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8일(화)

영화 스크린 현장

영화로 보는 '아시아의 얼굴'…제10회 런던아시아영화제 개막

작성 2025.10.28 10:11 조회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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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제10회 런던아시아영화제(LEAFF, 집행위원장 전혜정)가 10월 23일(현지시각) 런던 오데온 럭스 레스터스퀘어 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영화제는 '아시아의 얼굴'(Faces of Asia)을 주제로, 지난 10년간 아시아 영화가 보여준 다양성과 창의성을 기념하고 새로운 10년을 향한 도약을 선언했다.

런던 도시 중심에서 11일간 펼쳐지는 영화제는 아시아 최고의 작품 45편을 영국 최대 극장에서 화려하게 소개하는 것은 물론 개막 전부터 '아시아의 얼굴' 컨셉에 맞춘 사전 리셉션 개최가 영국국립초상화갤러리(National Portrait Gallery)에서 영국문화계 주요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려 유수 참석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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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는 한국의 하정우 감독, 이환 감독, 허가영 감독, 김형구 촬영감독, 신보경 미술감독, 홍콩의 욘판(Yonfan) 감독, 조나단 리(Jonathan Li), 차우맨 유(Chou Man-Yu) 감독 등이 공식 게스트로 참석해 현지 영화 전문가들과 교류했다.

특히, 영화 무간도의 작가이자 골든핑거를 연출한 장문강(펠릭스 총) 감독, 아시아필름어워드 디렉터 로저 가르시아(Roger Garcia), 채은석 감독 등도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런던을 방문해 영화제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

이날 런던 레스터스퀘어 오데온 럭스극장 800석 규모의 상영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열띤 환호 속에 열린 개막식에서는 영화제를 대표하는 LEAFF 어워드(LEAFF Awards) 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개막식에서 영화제 전혜정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큰 관심과 지원을 보내온 런던시장 사디크 칸(Sadiq Khan)이 10주년을 맞아 보내온 축하 메시지를 낭독하며 개막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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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시장은 "지난 10년간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아시아 영화의 대변자이자 런던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축제가 되었다"며, "런던의 힘은 다양성에 있으며, 이 영화제는 그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행사 중 하나다. 앞으로의 10년이 더욱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지는 리프어워드 시상식에서는 LEAFF Honorary Award(리프 어너러리상)이 배우이자 감독으로 꾸준히 도전하며 예술적 성취를 이어온 하정우 감독에게 수여되었다. 그는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로 초청받으며, 전혜정 집행위원장으로부터 트로피를 전달받았다.

하정우는 " 어렸을 때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를 보면서 감독을 꿈꾸며 자랐다. 그런데 감독으로서 영국 런던에 처음으로 초청되어 참석하여 제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되어 감사하다. 런던이 특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며 수상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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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공로상(Lifetime Achievement Award) 은 홍콩의 거장 욘판(Yonfan) 감독에게 돌아갔다. 성인 애니메이션 'Praying Mantis'로 초청된 욘판 감독은 20년 만의 런던 방문 소감을 전하며, "지난 작품인 '체리레인 넘버7'을 온라인으로만 영국 관객을 만나다가 이렇게 직접 마주하니 감격스럽다"는 말로 관객의 큰 박수를 받았다. 무대 위에서 하정우 감독에게 즉석에서 차기작 출연 제안을 던지는 유쾌한 장면도 연출됐다.

영화제의 인기 섹션 중 하나인 '여자 이야기'(Women's Voices)에는 여성의 삶과 시선을 다룬 작품들이 초청되는데, 이중 2편의 한국작품이 포함되었다. 이 섹션에 '프로젝트 Y'로 초청된 이환 감독과 '첫여름'으로 초청된 허가영 감독은 개막 무대에 올라 작품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인사를 나눴다.

허가영 감독은 "영화가 새로운 영화제에 초청되어 새로운 관객을 만날 때마다 작품이 새롭게 호흡하여 재탄생하는 것 같다. 런던 관객들에게 내 영화가 어떻게 다가갈지 기대된다"며 큰 감동을 전했고, 이환 감독은 작품이 국내 개봉도 전에 런던에 초청되어 관객을 만나게 된 데에 큰 의미를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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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에 이어 개막작 홍콩의 거장 오우삼(John Woo) 감독의 '하드보일드'(Hard Boiled) 4K 리마스터링 버전이 영국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주윤발과 양조위가 출연한 이 전설적 액션영화의 복원 상영은 관객들에게 아시아영화의 영광을 다시금 일깨우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10년 동안 매년 영화제 패스를 구매해 온 단골 관객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영화제가 자신들의 인생 일부가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제 기간 영화상영뿐 아니라 영화를 찾는 관객들을 위한 K-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는 공간 '농심라운지'를 영화제 주요 상영관 내에 설치하여 한국 영화의 단골 소품인 라면과 소주를 테마로 한 체험 공간이 운영된다. 관객들은 팝콘 대신 새우깡을 즐기며 영화 관람을 하고, 라면과 소주를 시식하며 K-라이프스타일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10년을 함께 해온 영화제와 농심의 파트너쉽이 한류를 이끄는 첨병이 되어 영화제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11년째 민간에서 런던아시아영화제를 설립하고 이끌어 온 전혜정 집행위원장은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영화가 왜 중요한 예술인가를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영화는 문화를 잇고, 대화를 촉발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 영화제는 작은 상영회에서 출발해, 아시아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고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대륙을 넘어 관객과 소통하는 역동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이 특별한 순간은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준 감독들뿐 아니라, 아시아를 아시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의 가치를 믿어준 모든 관객과 공동체를 위한 축하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고, 대담한 창의성을 응원하며, 아시아의 이야기가 전 세계에 울림을 줄 수 있는 문화의 장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금까지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10년도 새로운 영화적 발견과 연결의 여정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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