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7일(수)

영화 스크린 현장

[BIFF] '30주년' 부산국제영화제의 대변화…경쟁으로 경쟁하다

김지혜 기자 작성 2025.09.17 19:56 수정 2025.09.17 19:57 조회 118
기사 인쇄하기
부산국제영화제

[SBS 연예뉴스 | 해운대(부산)=김지혜 기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가 서른 살 생일을 맞아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17일 오후 7시 부산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장으로 열흘간에 대장정을 시작했다.

개막식 1시간 전인 오후 6시부터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는 사회를 맡은 이병헌을 필두로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이혜영, 조우진, 이규형, 박지환, 한소희, 전종서, 홍경, 김민하, 유지태, 이재인, 정우, 신승호, 크리스탈, 방민아, 김주령, 유태오, 고경표, 박근형, 예수정, 류경수, 리사, 이수혁, 밀라 요보비치, 와타나베 켄, 사카구치 켄타로, 박찬욱, 변성현, 이환, 자파르 파나히, 폴 앤더슨, 매기 강, 기예르모 델 토로, 양가휘, 니시지마 히데토시, 장미희, 신철 등이 참석했다.

어쩔수가없다

이밖에 영화제 기간 봉준호, 이창동, 김지운, 장재현, 이상일, 지아장커, 차이밍량, 두기봉, 마르코 벨로키오, 마이클 만, 션 베이커, 지안프랑코 로시, 세르게이 로즈니차, 피에트르 마르첼로, 줄리엣 비노쉬, 계륜미, 윤여정, 장첸 등이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개막식의 사회는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이병헌이 맡았다. 개막식 사회는 물론 개막작 '어쩔수가없다'의 주인공이기도 한 이병헌은 올해 영화제를 누구보다 바쁘고 알차게 맞이했다.

올해 영화제 공식 상영작은 총 241편으로 지난해보다 17편 늘었다. 연계 프로그램에서 상영하는 작품들까지 모두 포함하면 총 328편이 열흘간 부산 해운대 일대(해운대, 센텀시티 등)에서 상영된다.

부산국제영화제

1996년 9월 13일 부산 남포동에서 닻을 올렸던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를 발굴, 지원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영화제 출범 약 10년 만에 도쿄국제영화제, 홍콩국제영화제 등을 따라잡았고, 해외로 범위를 넓혀도 10위권의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영화제로 발 빠르게 도약했다.

남포동과 해운대 이원화 체제로 진행됐던 영화제는 2011년 해운대 센텀시티에 영화제 전용관인 영화의 전당을 짓고 제2의 도약을 알렸다. 모든 상영관을 센텀시티와 해운대에 집중해 영화 관람객들의 불편함을 해결했고, 매년 영화제 관계자들을 떨게 했던 기상악화 문제 역시 전용관 설립으로 해결했다.

번영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스무 돌 생일을 앞뒀던 2014년 제19회 영화제는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부산시와 대립했고, 서병수 당시 부산시장은 강도 높은 감사로 영화제 수뇌부를 압박했다. 영화제의 정치적 자율성에 대한 갑론을박을 낳았던 이 사태로 인해 영화제는 운영상의 어려움까지 겪으며 흔들렸다.

'다이빙벨' 사태 이후 영화제는 수년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빠진 관객 수가 다시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여타 영화제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으며,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지는 등 변화를 겪었다.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올해 영화제는 박광수 이사장, 정한석 집행위원장 체제로 열린다.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경쟁 영화제 전환이라는 대변화를 시도한다.

종전에도 뉴커런츠(신인 감독 데뷔 섹션)와 지석상(제작 편수 3편 이상 감독 섹션)이라는 수상 부문이 있기는 했지만 경쟁 성격을 띤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부산 어워드'라는 이름의 경쟁 섹션을 도입해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한다. 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제를 넘어서 아시아 최고 영화제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한 시도다. 경쟁 영화제 전환을 통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영화제로 거듭나겠다는 힘찬 발걸음이다.

첫 해를 맞은 '부산 어워드'에는 장률 감독의 '루오무의 황혼', 비간 감독의 '광야시대', 미야케 쇼 감독의 '여행과 나날', 비묵티 자야순다라 감독의 '스파이 스타', 홍콩 배우 서기의 감독 데뷔작 '소녀', 임선애 감독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 한창록 감독의 장편 데뷔작 '충충충' 등 아시아 전역의 14편이 초청돼 트로피를 두고 경쟁한다.

부산
부산
부산

절반 이상의 작품이 이미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거나 초청받은 이력이 있는 작품이라 '경쟁 부문 초청=월드 프리미어(전 세계 최초 상영)'라는 경쟁 영화제 공식은 깨졌지만 부산국제영화제만의 시선으로 영화들을 새롭게 평가하고 수상할 예정이다. 심사는 감독 나홍진, 코고나다, 마르지예 메쉬키니, 배우 양가휘와 한효주, 프로듀서 율리아 에비나 바라하가 맡았다.

박광수 이사장은 '외연을 확장하며 내실을 다진다'는 목표를 내걸고 영화제 성공을 다짐했고, 올해 새롭게 위촉된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관객과 영화인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영화제, 아시아 창작자들을 위한 대형 플랫폼으로서의 도약을 예고했다.

ebada@sbs.co.kr 

<사진 = 백승철 기자, 영화 스틸컷>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