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사운드체크 할 때 목 걱정 많이 했는데 막상 무대에 서니 (고음이) 나오네요. 여러분들이 주시는 응원의 힘이 정말 큰 것 같습니다. 이건 기적이자 축복입니다."
빅뱅 대성은 2026년의 첫 주말, 그 '기적'이라는 단어로 자신의 20주년을 열었다.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잠실 핸드볼경기장(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에서 열린 'DAESUNG 2025 ASIA TOUR: D's WAVE ENCORE - SEOUL' 무대에서 대성은 오프닝부터 객석을 가득 채운 노란빛과 흰빛 응원봉을 바라보며 연신 감사 인사를 건넸다.
대성은 'Fly Away', 'JUMP'를 연달아 부르며 공연의 속도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그는 "2026년 1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이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했고, 관객들은 함성으로 화답했다. 오랜 시간 다져온 라이브 내공은 시작부터 흔들림이 없었다. 이어 빅뱅의 초창기곡 '웃어본다'와 'WOLF'까지 이어지자, 솔로 무대였지만 객석은 자연스럽게 '팀의 시간'으로 연결됐다.
무대 사이사이 대성의 넉살 좋은 진행도 공연의 결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빅뱅을 좋아했어도 벌써 스무 살이실 거다. 그러니까 체력 이슈도 생각하고 있다. 나도 3년 전에 무릎 수술을 하지 않았나. 팬분들을 배려해드리고 싶다"고 웃으며 객석을 다독였다. 또 "연예인 19년 하면서 SNS도 안 하고, 대외활동도 싫어하고, TV에선 까불까불하다가도 쏙 들어가고… 그런데도 응원해 주시는 분들 오면 감사하다"며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약 100분간 이어진 공연에서 대성은 첫 번째 미니앨범 'D's WAVE' 수록곡을 중심으로 세트리스트를 촘촘하게 구성했다. 지난 12월 10일 발매된 새 싱글 무대로 파워풀한 보컬을 한껏 펼쳤다. 초반에 했던 목 걱정이 무색할 만큼, 대성의 성량과 호흡은 후반으로 갈수록 더 단단해졌다.
공연 중반부에는 빅뱅의 팀워크가 빛나는 장면이 이어졌다. 대성은 지드래곤의 스타일을 따라 한 모습으로 등장해 '하트브레이커'를 자신만의 '구수한' 창법으로 소화했다. '지드래곤'이 아닌 '지대래곤'으로 변신한 대성의 장난기 어린 무대에 객석은 웃음과 환호로 들썩였다.
이후 등장한 태양과 대성은 뜨겁게 포옹하며 우정을 과시했다. 대성은 객석을 향해 "우리 형님을 많이 사랑해 달라"고 말했고, 태양은 "솔로 정규앨범 마무리 작업 중"이라며 근황을 전했다. 또 태양은 공연을 앞두고 대성을 걱정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뒤에서 보는데 '아니 무슨 걱정을 왜 했냐' 싶었다. 진짜 걱정 많이 했는데, 열창을 하더라"라며 대성의 성실한 준비 모습을 공개했다.
대성은 가창뿐 아니라 드럼 연주로도 새로운 면을 보여줬다. 몸을 움직이며 직접 리듬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라이브를 꽉 채우는 방식'이 단지 목소리만이 아님을 보여줬다. 그리고 마지막엔 대성이 가장 '대성답게' 팬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그는 "SNS 활동도 안 하고, 일상을 공유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여러분께 진심을 표현할 창구가 없었다. 공연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손편지를 꺼냈다.
손편지에는 투어의 시간과 무대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팬들에 대한 감사가 담겼다. 대성은 "작년 4월 투어를 시작해서 앵콘인 오늘까지 보람과 감동으로 가득했다"며 "20년 가수로 살다 보면 무대를 앞두고 걱정이 덜컥 앞선다. 그런데도 이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낀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적었다. 또 "당연한 행복은 없다.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과정도 행복"이라며, "아직 반도 안 왔다고 믿는 나의 음악 인생을 앞으로도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서울 앙코르 공연은 당초 3일과 4일 양일간 예정됐으나,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2일 공연이 긴급 추가됐다. 3일 공연장 역시 빈틈없는 객석과 뜨거운 함성으로 대성의 티켓 파워를 실감케 했다. 이번 공연은 오는 4월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진행되는 빅뱅의 재결합의 예고편과도 같았다. 20년 전 혜성처럼 등장해 가요계를 뒤흔든 빅뱅은, 여전히 현재형으로 무대 위에 서 있었다. 시간은 흘렀지만 그들의 음악과 존재감은 축적됐고, 대성의 이 밤은 그 20년이 결코 과거형이 아님을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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