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베니스국제영화제 공개 이후 해외 언론의 호평이 쏟아지며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어쩔수가없다'는 이탈리아 현지 시각으로 8월 29일(금) 오후 9시 45분 베니스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살라 그란데(Sala Grande) 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진행했다.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한 가운데, 1,032 석의 좌석을 채운 관객들은 기립박수와 찬사를 보내며 영화제의 밤을 화려하게 물들였다.

영화제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는 첫 주말을 앞두고 공개된 '어쩔수가없다'는 화제작 다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날 오전 두 차례 열린 언론 시사회 역시 모두 매진을 기록했고, 기자 시사회 이후 터진 해외 언론의 호평에 영화에 대한 관객의 기대감 고조됐다.
공식 상영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에서 박찬욱 감독과 배우들은 각국 매체의 뜨거운 취재 열기에 여유로운 미소로 화답했다. 레드카펫을 빛낸 '어쩔수가없다'의 주역들을 향한 관심은 극장을 가득 메운 관람 열기로 이어졌다.
상영이 시작되고, 음악이 흐르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찬욱 감독이 완성한 필사의 생존극에 몰입하는 관객들로 극장은 이내 고요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긴장과 이완을 오가는 전개는 몰입감을 높였고, 의외의 순간에 등장하는 아이러니한 유머로 곳곳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인물에 입체감을 더하는 배우들의 호연과 빈틈없는 시너지는 극을 유려하게 이끌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여기에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장센과 정교한 음악은 극에 밀도를 더하며 관객들을 박찬욱 감독만의 세계로 완전히 끌어들였다.

상영이 끝나자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환호가 약 9분 동안 지속됐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박찬욱 감독은 배우, 스태프들과 포옹하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나눴다. 프리미어 시사 일정을 마친 이후 박찬욱 감독은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는데, 영화를 본 분들이 찾아와 모두 재미있다고 말해주더라. 그 말이 진심이길 바라고 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두 차례의 언론시사회와 한 차례의 월드 프리미어 상영 이후 '어쩔수가없다'는 압도적인 호평을 받았다. 가디언(THE GUARDIAN)은 "박찬욱 감독 특유의 유려하면서도 단단한 자신감이 돋보이는 서사의 추진력. 일종의 코미디 풍의 소동극처럼 시작하지만, 이내 전혀 다른 장르로 변신한다. 가족의 붕괴, 가장의 위기, 그리고 국가의 현주소를 그려낸 초상이다"라고 전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Screen International)은 "심리적 긴장감과 폭소를 자아내는 장면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고 평했다. 버라이어티(Variety)는 "박찬욱이 현존하는 가장 품위 있는 감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이자 매혹적인 블랙 코미디"라고 설명했고, 인디와이어(IndieWire)는 "박찬욱 감독의 탁월하고, 잔혹하고, 씁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자본주의 풍자극. 이병헌의 유려한 연기는 박찬욱 감독의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인 톤을 지탱하는 핵심이다"라고 평가했다.

넥스트 베스트 픽쳐(Next Best Picture)는 "박찬욱은 이번 작품을 통해 현존하는 가장 창의적인 영화감독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특유의 카메라 워크와 편집은 여전히 혁신적이면서도 강렬하다"고 감탄을 전했다.
세계적인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했다. 8월 31일까지 총 17개 매체의 리뷰가 나왔으며 이들은 모두 100만 점의 점수를 매겼다. 계속해서 리뷰가 업데이트 되는 만큼 이 점수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영화제 초반부에 공개된 작품인 만큼 경쟁작들의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개된 6편의 경쟁작 중에선 가장 평점(3.17)이 높다. 이 평점이라는 것은 영화제에 참석한 영화 평론가들의 평점을 평균화한 수치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역시 칸영화제와 마찬가지로 10명 내외의 심사위원들이 수상작을 결정한다. 수상 여부는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의 성향과 선호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심사위원장은 영화 '바튼 아카데미'와 '디센던트'로 유명한 미국의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맡았다.
제82회 베니스영화제는 9월 6일까지 이탈리아의 베니스에서 열리며 수상작은 영화제 폐막일에 공개된다. 그랑프리인 황금사자상을 필두로 은사자상 심사위원 대상, 은사자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각본상, 볼피컵 남우주연상, 볼피컵 여우주연상, 신인배우상의 시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 작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한다.
베니스국제영화제를 통해 베일을 벗은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17일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프리미어로 또 한 차례 공개된 후 9월 24일 전국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사진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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