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7일(일)

영화 스크린 현장

황금사자상 거론됐던 '어쩔수가없다', 베니스 수상 불발 '이변'

김지혜 기자 작성 2025.09.07 12:51 수정 2025.09.07 13:03 조회 1,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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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낭보를 전하지 못했다.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는 6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베네치아) 리도섬에서 폐막식을 열고 올해 수상자들을 발표했다. 그랑프리인 황금사자상은 미국 짐 자무시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러더'가 차지했다.

2등 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 대상(은사자상)은 영화제 후반 공개돼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튀니지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의 '힌드 라잡의 목소리'에게 돌아갔다.

힌드

감독상(은사자상)은 미국 베니 사프디 감독의 '스매싱 머신', 심사위원특별상은 이탈리아 지안프랑코 로시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구름 아래'가 받았다. 남자배우상(볼피컵)은 이탈리아 영화 '그레이스'(감독 파울로 소렌티노)의 토니 세빌로, 여자배우상(볼피컵)은 중국 영화 '태양은 우리 모두에게 떠오른다'(감독 차이샹준)의 신즈레이가 각각 차지했다. 각본상은 프랑스 영화 '앳 워크'의 발레리 돈젤리 감독이 받았다.

이날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어떤 부문에도 호명되지 못했다. 지난 8월 29일 베니스국제영화제에 공개된 '어쩔수가없다'는 상영 직후 데드라인, 인디와이어, 더 타임스, 벌처, 스크린 등의 해외 영화 매체들은 강력한 황금사자상 후보로 지목했기에 이변에 가까운 결과다. 그랑프리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쟁 부문 본상 중 하나는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웃길수록 좋다"는 '어쩔수가없다', 필사의 생존극에 더해진 아이러니한 유머

그도 그럴 것이 '어쩔수가없다'는 영화제 기간 매일 발간되는 베니스영화제 공식 데일리의 매체 종합 평점에서 후반부까지 선두를 달렸다. 미국의 영화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도 7일까지 신선도 100%를 유지했다. 23개 매체의 리뷰가 올라온 가운데 유지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영화제의 수상작은 관객도, 영화기자도, 평론가도 아닌 심사위원들이 결정한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들은 '어쩔수가없다'에게 트로피를 안기지 않았다.

한국 영화로는 20년 만의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에다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았기에 '어쩔수가없다'팀의 빈손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박찬욱 감독은 담담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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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투자배급사인 CJ ENM을 통해 "제가 만든 어떤 영화보다 관객 반응이 좋아서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이라고 영화제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어쩔수가없다'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의 압도적 호평과 화제몰이에 힘입어 다음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내년 3월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국 대표로 출품을 확정했다. 목표는 국제장편상 최종 후보 입성이다.

올해 칸영화제 그랑프리인 이란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 올해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힌드 라잡의 목소리' 등 국제장편상을 노리는 작품이 어느 해 보다 쟁쟁해 또 한 번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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