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8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빅픽처] '9말 10초' 대박 노리는 한국 영화 5편…여름보다 치열하다

작성 2026.08.28 10:32 수정 2026.08.28 11:36 조회 7
추석영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올여름 국내 극장가는 한국 영화의 설자리가 좁았다.

2026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던 '호프'가 한국 영화로는 혈혈단신으로 출격했으나 개봉 초반부터 극단적 호불호 반응을 얻으며 예상과 다른 분위기로 흘러갔다. 급기야 2주 차부터 흥행세가 꺾였고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오디세이'가 잇따라 개봉하며 452만 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사실상 상영 막바지에 돌입해 최종 관객 수는 손익분기점(약 500만 명)을 달성하게 못하게 됐다.

'호프'를 피하고,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오디세이'를 피하느라 연중 최대 대목인 여름 시장을 포기했던 국내 투자배급사은 자사의 기대작들을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잇따라 내놓는다. 여름 성수기 시즌을 대표하는 말이 '7말 8초'였다면, 올해는 '9말 10초' 대박을 노린다.

그도 그럴 것이 추석, 개천절, 한글날 연휴가 이어지는 또 다른 대목이다. 이 기간에 개봉하는 영화들은 흐름만 잘 탄다면 대형 흥행을 기대해 볼만하다.

오디세이 극장 스케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할리우드 리메이크·거장의 신작·전통의 시리즈·인기 웹툰…골라보는 재미↑

9월 16일 영화 '인턴'을 개봉으로 '9말 10초' 대전의 포문이 열린다. '인턴'은 런칭 3년 만에 패션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선우'(한소희)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가 입사하면서 시작되는 세대도 직급도 뛰어넘는 오피스 라이프를 그린 이야기. 2015년에 개봉해 전국 360만 명을 동원한 할리우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로버트 드니로 역할은 최민식, 앤 해서웨이 역할은 한소희가 맡았다.

'82년생 김지영'과 '만약에 우리'로 연출력과 상업적 역량까지 인정받은 김도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흠잡을 데 없는 할리우드 영화를 리메이크를 한 만큼 한국화가 관건이다. 최민식과 한소희의 연기 앙상블이 가장 큰 소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턴 최민식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9월 23일에는 '암살자(들)과 '타짜:벨제붑의 노래', '가능한 사랑'이 동시에 출격한다. '암살자(들)은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을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현대사의 비극이자 미스터리한 점이 많은 사건 중 하나를 영화적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의 주연진은 물론 정우성, 박정민, 박해준, 오정세, 박지환, 심은경 등 조연 및 특별출연진까지 최고 라인업을 구축한 기대작이다.

'타짜:벨제붑의 노래'는 추석 시즌의 스테디셀러 시리즈였던 '타짜'의 네 번째 이야기다. 영화의 인지도는 개봉 영화 중 가장 높지만 이미 세 차례나 영화화된 만큼 신선도가 떨어지고, 캐스팅 라인업 역시 역대 시리즈 중 가장 약한 편이다. 그러나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진 작품이라 시리즈를 아예 보지 않은 관객의 유입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원작자인 허영만 화백이 가장 애정하는 작품으로 알려진 만큼 갈등 구도와 캐릭터가 전작들과는 또 다른 흥미진진함을 유발한다.

가능한 사랑 스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가능한 사랑'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이다. '대기업의 집단 해고'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해고 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의 이야기를 교차시킨다. 이창동 감독이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손잡은 영화다. 아카데미 레이스를 염두에 둔 제한 개봉으로 일정 기간 동안만 상영한다. 개봉 극장 규모 역시 와이드 릴리즈가 아닌 소규모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부활남: 더 레드'는 가장 마지막 주자로 9월 30일 개봉한다. '만약의 우리', '군체'로 올해 연속 흥행에 성공한 구교환의 첫 단독 주연작이다. '뷰티 인사이드', '독전2'로 주목받았던 백종열 감독이 동명 웹툰을 영화화했다. 2023년 촬영을 마쳤으나 개봉까지는 3년이 더 걸렸다. 화려한 CG와 액션으로 무장한 작품인 만큼 신선한 감각을 잘 살려냈을지가 포인트다.

암살자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다 웃을 수 없다…제작비는 흥행에 비례할까

5편 동시 경쟁의 출혈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9월 16일 '인턴'이 가장 먼저 개봉하고, 9월 23일에는 '인턴', '암살자(들), '타짜:벨제붑의 노래', '가능한 사랑'이 동시에 극장에 걸리며, 차주인 9월 30일에는 '부활남: 더 레드'가 가세해 다섯 편의 영화가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인턴'이 포문을 연다고는 하지만 선점에 유리한 조건은 아니다. 뒤이어 4편의 신작이 잇따라 개봉하는 만큼 버티는 힘이 중요하다. 초반의 스코어와 입소문으로 3주 차까지 버텨야 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암살자(들)'과 '부활남: 더 레드'는 제작비 100억 원을 훌쩍 넘긴 대작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암살자(들)1970년대를 구현한 시대극이고, 톱배우는 물론 각 분야의 최고 스태프가 뭉쳤다. 이 작품은 '남산의 부장들', '서울의 봄' 등의 성공으로 현대사 영화의 명가로 자리매김한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처음으로 단독 배급에 나서는 작품이다. 첫 단추를 잘 꿰야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배급 사업의 청신호를 켤 수 있다.

부활남 스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부활남: 더 레드'가 보기와 다르게 큰 예산이 들어간 건 CG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다섯 편의 영화 중 가장 높은 제작비가 투입돼 손익분기점 달성 문턱도 그만큼 높다. 박스가 가장 큰 추석 연휴를 포기하고, 한글날과 개천절로 이어지는 2차 흥행 대전에 승부수를 던졌다.

'가능한 사랑'의 경우 넷플릭스 영화인 데다 상징적 성격의 개봉인 만큼 와이드 릴리즈가 아닌 소규모 상영이 예상된다. 메인 플랫폼이 극장이 아니기에 상대적으로 흥행에 대한 부담은 적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만큼 영화 마니아들이 '찾아가서 보는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가 투자한 한국 영화 중 최초의 선개봉인 데다 거장의 8년 만의 복귀작인 만큼 업계의 관심은 그 어떤 영화보다 뜨겁다.

스파이더맨 극장 스케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현실적으로 모든 영화가 웃기는 힘들다. 많게는 2편, 적게는 1편 정도가 손익분기점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3주 동안 5편의 신작이 쏟아지는 만큼 초반 주자의 경우 관객 수와 예매율에 따라 스크린을 후발주자에게 뺏길 가능성이 크다. 후발주자의 경우 연휴 구간을 통과하고 나면 더 이상의 시즌 호재가 없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이번 추석 대전의 가장 큰 변수는 박스가 얼마나 커질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간 추석 연휴 추석과 한글날, 개천절이 연이어 붙은 건 극장가의 호재지만 앞선 여름 시장에서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브랜드 뉴 데이' 두 편이 약 1,50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호프'까지 합치면 약 2,000만 명이다. 그만큼 많은 관객이 극장을 다녀갔다는 의미다.

물론 영화가 재밌으면 관객은 극장을 찾기 마련이다. 추석과 개천절 여기에 한글날까지 공휴일로 재지정된 첫 해인 만큼 흥행을 위한 시기적인 조건은 완성됐다. 무엇보다 다양한 영화를 취향에 따라 골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9말 10초' 극장가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풍성하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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