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2일(화)

영화 스크린 현장

'남색대문' 계륜미 "남친과 싸운 후 걸어다가 길거리 캐스팅"

김지혜 기자 작성 2025.08.12 12:58 조회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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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륜미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대만 최고의 스타 계륜미가 20여 년 전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영화 '남색대문'에 출연했던 비화를 밝혔다.

계륜미는 자신의 데뷔작 '남색대문'이 국내에 재개봉하는 것을 기념해 지난 7일 내한했다. 8일과 9일 10회차의 무대인사 및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며 '남색대문' 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번 내한은 '남색대문'이 세상에 보여진지 23년 만에 한국 관객과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였다. 부푼 기대감으로 상영관에 들어간 계륜미는 예상치 못한 광경과 마주했다. 관객들은 깜짝 이벤트로 "눈을 감아도 내 모습이 안 보여. 하지만 계륜미 모습은 보여."라고 적힌 슬로건과 함께 "워 아이니"를 외치며 계륜미를 환영했다. 문구는 관객들이 손꼽는 '남색대문'의 명대사이자 계륜미의 독백인 "눈을 감아도 내 모습이 안 보여. 하지만 네 모습은 보여."를 활용한 것이다. 계륜미는 시작부터 깊은 감동과 함께, 행사에 임할 수 있었다.

남색

관객과의 대화에서 계륜미는 정성 가득한 답변으로 관객들에게 감동과 여운을 돌려주었다. 데뷔작인 '남색대문'을 자주 꺼내 보는지 묻는 질문에 계륜미는 "원래 작품이 끝나면 다시 보는 편은 아니지만, 남색대문은 예외"라고 답하며, 한국 관객분들을 만나게 된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또한 '남색대문' 마지막 촬영 날 느낀 감정에 대해서는 "지금 생각해도 굉장히 감동적입니다. 그 순간 드는 생각이 '큰일 났다. 어쩌지. 이분들을 이제 평생 다시는 볼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도 모르게 손을 떨면서 대성통곡을 했습니다."라고 말하며, 하지만 오늘날 이렇게 여러분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그때의 감정을 더 잊지 못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계륜미는 그 자체로 영화 같았던 길거리 캐스팅 당시 상황도 전해 주었다. 계륜미는 "당시 남자친구와 싸우고 굉장히 안 좋은 표정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라며 "조감독님께서 저를 발견하시고 제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해서 '이거 사기꾼 같은데'라고 생각을 했었고요. 길에서 짧은 영상을 찍었는데 저보고 좀 웃으라고 하셨어요. 전 '제가 왜 웃어야 하죠.'라고 답변했고 굉장히 억지로 웃는 모습을 찍어서 가지고 가셨습니다"고 말했다.

계륜미

그리고 일주일 뒤에 감독이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고, 감독과 만나게 됐다. 계륜미는 "당시 제가 힙합에 빠져 힙합 춤을 추고 다닐 때라 항상 남자 바지에 제일 작은 사이즈를 입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감독님을 뵈러 갈 때 노란색 선글라스에 빨간색 두건을 쓰고 갔었거든요. 그 보이시한 모습이 아마 멍커로우의 분위기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 당시에 뭔가 마음속에 좀 고집스러운 면을 가지고 있었고요. 세상의 벽을 넘고 싶어 하는 모습들이 있어서 캐스팅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라고 감독과의 만남, 캐스팅 이유를 전했다.

계륜미는 '남색대문'에 얽힌 비밀도 공개했다. '장시하오(진백림)'와의 통화 장면에 대해 묻는 질문에 계륜미는 "그 장면에 숨겨진 비밀을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제가 그 우는 장면을 찍을 때 굉장히 오래 걸렸습니다. 제가 남자친구랑 싸우고 가다가 캐스팅됐다고 말씀드렸잖아요. 헤어지면서 '내가 이놈을 위해서 절대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겠다'라고 제 스스로에게 결심한 게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 장면에서 눈물이 나오지 않아서 감독님께서 꽤 오랫동안 기다려 주셨었습니다."라고 말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계륜미

찐팬들의 섬세한 질문들에 계륜미 역시 재밌는 답변이 끊이지 않았다. '남색대문을 추억하는 소장품이 있냐는 질문에, "멍커로우가 입었던 교복을 남겨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자전거 타는 장면을 찍다가 자전거 줄에 걸려서 수술을 받았었는데요. 그 당시에 진백림 씨가 저를 위로한다고 콜라병으로 날개 모양의 천사를 만들어서 줬는데 그것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나오는 노래 역시 지금도 자주 듣는 노래입니다."라고 말했다.

행사를 모두 마친 계륜미는 마지막 소감으로 "돌아가서 감독님과 진백림한테 두 분보다 행복했다고 꼭 얘기하겠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20여 년의 회포를 푼 '남색대문' 내한 행사는, CGV 용산아이파크몰 & CGV 영등포 & 에무시네마에서 진행되었다. 계륜미는 한국 관객의 뜨거운 성원에 자진하여 추가한 회차를 포함해 이틀간 총 10회의 관객과의 대화(GV) 및 무대인사를 소화하며, 한국 관객에게 연신 감사함을 전했다.

'남색대문'은 열일곱, 한여름의 성장통을 지나는 세 청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대만 최고의 스타인 계륜미의 데뷔작이다. 전국 CGV 아트하우스와 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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