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제79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최고 화제작으로 떠오른 가운데 속편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18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발에서는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호프'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나홍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 조인성,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마이클 패스벤더가 참석했다.
전날 밤 뤼미에르 극장을 뜨겁게 달군 화제작인 만큼 세계 각국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호프'는 공식 상영에서 약 7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았고 영화를 본 외신들은 장르를 혼합한 설정과 빠른 전개, 초중반과 후반을 가른 완성도에 대해 여러 평을 내놓았다.
버라이어티(Variety)는 "올해는 물론 어떤 해와 비교해도 손꼽힐 만큼 숨 막히게 우아한 액션의 영화적 연출을 담고 있는 작품",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는 "현란한 카메라 워크와 심장을 뛰게 하는 음악, 숨 돌릴 틈 없는 속도감, 또렷하게 구축된 인물들로 단숨에 관객을 끌어당긴다."라고 전했다. 데드라인(Deadline)은 "홍경표 촬영감독의 훌륭한 영상미, 마이클 에이블스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 그리고 유상섭 무술감독의 인상적인 스턴트 조율은 모두 할리우드도 부러워할 만한 수준의 결과물을 보여준다."라고 평했다. 스크린 데일리(ScreenDaily)는 "촘촘하고 세밀한 프로덕션 디자인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다. 영화 속 공간의 모든 디테일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호평에 반해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아쉬움도 있었다. 특히 외계 생명체를 구현한 CG의 완성도는 옥의 티로 지적됐다.
나홍진 감독은 영화의 시작에 대해 범죄와 폭력이 난무한 세상을 보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밝혔다. 나홍진 감독은 "우리가 범죄를 저지르고 폭력이 발생하며 그 외에 다양한 사회 문제가 발생하는가, 원인이 뭘까 고민했다"면서 "'곡성'이 초자연적이고 종교적이었다면 이번에는 우주까지 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계인이 나왔다. 그게 이 영화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시골 마을과 외계인이라는 익숙지 않은 조합에 대해서는 "현대적이지 않고 원시적인 영화이길 바랐다. 그러려면 CG 크리처가 등장하고, 그것과 어울리지 않는 배우들의 연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의 아주 난도 높은 액션 연기가 동반되어야 해서 그들을 잘 설득하고 속이고 유인했다. 액션물을 찍으려고 한 건 아니다. 스릴러인 줄 알았는데 편집본을 보니 액션물이더라. 나도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형사 역할의 황정민과 동네 청년이자 사냥꾼 역할을 맡은 조인성은 육체적으로 힘든 연기와 더불어 심리 연기를 동시에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민은 "물리적으로 힘들다, 안 힘들다의 개념은 아니었다. 생소한 작업이라 상상력을 끌어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조인성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를 내서 촬영에 임했다"며 "사실 육체보다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공포를 어떻게 전달할까에 포커싱을 맞췄다"고 짚었다.
영화 공개 이후 공통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외계인 CG에 대해서는 "레트로하게 준비하고 싶었다. 많은 디자이너와 긴 시간 작업해 왔다. 그래서 결국 너무 많은 디자인을 뽑아내다가 최선의 디자인을 뽑아낸 건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랐을 때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칸에서 공개한 '호프'는 상영 4일 전까지 편집한 결과물이다. 국내 개봉까지 약 두 달의 시간이 있는 만큼 CG와 사운드 등 기술 부문을 전반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호프'는 엔딩 부문에 속편을 암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된 질문에 나홍진 감독은 "이후 이야기가 있다. 써놓은 것도 있고 만들고 싶다. 그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호프'의 결말은 완결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대가로 이후 서사를 새로 써야 하는 위기에 처해있다"고 본편의 독립성을 자부하기도 했다.
나홍진 감독은 '추격자', '황해', '곡성', '호프'까지 총 네 편의 장편 영화를 만들었으나 속편은 만든 바 없다. 두 번째 장편 영화 '황해' 역시 속편을 암시하는 듯한 결말을 펼쳐냈지만 한 편으로 영화를 종결했다.
속편은 전편의 흥행이 전제되어야 한다. 특히 '호프'는 한국 영화 사상 최대인 약 5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국내 시장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는 작품인 만큼 기대 수익 이상을 뽑아낼 여지도 충분하다. 칸영화제 중반부 최대 화제작으로 떠오르며 현지 필름 마켓에서의 관심도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쟁 부문 본상 수상으로 이어진다면 영화의 상품성은 수직 상승하게 된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칸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호프'는 오는 7월 국내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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