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부산)=김지혜 기자] 영화 경력 24년에 빛나는 배우 류승룡이 여전히 코미디 연기가 어렵다고 고백했다.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신세계 센텀시티점 9층 문화홀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한 류승룡은 "코미디(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코미디는 진심으로 믿고 연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드라마 '닭강정'에서도 저는 정말 딸이 닭강정이 됐다고 믿고 연기했다. 제가 안 믿는데 어떻게 관객을 설득시키겠냐"라며 극 중 딸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한 장면을 시연했다.
류승룡은 겸손의 언어로 코미디 연기의 어려움을 밝혔지만 그는 코미디 연기로 일가를 이룬 배우다. 경력의 주요 순간에는 항상 코미디 영화와 그가 창의적으로 만들어낸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었다.
2004년 영화 '아는 여자'의 단역으로 데뷔한 그는 2012년 개봉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2012)의 카사노바 '성기'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 '명량', '극한직업'까지 무료 네 편의 천만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로 우뚝 섰다.
특히 백상예술대상에서 두 번의 대상을 받은 작품 모두 코미디 장르였다. 2013년 '7번방의 선물'에서 웃음과 눈물을 쏙 뺀 딸바보 '용구'로 첫 대상을 받았고, 지난해 방영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는 대한민국 직장인의 웃픈 애환을 보여준 '김부장' 캐릭터로 두 번째 대상을 받았다.
특히 '7번방의 선물'에서 지적 장애가 있는 캐릭터를 희비극이 교차하는 코미디 장르로 풀어내야 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장진 감독님과 여러 작품을 하면서 배운 게 있다. '술 취한 장면이라도 술 취한 연기에 매몰돼 전하려는 것을 놓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것과 비슷했던 것 같다. 용구는 그저 딸을 목숨보다 사랑하는 평범한 아버지고, 나머지는 주변 설정일 뿐라고 믿고 연기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김부장'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 대해서는 "세상에 아버지가 얼마나 많으냐. 그건 그냥 그 사람의 옷일 뿐이지, 본질은 정말 천태만상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작품을 선택할 때 자유로워진 것 같다"며 자신만의 '아버지' 캐릭터, '가장'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시선의 전환을 언급했다.
배우로서의 목표를 묻는 관객의 질문에는 "연기를 통해 받은 사랑과 배움을 다음 세대에 나누고 싶다"고 답했다. 자신만의 영광이 아닌 윗세대와 아랫세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어른'이자 '선배'로서의 책임감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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