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누군가 그랬다. 행복이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낭비한 시간들이라고. '아묻따 밴드'는 그런 말이 꼭 들어맞는 팀이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가끔은 비트가 빨라지기도, 느려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멤버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호흡을 맞춘다. 그 어긋남과 맞춰감 자체가 이 밴드가 무대에 서는 이유처럼 보인다.
아묻따밴드는 홍경민(리더·베이스), 조영수(키보드), 전인혁(기타), 김준현(드럼), 조정민(피아노)으로 구성됐다. 누군가는 히트곡을 만들어온 작곡가로, 누군가는 솔로 가수와 트로트 가수로, 누군가는 밴드 보컬리스트로, 또 누군가는 오랜 시간 말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개그맨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오다 이 팀에서 만났다. 뚜렷한 마케팅도, 원대한 목표도 없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 모인, 어른들의 '진지한' 취미 생활에 가까운 밴드다. 지난 2월 13일 디지털 싱글 '알고 있잖아'로 데뷔했다.
지난 2일 아묻따 밴드는 세 번째 콘서트를 열었다. 지난 5월 12일 부산, 5월 30일 서울에 이어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공연이었다. 서울과 부산 공연에서 "공연을 준비하며 웃고 고민하고 연습했던 모든 순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던 아묻따 밴드는 벅찬 마음으로 이날 공연장에 올랐고, 화답이라도 하듯 관객석은 빈자리 없이 가득 찼다.
무대는 차태현의 오프닝으로 문을 열었다. 차태현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보컬은 공연을 한층 따뜻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아묻따 밴드 멤버들이 정성스럽게 꾸미는 무대들이 이어지며 이들이 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음악에 이토록 진심인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이후 깜짝 등장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 게스트 보컬, 2대 보컬 등이 나왔다. 그동안 외부에 보여주지 않았던 실력들을 유감없이 펼치면서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공연들이 흥겹게 이어졌다.
서울과 부산에 이어 부천 무대까지 오른 배우 장혁의 등장은 웃음꽃을 피우게 했다. "세대 간 정서의 화합을 위해 왔다"는 장혁의 진지한 대답에 본인을 제외한 모두가 유쾌한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편하게 내지르는 장혁의 보컬로 아묻따 밴드의 시간은 막연히 밴드 음악과 무대를 꿈꿨던 오래전 어딘가로 되돌리는 듯했다.
공연 말미, 멤버들은 저마다의 마음을 꺼내놓았다. 조영수는 아직 노래가 하나뿐인 신인 밴드의 소회를 담담히 전했고, 전인혁은 밴드를 결성한 뒤 조영수가 써준 첫 신곡이 다름 아닌 '알고 있잖아'였다고 돌아봤다. 차태현은 "연말에 콘서트를 해보고 싶다"는 다음 목표를 조심스레 밝혔다. 그 말에는 이제 막 걸음을 뗀 밴드가 앞으로도 계속 걸어가겠다는 다짐이 묻어 있었다.
무대는 데뷔곡 '알고 있잖아'로 마무리됐다. 홍경민은 "동료들이 있어 가능했던 꿈"이라 했고, 전인혁은 "멤버들과 있을 때 조용히 일어난 기적 같다"고 말했다. 조영수는 혼자 음악을 해오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서로가 채워주는 행복을 이야기했고, 김준현은 관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무대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조정민은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 음악을 하는 내내 행복하다"는 말로 인사를 맺었다.
완벽한 밴드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것을 하며 시간을 나누는 어른들의 무대는, 그 자체로 낭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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