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0일(화)

뮤직

이석원이 처음 풀어놓은 언니네 이발관 30년…'언젠가 이발관' 펴냈다

작성 2026.10.20 16:19 조회 12
언니네 이발관 이석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불러도 불러도 나오지 않는 노래를 이제 나는 너무나도 부르고 싶어 졌다."

'가장 보통의 존재'를 부른 밴드 언니네 이발관의 리더 이석원이 데뷔 3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밴드의 음악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 '언젠가 이발관'(흐름출판)을 펴냈다. 2017년 활동 마감을 선언하고 작가로 살아온 그가 내놓은 언니네 이발관의 긴 기록이다.

책은 가사 이야기로 출발했다. 이석원은 "애초 이 책은 바로 그 가사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자며 시작한 글이었다"고 썼다. 하지만 쓰다 보니 "크레페나 페스츄리처럼 겹겹의 모습을 가진 책"이 됐다고 했다. 노랫말을 말하다 보면 음악을 말하게 되고, 음악을 말하다 보면 결국 사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이 책을 가사집을 빙자한 일종의 삶의 이야기로 받아들여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곡마다 사연이 붙었다. '어제 만난 슈팅스타' 편에서는 노랫말의 출발점을 택시를 타고 남산3호터널로 들어서던 오후로 기억한다. 흐린 날 가라앉았던 기분이 환한 터널 안에서 밝아지는 것을 느끼며 "어떻게 어두운 터널 안이 해도 지지 않은 바깥보다 더 환한 거지?"라고 중얼거린 말이 곡의 첫 문장이 됐다는 것이다.

'산책 끝 추격전'에 대해서는 1집이 외면받은 뒤 세상의 기준에 맞추려 애쓰기 전의 "비교적 순수하고도 자유로웠던 내가 담겨 있다"고 했다. 이 곡의 마지막 가사 "미안하지만 이번엔 주인공이 아닌 것 같아"를 두고는 "모름지기 가수란 자기 노래를 따라 살게 된다지 않는가. 그때의 나는 수십 년 후 지금의 나를 참 정확히도 예감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돌아봤다.

'아름다운 것'은 5집을 만들던 여름의 기억과 함께 적혔다. 이석원은 "우리는 왜 항상 그만그만한 좋은 노래밖엔 만들지 못할까"라는 오랜 의문을 품은 채 기타리스트 이능룡과 "거의 사투"를 벌였는데, 이 곡이 그 의문의 답이 돼 줬다고 했다. "이 곡과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의 모든 것이 능룡이 덕분이었다"는 문장으로 공을 돌렸다.

자기 고백에 가까운 대목도 있다. '의외의 사실'은 타인이 나를 하찮게 여겨서도, 상황이 나를 그리 만들어서도 아닌 "오로지 스스로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비롯된 존재의 붕괴"를 말하는 곡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일면 초라해 보일 수 있는 이야기를 음악적으로는 너무 멋있게 풀었다"며, 슬픈 이야기를 발랄한 곡조에 실어 나르는 것이 "이발관 특유의 오랜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책은 밴드의 역사도 따라간다. PC통신 모던록 소모임 '모소모'를 만들고 활동하던 이석원이 음악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려 가상의 밴드 '언니네 이발관'을 내세운 일이 실제 팀 결성으로 이어진 사연, 활동을 멈췄다가 키우던 강아지 치료비를 마련하려고 3집 계약을 하게 된 사연, 이후 다시 무대에 서기로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을 차례로 돌아본다.

이석원은 지난 18일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6' 둘째 날 무대에서 섰다. 이날 이석원은 '산들산들'을 부르다 울컥해 뒤돌아섰고, 노래가 끊기자 객석이 대신 노래를 이어 불렀다.

앞서 그는 2017년 6집 '홀로 있는 사람들'을 끝으로 언니네 이발관 활동을 마친 뒤 같은 해 8월 음악 은퇴를 선언했고, 지난해 3월 말에는 새 음악으로 첫 앨범을 내는 '2년짜리 프로젝트'를 밝혔다.

'언젠가 이발관'은 18일 발행됐으며, 456쪽, 값은 2만 2천 원이다.

ky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