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BIFF] "차세대 거장 안 나온다"…'BAFA 교장' 김지운 감독이 본 원인과 대안

김지혜 기자 작성 2025.09.19 16:11 수정 2025.09.19 17:13 조회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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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SBS 연예뉴스 | 해운대(부산)=김지혜 기자] 2025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BAFA) 교장으로 취임한 김지운 감독이 차세대 거장이 부재하다는 한국 영화계 현실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1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소향시어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지운 감독은 박찬욱, 이창동, 봉준호 뒤를 잇는 거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개인 역량의 문제일 뿐 아니라 한국 영화계 시스템 전반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어 "좋은 인재가 나오려면 영화계가 활력이 넘쳐야 하고,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며, 관객이 유입이 되어야 하고, 관객이 유입되려면 극장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개성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지운 감독은 "현재 한국 영화계는 모험을 하지 않고 보수적으로 가고 있다. 위축된 상황이다. 새롭고 신선한 영화가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시스템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영화인들이 제작 의욕을 가질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생각해 보면 한국 영화가 부흥기였을 때가 김대중 정권인데 그때 엄청난 문화적 지원이 있었다. 그러한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지운 감독



김지운 감독은 현재 미국 장편 영화 '홀'(The Hole)을 준비 중이다. 김지운 감독은 "매년 수 십 편 영화를 만들던 메이저 투자사들도 이제는 1년에 고작 1~2편만 투자할 정도로 시장이 처참한 상황이다. 저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에서 감독 제의가 많이 들어오는 상황이었고, 그 제안에 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투자가 위축된 국내 영화계 환경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영화 산업의 부정적 측면만 말한 것은 아니었다. 일본, 중국, 인도, 한국의 뒤를 잇는 아시아 국가의 인적, 물적 자원이 아시아 영화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 산업의 미래를 예측해 보자면, 아시아에 전통적 영화 강국들이 있다. 일본, 중국, 인도가 있고, 한국, 태국, 대만 등이 있다. 현재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가 산업 지표들이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잠재성과 가능성만 본다면 아시아 영화에서 어떤 해답, 비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어 "최근 베트남을 가봤는데 도시 자체가 우리나라 80~90년대처럼 역동적이더라. 특히 젊은이들이 많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런 에너지가 베트남뿐만 아니라 영화 신진 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나라들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시아가 가지고 있는 그런 풍부한 인적, 물적 자원이 그 어떤 대륙 블럭 못지않게 잠재성이 있다고 본다. 이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 바파(BAFA)가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영화아카데미는 아시아의 젊은 영화인 발굴과 아시아 영화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만든 부산국제영화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역대 최다인 40개국, 625명의 영화 인재가 몰렸다. 2005년 출범 이래 역대 최다 지원이다. 특히, 여성 영화인의 지원 비율과 참가자 수가 크게 늘었고, 파키스탄과 중국의 지원 열기가 예년보다 두드러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지운 감독은 올해 교장직을 맡아 최종 선발된 여덟 팀을 멘토링하고, 8편의 단편 영화 제작을 지도한다. 제작된 영화 단편 영화 8편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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