대화도 없었고요. 서른이 넘어가니 신기하게도 아버지가 이해되더라고요. 대구에 있는 아버지를 만나 뵈러 갈 때는 '오늘은 대화도 많이 나누고 와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보면 다시 말수가 줄어들죠. 저에게 아버지는 가까이하고 싶고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그런 존재죠.”

조현식

Q. '닥터스'도 그렇고 '김과장'에서도 유독 먹는 신이 많았어요. 어렵진 않은가요.

“안 어려워요.(웃음) 먹는 걸 정말 좋아해요. 에너지가 샘솟거든요. 10번 정도 촬영하면 7번 정도는 정말 맛있게 먹어요. 한 세 번 정도는 저도 물리죠. 그래도 7번은 맛있는 걸 보면 타고났나 봐요.(웃음) 라면 CF요? 20대 때 정말 라면 많이 먹었어요. 들어오면 잘할 자신 있어요.”

Q. 남궁민 씨와 가까이에서 연기해본 느낌은 어땠나요.

“남궁민 형을 보면, 진짜 프로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스케줄이 빡빡한데도 다 준비를 해와요. 예민한 부분이요? 전혀 없어요. 유연하고 여유가 없어도 여유를 만들어서라도 주위 사람들을 긴장하지 않게 해줘요. 인격적으로 참 좋은 사람이에요. 남궁민 형은 밑에서부터 자신의 힘으로 성장한 배우잖아요. 곁에서 배우의 소양에 대해서 많이 배웠어요.”

Q. 예전 인터뷰에서는 낮에는 연기연습, 밤에는 군고구마 장수를 했던 얘기를 했었는데, 이제는 어느덧 캐스팅 1순위 배우가 된 것 같아 기쁘다.

“많이 알아봐 주셔서 감사죠. 식당에 갔는데 덩치가 굉장히 큰 분이 '저기 조현식씨' 하시길래 시비 거시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정말 친근하게 '드라마 잘 보고 있어요'라고 하셔서 굉장히 신기했어요. 초심을 잃지 말자고 늘 휴대전화기 뒤편에 마음에 새길 구절을 써놓고 다녀요. 평범한 얼굴로서 많은 쓰임이 있다는 게 행복합니다.”

조현식

Q. 도전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 나오는 진짜 악역을 해보고 싶어요. 그 역할을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아니면 완전히 반대 모습인, '너는 내 운명'의 한 사람을 정말 사랑하는 순박한 남성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요.”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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