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이름은'은 텀블벅 크라우드펀딩 안내문은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게 가치 있는 영화행위라고 생각한다"라는 정지영 감독의 말로 시작한다.
그의 소신에 따르면 '내 이름은'은 반드시 만들어야만 했던 영화였다. 많은 영화인들이 투자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주 4.3 사건에 관한 영화 만들기를 꺼려했다. 정지영 감독 역시 투자의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그의 곁에는 영화 제작을 염원하며 힘을 실어준 제작추진위원단과 시민들이 있었다.
2024년 12월 2일부터 2025년 1월 31일까지 진행한 '내 이름은'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시민은 총 9,788명이다. 이들은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십시일반 모금에 동참했다. 그렇게 모인 금액이 4억 427만 원이다.
텀블벅에는 수많은 크라우드펀딩이 진행되고 있다. 펀딩을 진행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정지영 감독은 "내가 이런 영화를 만든다고 해서 누가 돈을 대겠나 싶어서 사회 저명인사에게 부탁해 '내 이름은' 제작추진위원단을 만들었다. 2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직접 찾아가서 시민위원이 돼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대부분 수락하셨다. 그러면서도 시나리오를 보자고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정지영이라는 사람을 믿는구나' 싶더라. 그런 사람들이 밀어준다고 생각하니 용기가 나더라"고 말했다.
'내 이름은'은 1998년과 1949년을 교차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과거 시점인 1949년은 4.3사건과 밀접한 해다. 현재 시점을 1998년으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지영 감독은 "지금까지 4.3 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가 많지 않았던 건 누군가는 하겠지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무엇보다 난 이 작품을 대중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 이름은'은 4·3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영화가 아니라 4·3을 찾아가는 영화다. 이 영화가 사람들한테 4·3을 찾아가게 만들겠구나, 이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지난 2월 폐막한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받아 상영됐고 해외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정지영 감독은 독일 관객을 비롯한 유럽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 "유럽은 2차 세계대전을 겪었고, 그리스는 1940년대 말 4·3과 비슷한 비극을 겪었다. 그리고 지금도 아이들이 죽어가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 전쟁을 못 막고 있다. 그런 전쟁의 후유증에 대한 공감대가, 한국의 사건이지만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내 이름은'은 지난 15일 국내에 정식 개봉해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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