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4일(수)

영화 스크린 현장

[빅픽처] '최종면접', 소재의 신선함과 배우 앙상블은 합격

작성 2026.11.04 13:23 수정 2026.11.04 15:31 조회 11 | EN영문기사 보기
최종면접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취업준비생이라는 말에 담긴 불안과 불확실성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청춘의 가능성과 희망을 갉아먹는다. 취업은 전쟁이라는 살벌한 단어와 섞일 정도로 치열함과 냉혹함을 수반하고, 많은 젊은이들은 희박한 확률을 뚫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4일 개봉한 영화 '최종면접'(감독 김정훈)은 취업이라는 현실적인 소재에 면접장에서 벌어지는 심리전을 결합해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스릴러를 만들어냈다.

코로나19로 취업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굴지의 대기업 채용 공고에 지원한 혜인(조이현), 진우(김재원), 승빈(신승호), 희찬(강유석), 요한(곽동연), 주원(배강희)은 최종면접까지 오른다. 전원 합격의 부푼 꿈을 안고 채용 과정에서 우정을 다진 이들은 최종면접을 앞두고 단 한 명만이 합격한다는 회사의 발표를 맞닥뜨린다.

최종면접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회사가 부여한 최종면접의 미션은 '두 시간 동안 공개 투표를 통해 단 한 명의 합격자를 결정하라'는 것이다. 이때 6명 각각의 이름이 적힌 발신 불명의 봉투를 받게 되고 면접장에서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전원합격'이라는 대의로 똘똘 뭉쳤던 6명은 '단 한 명 합격'이라는 회사의 통보와 함께 보이지 않은 균열을 내고 있었다. 여기에 봉투는 트리거 역할을 한다. 하나씩 열릴 때마다 예상치 못한 도전자들의 치부와 비밀이 공개되고 이것이 빌미가 돼 서로를 공격하는 양상으로 치닫는다. 봉투의 오픈은 상대를 향한 신뢰의 붕괴와 실망으로 이어지지만 개인에겐 기회의 장이 되기도 한다. 경쟁자를 제거해야 내가 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으로 치닫자 6명의 도전자들은 잠재돼 있던 욕망과 이기를 드러낸다.

'최종면접'은 밀실 스릴러의 묘미를 추구하는 작품이다. 면접장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2시간이라는 물리적 시간을 부여해 당락이 곧 생사로 직결되는 서바이벌 게임처럼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이러한 설정은 관객에게 면접장 안에 있는 듯한 긴박감과 긴장감을 전달하는 효과를 낸다.

최종면접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또한 영화는 면접에 통과한 최종 1인이 떨어진 도전자들을 인터뷰하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조를 띤다. 2시간의 최종면접 시간을 리얼타임처럼 끌고 가면서 현재 진행형의 긴장감을 부여하고,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는 편집은 최종 합격자의 존재를 추리하는 것과 더불어 봉투 발신자를 추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미스터리의 밀도를 높인다.

영화의 원작은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일본 소설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이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을 연출한 권오광 감독이 각본을 맡아 대한민국의 특수한 취업 환경 사회상, 문화 등을 반영했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시기 설정은 취업시장의 허들을 높이는 문턱으로 작동하고, 사이비 종교와 학교 폭력, 학벌 컴플렉스 등의 화두를 개별 캐릭터의 서사에 녹여내 극도의 현실감도 부여했다.

최종면접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최종면접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런 장르와 구조를 취하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추리의 밀도와 반전의 신선함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종면접'은 아쉬움을 노출한다. 취업 전쟁의 절박함을 중반까지 잘 끌어오다 후반부에 멜로를 끼얹는 안일한 선택으로 이야기의 핵심을 흐릿하게 만들었으며, 봉투 발신자의 행동과 동기에 충분한 서사를 부여하지 않은 급박한 마무리로 중반까지 잘 유지해 온 미스터리와 텐션의 팽팽함이 일순간 느슨해지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재의 현실감을 장르의 특성에 녹여낸 솜씨는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6명의 주요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의 신선한 얼굴과 이들이 뿜어내는 뜨거운 에너지가 영화를 빛낸다.

'최종면접'은 제작비 약 40억 원으로 만든 영화다. 규모의 영화들이 전쟁을 치르는 극장가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알뜰하고 똘똘한 저예산 기획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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