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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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터치드 "정규앨범 '극야' 여전히 어둠 속이지만 속 시원해"

작성 2026.10.21 13:06 조회 5
터치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페스티벌 무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밴드 터치드가 지난 15일 발매한 첫 정규앨범 '극야' 공개 이후 처음으로 취재진을 만났다. 지난 17일 진행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6'에서 신곡들을 차례로 선보이며 너무 무리를 했던 탓일까. 터치드의 기타이자 보컬을 맡은 멤버 윤민이 전날 먹은 몸살약으로 인해 예정된 인터뷰에 1시간가량 늦게 나타났다. 멤버들은 "귀한 시간 기다리게 해 드려서 정말 죄송하다."며 무거운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터치드가 2021년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발매한 정규앨범 '극야'에는 총 12곡이 수록됐다. 앨범명 '극야'는 해가 지평선 위로 떠오르지 않아 밤이 지속되는 현상에서 착안했다. 시간이 흘러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감정을 끝나지 않는 밤에 빗댔고, 답답함과 울분, 상실과 고독 등 멤버들 각자가 품은 '저마다의 밤'을 음악으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리더 김승빈은 첫 정규앨범 발매에 대해서 "저희도 그동안 정말 내고 싶었고 기대해 왔고, 그만큼 열심히 준비를 해서 약간 후련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윤민 역시 "활동하며 발매한 곡이 30곡 정도 되는데도 정규는 처음"이라면서 "앨범이 나오기 전부터 15일까지의 디데이를 세면서 이렇게 기다렸던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특별한 의미를 강조했다.

무대 위 터치드는 에너제틱한 밴드로 알려졌지만 이번 앨범은 결이 다르다. 그 배경에는 윤민의 슬럼프가 있었다.

"슬럼프라고 할까요, 번아웃이라고 할까요? 인생의 그래프가 있으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잖아요. 거의 바닥을 치닫는 상황이 있었어요. 무대 위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어야 하는데 그 간극을 참기가 힘들더라고요. 정규를 준비하면서 툭 건드리면 빵 하고 터질 것 같더라고요. 멤버들에게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털어놨고, 음악을 하는 이유를 다시 찾고 싶다고 진지하게 이야기했고, 멤버들이 '우울함이나 괴로움, 외로움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부분이고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동의를 해줬어요."(윤민)

터치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승빈은 "아티스트가 음악을 내는 그 시점에 자기의 감정,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다."면서도 다만 내부에서는 우려의 여론이 좀 있었다고 솔직히 설명했다.

채도현 역시 소속사 반응을 묻는 질문에 "멤버들끼리 1차 회의를 거친 뒤 회사와 2차 회의를 했다고 했다. 돈을 내야 되는 입장에서는 시장에서 먹힐 만한 걸 하고 싶을 텐데, 아티스트가 '지금 상태에 하고 싶은 말을 할게요'라고 했을 때 '그래, 너네 마음대로 해라'라고 할 수 있는 회사가 사실 많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중과 너무 멀어지는 앨범처럼 보이지 않도록 콘텐츠를 함께 만들며 '포장'을 좀 했다. 타이틀곡은 멤버들이 내부 투표를 한 뒤 회사에 블라인드 테스트를 부탁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말을 아끼던 존비킴은 "내부에서는 제가 제일 반대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솔직히 설명했다. 그는 "각자의 어둠, 그런 내면의 어둠에 대한 농도가 다 다르기 때문"이라면서도 "우리 팀 안에 이런 얘기를 해야 되는 필요성을 저도 깨닫게 됐다. 이번 앨범이 제 안에 있는 어둠을 잘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가장 만족스러운 앨범"이라며 말했다.

더블 타이틀곡은 결이 다르다. 김승빈이 쓴 'Fallen Angel'은 사람이 태어나 "웃기만 해도 옆에서 박수 치던" 시절에서 출발한다. 김승빈은 "커가면서 기대감이 조금씩 생기고 조금만 실수해도 막 혼나고 주눅 들기도 하는 모습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날개가 점점 뜯어져 가는 모습처럼 느껴졌다"며 "그런 울분 같은 걸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별'은 윤민이 설명했다. "서로 추억을 쌓아가지고 결국은 이별을 하잖아요,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과 만난 추억을 이 사람이 떠나고 나면 나만 간직한다는 게 너무 속상한 거예요." 윤민은 떠난 사람이 '별나라로 갔다'는 뜻이라며 "만남도 안녕이고 이별도 안녕이잖아요. 저 별의 이름을 '안녕'이라고 지어 주고, 우리의 추억이 영원하길 바라는" 노래라고 했다.

첫 정규앨범 작업을 하면서 멤버들 모두 같지만 다른 감정을 느꼈다. 채도현은 눈물이 많아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최근 한 달 동안만 해도 다섯, 여섯 번 정도 울었다. 윤민이랑 녹음할 때 제가 얘 노래를 들으면서 6년 동안 처음으로 울었다."고 감정을 털어놨다.

터치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번아웃을 겪은 윤민은 앨범을 냈다고 어둠이 걷힌 건 아니다고 솔직히 말했다.

"앨범을 냈으니까 마음이 괜찮고 후련해지고 이런 기분은 아니긴 해요. 여전히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있는 기분이 들 때가 많아요. 하지만 이런 인터뷰를 하거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좀 더 속 시원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계속 나는 지금 여기에 있는데 이 얘기를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기대를 맞추기 위해서 '이런 곡들을 써야 돼'라는 시간이 길었어요. 그런 만큼 '극야'라는 앨범이 나옴으로써 지금 상태의 이야기를 좀 더 시원하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그런 후련함은 있는 것 같아요."(윤민)

12곡의 흐름도 같은 결이다. 채도현에 따르면 극야라는 곳에서 더 발버둥 치고 능동적으로 뛰쳐나가기보다는 윤민의 상태와 결을 같이 하도록 자조적이고 홀로 있는 고독의 상태로 묶였다. 연주 녹음을 할 때도 '완벽함' 보다는 '진심'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했다. '이별'의 기타 리프에서 조금 더 서툴게 친 부분이 앨범이 담겼다. '더 직관적인 슬픔을 담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윤민은 음악이 감정을 마주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제가 뾰족할까봐 하지 못할 만한 말들을 음악으로 얘기했을 때는 좀 더 받아들이기 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힘든 상황에서 '이겨내야 돼, 나 아무렇지 않아' 하며 버티면 언젠가는 내가 빵 하고 터져 버려요. 그 어둠을 받아들이고 '내가 지금 극야 속에 있구나, 이다음 스텝들은 어떻게 할까' 그 순간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해요."

6년을 걸어온 터치드의 목표는 오래 하는 밴드다. 미국 '슈퍼볼' 공연이 목표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60~70살까지 하는 밴드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내년 1월 단독 공연은 터치드의 이번 앨범의 메시지를 어떻게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와닿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을 담은 내용이 될 예정이다. 그전에는 '놀자, 밝은 축제' 이런 게 메인이었다면 이번에는 밤의 축제 같은 성격이란 점이다.

"극야에 있는 누군가에게는 '힘내'라는 말을 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요. 특별할 것 하나 없는 평범한 극야, 사람들이 느끼는 그런 평범한 감정들을 저희도 느끼는 거거든요. 저희와 맞닿아 있는 극야에 계신 분이 계시다면 저희 노래가 좀 힘이 되셨으면 좋겠어요."(윤민)

터치드는 내년 1월 23~24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단독 공연 '하이라이트 파이브'를 준비하고 있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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