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9일(월)

영화 스크린 현장

아시아 영화의 가능성 발굴…ACFM, 2026 아시아영화펀드 선정작 발표

작성 2026.06.29 14:00 조회 33
ACF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산업 마켓인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sian Contents & Film Market, 이하 ACFM)이 운영하는 아시아영화펀드(Asian Cinema Fund, ACF)가 2026년 선정작 12편을 발표했다.

ACF는 아시아의 유망한 영화 프로젝트와 창작자를 발굴하고, 작품의 제작 단계에 맞는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영화제작 지원사업이다. 기획·개발 단계의 아시아 장편독립극영화에는 시나리오 개발을, 촬영과 편집을 마친 한국 장편독립극영화에는 후반작업을, 아시아와 한국의 장편독립다큐멘터리에는 제작을 지원한다. 이후 선정작이 부산국제영화제와 ACFM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관객과 국내외 영화산업 관계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한다.

올해 선정작들은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해 정체성과 이주, 역사적 기억, 가족과 돌봄, 갈등과 공존 등 동시대 사회의 질문으로 시선을 확장한다. 개인의 서사를 보다 넓은 사회적·윤리적 문제로 발전시키고, 이를 각기 다른 영화적 방식으로 구현한 프로젝트들이 두드러졌다.

올해 인큐베이팅펀드에는 495편, 후반작업지원펀드에는 16편, AND펀드에는 287편 등 총 798편이 접수됐다. 심사를 거쳐 인큐베이팅펀드 3편, 후반작업지원펀드 2편, AND펀드 7편 등 총 12편이 최종 선정됐다. 선정작은 주요 제작국 기준 7개국의 프로젝트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5편은 국제공동제작 프로젝트다.

장편독립극영화 인큐베이팅펀드는 기획·개발 단계의 아시아 장편독립극영화 프로젝트가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선정 프로젝트는 각 1천만 원의 시나리오 개발비를 지원받는다. 또한 2026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 공식 프로젝트로 초청돼 국내외 영화산업 관계자와 일대일 비즈니스미팅을 진행한다.

올해 아시아 프로젝트에는 파얄 세티 감독의 '바박'과 메르누시 알리아 감독의 '잘 다녀오세요'가 선정됐다. AFA / BAFA 프로젝트에는 2014년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 펠로우인 아딧야 아흐메드 감독의 '금붕어'가 이름을 올렸다.

'바박'은 독일에서 살아가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삶을 통해 생존과 정체성, 돌봄과 책임의 문제를 다룬다. '잘 다녀오세요'는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딸을 잃은 부모의 선택을 중심으로 애도와 타인에 대한 책임을 탐구한다. '금붕어'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배경으로, 아버지와 가까워지고 싶은 열세 살 소년의 성장과 정체성을 그린다.

세 작품은 각 지역의 구체적인 현실에 뿌리를 두면서도 이주와 가족, 정체성, 상실과 생존이라는 보편적인 질문으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정 프로젝트는 시나리오 개발 지원과 APM 비즈니스미팅을 거쳐 실제 제작과 국제 협업의 가능성을 구체화한다.

장편독립극영화 후반작업지원펀드는 촬영을 마치고 최종 완성을 앞둔 한국 독립극영화를 대상으로 한다. 선정작에는 국내 전문 후반작업사를 통한 색보정(DI), 사운드 믹싱, 영문 자막 스포팅과 극장 상영용 디지털 파일인 DCP 제작 등 현물 지원과 더불어 그외 후반작업에 사용할 수 있는 지원금 300만 원이 제공된다.

올해는 신동민 감독의 '당신을 위한 것은 아닌'과 김미영 감독의 '모종의 탐정'이 선정됐다.

'당신을 위한 것은 아닌'은 자살사별자에 대한 이야기로, 영화가 다가가 보려는 내밀한 세계가 이 영화의 형식과 잘 맞아떨어져 흥미를 돋우는 작품이다. '모종의 탐정'은 탐정소설을 쓰려는 작가가 소설 밖에서 이어지는 우연한 만남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과정을 담는다.

두 작품은 개인적인 경험을 익숙한 서사 방식으로 설명하기보다, 각 창작자의 고유한 영화 형식으로 발전시킨 점에서 주목받았다. 국내 전문 업체의 후반작업을 거쳐 완성되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될 예정이다.

장편독립다큐멘터리 AND(Asian Network of Documentary)펀드는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하는 장편독립다큐멘터리 프로젝트에 제작비를 지원한다. 선정 프로젝트에는 작품당 최대 2천만 원의 제작비가 제공된다.

선정 프로젝트 관계자는 ACFM 2026에 초청되며, 제작 진행 상황에 따라 완성 전 단계의 작품을 산업 관계자에게 소개하는 독스퀘어 프로그램의 WIP(Work In Progress) 쇼케이스 참가 자격도 주어진다. 이를 통해 국내외 제작자와 영화제, 배급 관계자를 만나 후속 협업을 모색할 수 있다.

아시아 프로젝트에는 류수보 감독의 '떠도는 집', 앨릭스 에인 아룸파크 감독의 '불의 혀', 샤론 영·나탈리 차오 감독의 '우리는 화산이다'가 선정됐다.

세 작품은 세상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고자 분투하는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삶, 부정과 책임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국가에서 일어난 흔치 않은 진실 대면, 정의를 찾아 나선 여성들의 경험을 기록한다. 인물들의 삶을 오랜 시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고통과 트라우마 속에서도 존엄을 지키려는 목소리를 담아낸다는 점이 돋보였다.

한국 프로젝트에는 박문칠 감독의 '옆집 모스크', 장민경 감독의 '파랑', 휘린 감독의 '펠롱펠롱', 정수은 감독의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이 선정됐다.

네 작품은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 정신장애인 가족의 돌봄, 제주4·3의 기억, 강제동원과 전쟁의 역사를 다룬다. 애니메이션과 아카이브 영상, 재현 촬영, 8mm 필름 등 서로 다른 표현 방식을 활용해 오랫동안 충분히 보이거나 들리지 않았던 인물과 공동체의 이야기를 영화로 옮긴다.

ACF는 작품의 제작 단계와 성격에 따라 프로젝트 개발부터 작품 완성, 공개와 산업 교류까지 이어지는 지원 구조를 운영한다.

인큐베이팅펀드 선정작은 APM에서 공동제작자와 투자·제작 관계자를 만난다. 후반작업지원펀드 선정작은 국내 후반작업사의 기술 지원을 거쳐 완성되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다. AND펀드 선정작은 ACFM의 다큐멘터리 산업 프로그램인 독스퀘어를 통해 국내외 영화산업 관계자에게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교류 기회를 넓힌다.

ACF는 앞으로도 아시아의 새로운 영화적 시선과 유망한 창작자를 발굴하고, 프로젝트가 한 편의 영화로 완성돼 관객과 영화산업을 만날 수 있도록 단계별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은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공식 산업 마켓으로, 매년 10월 부산에서 개최된다. 2025년 제20회를 맞은 행사에는 55개국 1,222개 기업과 3,024명의 산업 관계자가 등록했으며, 총 30,006명이 현장을 찾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행사 기간 동안 진행된 세일즈마켓 비즈니스 미팅은 총 8,438건으로, 거래 규모는 약 7,116만 달러에 달했다.

2026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은 10월 10일(토)~13일(화)까지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개최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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