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우리는 여기 있어요.(We stayed)"
"12년 동안 방탄소년단이 더 나은 나를 만들어줬어요."
"우리가 함께라면 사막도 바다가 돼."
11일 오후 7시,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BTS WORLD TOUR 'ARIRANG' IN GOYANG' 2회차가 열린 고양종합운동장 곳곳에는 팬들의 메시지가 담긴 팻말이 물결처럼 일렁였다. 객석에서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방탄소년단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번 공연은 시작부터 강렬했다. 정규 5집 'ARIRANG'의 수록곡 'Hooligan'으로 포문을 열었다. 붉은 성화를 든 댄서가 전속력으로 무대를 가로지르며 긴장감을 끌어올렸고, 메가 댄서 크루와 함께한 퍼포먼스는 단숨에 스타디움을 장악했다. 이어서 '달려라 방탄(Run BTS)'에서는 360도로 확장된 무대가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함성과 함께 무대는 관객을 끌어들였다.
무대 위에서 방탄소년단은 "둘, 셋 안녕하세요 방탄소년단입니다"라는 익숙한 인사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정국은 "어제와 다르게 날씨가 아주 훌륭하다. 아직 추울 수 있지만 저희가 뜨겁게 달궈드리겠다"고 했고, 지민은 "4년 만에 '아리랑' 앨범을 내고 6년 반 만에 투어를 하게 됐다. 여러 시도를 담은 공연인 만큼 마음껏 즐겨달라"고 말했다. 슈가는 "무대와 편곡 등 다양한 부분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낯설 수 있지만 함께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 '한국적 정서'와 360도 무대의 결합
이번 공연의 핵심은 한국적 정서에 대한 방탄소년단의 재해석이었다. 공연 시작 전부터 민요가 울려 퍼지며 한국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앨범에서 한국의 전통적 요소가 다소 이질적이라는 반응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그런 비판에 주춤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공연에서 더욱 선명하게 한국적 색채를 전면에 내세우며 앨범 콘셉트를 무대 위에 구현했다.
'they don't know 'bout us' 무대에서는 전통 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미지를 스크린에 구현했고, 'Like Animals'는 디지털 시대의 또 다른 '페르소나'를 시각화했다. 'SWIM'에서는 대형 천을 물결처럼 활용해 무대를 유동적으로 만들었고, 'Body to Body'는 강강술래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로 한국적인 움직임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아리랑'이 삽입된 'Body to Body' 무대에서는 제이홉을 중심으로 관객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장면이 연출됐다.
'IDOL'에서는 댄서들이 경기장 트랙을 따라 행진하며 공연장을 하나의 거대한 퍼레이드로 확장시켰다. 스크린에 비친 광화문 이미지는 이번 공연의 상징성을 더하는 듯 했다. 공연 전반에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문구와 수묵화풍 이미지, 민요 사운드가 어우러지며 한국적 정서를 깊이 전달했다.
◆ 깜짝 신곡 'Come Over', 그리고 이어진 글로벌 히트곡
이날 공연에서는 디럭스 바이닐을 통해 공개된 신곡 'Come Over' 무대도 깜짝 등장했다. 이 곡은 슈가가 미국 도착 직후 작업한 곡으로, 스타디움 앤섬과 팝을 결합한 사운드 위에 공간감 있는 신시사이저와 묵직한 비트가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슈가는 "미국 도착 첫날 쓴 곡이다. 낯설 수 있지만 차차 알게 될 거다. 그런 게 오래 간다. 들어주면 고맙겠다"고 특유의 덤덤한 소감을 밝혔다. 이에 멤버들은 "많관부"라는 말로 힘을 보태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지나가던 강아지도 아는 노래"라는 농담과 함께 'Butter'를 소개했고, 'Dynamite'까지 이어지며 글로벌 히트곡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 "우리가 함께라면"…7인의 진심
공연의 마지막, 방탄소년단은 각자의 방식으로 진심을 전했다. 슈가는 "오늘 날씨도 좋고 여러분 텐션도 높아서 공연이 더 좋았다. 내일 친구분과 함께 와서 마음껏 즐겨달라"고 말했다. 지민 역시 "6년 반 만의 투어라 더 의미가 크다. 그동안 정말 보고 싶었고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뷔는 "어제 공연에서 너무 신나서 목이 아팠는데 지금 아미를 보니까 다 나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고, 진은 전매특허의 매혹적인 손키스로 인사를 건넸다.
이날 가장 큰 울림을 남긴 건 RM과 정국이었다.
RM은 무릎을 꿇고 인사한 뒤 "오래 걸렸지만 기다려주시고 성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2.0이라는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지만 변하지 않는 건 하나다. 7명이 함께한다는 것, 그리고 여러분을 향한 진심"이라면서 "15살이었던 정국이가 이제 30살이 됐다. 독립된 사람들로서 우리는 각자 많은 선택을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함께 하기로 한 거다. 우리의 변화를 믿고 지켜봐 달라."고 진정성 있게 호소해다.
정국 역시 큰 절로 인사를 전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제가 하는 모든 마음은 진심"이라며 "얼마 전에 한 라이브 방송에서 보였던 모습도 그렇고, 앞으로도 몸이 부서질 때까지 여러분을 위해 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이홉은 "7명 모두 무대에 대한 진심은 변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7명은 함께 손을 맞잡으면 군대로 인해 생겼던 4년 간의 공백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 'BTS 2.0', 그리고 현재진행형
이번 고양 공연은 오는 12일까지 총 3회로 진행되며 약 13만 2000명의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이후 약 4년 만에 재개된 월드투어는 'BTS 2.0'이라는 새로운 챕터의 출발점이다.
가장 한국적인 요소를 전면에 내세운 이번 공연은 80여 회에 달하는 월드투어의 시작이자, 방탄소년단이 앞으로 보여줄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실험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실험은, 이미 고양의 함성 속에서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었다.
사진제공=빅히트 뮤직(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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