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6일(일)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오징어 게임3'는 용두사미일까…황동혁 감독의 이유있는 선택들

김지혜 기자 작성 2025.07.04 17:33 수정 2025.07.05 00:39 조회 2,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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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

* 이 글에는 '오징어 게임' 시즌3에 대한 스포일러가 다수 있습니다.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다음 게임을 대비해 사람을 곤죽으로 만들어 도시락을 준비하려는 행태와 다음 도전을 앞둔 아기에게 우유를 주는 핑크 요원이 모습이 교차한다. 냉기와 온기, '오징어 게임'에서는 두 기류가 계속해서 교차했다.

사람 한 명의 목숨값이 1억 원으로 환산되고, 타인의 죽음이 곧 나의 이득이 되는 이 세계에 과연 희망은 있는가. 이 질문에 황동혁 감독은 부정과 긍정 모두를 이야기하고자 했다.

결국 그는 '말'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내는 엔딩을 택했고, 그 엔딩에서 우리는 성기훈(이정재 분)의 숭고한 죽음을 목도했다. 당연하게도, 이 결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불호는 갈렸다. 누구도 성기훈의 여정이 핑크빛 결말이 되리라고 예상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주인공이 핏빛 주검으로 사라지는 결말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황동혁 감독은 5년에 걸친 이 시리즈를 자기만의 신념과 방식으로 끝냈다. 시청자가 원하는 결말과 창작자가 지향한 결말은 분명 간극이 컸다. 그 결과는 호불호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주인이 아니라 시청자와 팬이 주인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그는 대중의 다양한 의견 개진이 이 작품을 소비하는 방식임을 인정하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놀라운 세계를 창조하고, 확장해 나간 그에게 마지막 시즌에서 했던 무수한 선택에 대한 이유를 물었다.

오징어

Q. 시즌3로 '오징어 게임'의 긴 여정을 끝냈다. 소감이 궁금하다.

A.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라 언제 이런 사랑을 또 받을까 싶다. 홀가분하면서도 섭섭한 양가적 감정 교차한다.

Q. 결말에 대한 말이 많다. 처음에는 해피엔딩을 구상했다고 들었다. 어느 시점에 지금의 결말을 결정했나?

A. 막연하게 시즌 2,3를 하게 된다면 기훈이가 게임에서 이기고 미국에 있는 딸을 보러 가는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집필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라는 고민을 해보니 그렇게 희망적인 이야기로 끝낼 수 없는 세상이 돼 있더라. 1을 만들 때보다 세상은 더 고통스러워졌다. 불황의 그림자는 더 짙게 드리워져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기후 위기도 닥쳤으며, 전쟁은 끝날 기미가 없다. 과연 우리 삶에 나은 미래가 있을까 싶었다. 젊은 세대들은 윗세대보다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 어려운 세상이 돼버렸다. 그러다 보니 기훈이 게임을 끝내고 딸을 보러 가는 결말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성세대로서 다음 세대에 좀 더 나은 세상을 물러주기 위해서 희생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오징어

Q. 마지막화 후반부, 미국의 한 골목길에서 딱지녀로 분한 케이트 블란쳇이 시민과 딱지치기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을 프론트맨이 목격한다. 이야기가 더 크게 확장될 수 있도록 결말을 열어둔 것 같기도 한데 그 장면에 어떤 의미를 담고 싶었나?

A. 한국에서 이 게임이 여기서 멈췄다고 해도 모든 세상의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 우리는 계속해서 정신을 차리고 이 세상을 나아지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면 안 된다는 느낌의 엔딩을 주고 싶었다. 기훈이 살아 나가는 해피엔딩에도 그 장면은 있었다. 기훈이 희생으로 게임을 끝내서 프론트맨이 미국에 대신 가는 설정이 됐지만 그조차 몰랐던 게임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Q. '다음 세대에 대한 희망'을 언급했는데, 그렇다면 임산부 캐릭터를 만들 때부터 출산 장면까지 다 구상한 것인가?

A. 그렇다. 시즌3 중반부, 모든 것에 실패한 기훈에게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주고 싶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그에겐 지켜야 할 것이 생긴 것이다. 기훈의 희생을 보여주기 위해 아이가 필요했다. 아이는 상징적 존재다. '오징어 게임'은 우화 같은 이야기지만, 현실로 바라보는 사람도 많다. 동정녀 마리아처럼 아이를 출산할 수는 없으니 현실적이면서도 상징적으로 기능할 아이가 있었으면 했다.

오징어 게임

Q. 조유리의 아이 엄마 연기가 어색하다는 의견도 있다. 조유리여야 했던 이유를 꼽자면?

A. 준희는 출산을 해보지 않았을 것 같은 이미지여야 했다. 또한 되게 어린데 독립적이고 강한 눈빛의 여배우를 원했다. 그래서 수많은 오디션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조유리를 찾았다.

Q. "우리는 말이 아니야. 사람은..."이라는 성기훈의 외침에서 '사람은' 뒤에 말을 비워둔 것이 인상적이었다.

A. 처음엔 그 뒤에 들어갈 말을 고민했다. 그런데 답이 안 나오더라. 사람은 어떤 존재인지가. 어떨 땐 한없이 잔인하고 흉폭한 존재기도 하고, 어떨 때는 자기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이타적인 존재기도 하다. 인간은 불가사의 한 존재라 한두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더라. 그래서 빈칸으로 남겨두고, 지금 사람은 이래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경쟁을 추구해선 미래가 없고 더 큰 재앙이 닥쳐올 것 이기에 지금 사람은 이래야 한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욕망의 수래바퀴를 잠시 멈추고 미래 세대에 남겨주기 위해 희생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 그런 의미로 사람은...뒤에 공간을 비워놓고, 기훈이 행동으로 빈칸을 채우길 바랐다.

오징어
오징어

Q. 마지막 게임인 '○△□' 은 공사장처럼 보이는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시즌1에서 기훈이 쌍용자동차에서 해고된 노동자로 설정돼 있었는데 그것과 상관이 있는 설정인가?

A. 마지막 게임을 앞두고 살아남은 8명이 자는 숙소 벽면에 보면 라틴어 문구가 새겨져 있다. 'HODIE MIHIM CRAS TIBI'인데 이는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라는 뜻이다. 로마 시대에 묘지에 쓰여있는 말이라고 하더라. '오늘은 나지만 내일은 너다', 즉 '오늘은 내가 시체지만 내일은 너'라는 의미다. 마지막 게임의 세트장을 보면 높은 기둥을 세워놨지만 가까이서 보면 빛바랜 벽면이다. 이를 통해 무너지기 직전의 우리 사회를 암시하고 싶었다. 그 위에서 올라선 사람들은 약자를 골라 탈락시킨다. 우리 사회와 닮았다. 오늘은 내가 제일 약하지만, 내일은 네가 가장 약자가 될 수 있다는 그 문구 다음에 이 게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안전제일'이라는 공사장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표지판도 보여주고 싶었다. 무리한 공사를 하다가 산업재해가 생기는 일이 허다하지 않나. 말은 안전제일이지만 현실은 성장제일, 소비제일의 사회를 추구하는 우리의 모습을 게임장에 녹여내고 싶었다.

Q. 시청자들이 납득이 어렵다고 말하는 두 가지 장면이 있다. 하나는 혁명에 실패한 기훈이 대호를 탓하는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금자가 자신의 아들 용식을 찌르는 장면이다.

A. 기훈이 대호에게 그러는 건 자신의 죄책감을 전가, 투사하는 거라고 볼 수 있다. 기훈을 영웅이 될 수 없는 보통사람으로 그리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마음 편하려고 누군가에게 죄를 씌우고 책임을 전가하고 살지 않나. 기훈은 대호를 죽이고 나서야 자신의 죄책감을 대호에게 씌우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이 게임에서 살아나가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왜 나한테만 그래? 너 때문이야!"라는 대호의 말도 꽤 설득력이 있지 않나. 기훈은 아마 그때 자신의 희생을 통해 죄책감을 털치고 나가는 결정을 하게 됐을 거라고 생각했다.

금자의 선택은 논쟁거리가 될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들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는 너무 뻔해서 그리고 싶지 않았다. 금자가 꼭 용식이를 죽였다기보다는, 자기 손으로 받아낸 아이를 자기 아들이 자기가 보는 앞에서 죽이려고 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을 것 같았다. 본능적으로 그 행위를 막으려고 은장도를 아들의 어깨 뒤쪽에서 찌르게 된 거다.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자신의 아들이 탈락하게 되는 계기가 됐는데 '죽어라 내 아들' 이런 게 아니라 나쁜 짓을 하려는 아들의 행동을 막으려는 행동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금자가 '내 아들 내 아들' 하는 건 우리네 어머니랑 닮은 건데 오히려 의외의 선택을 해서 시청자에게 환기를 시켜주려는 마음이 있었다. 오늘 아침, 어떤 학부모가 서울대에 재학 중인 자신 아들의 성적을 보고 불만을 풀어 학교에 항의했다는 기사를 봤다.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이 아이는 남의 아이라기보다는 상징적 존재,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 미래의 큰 개념으로 생각했다. 이 드라마 안에서는.

황동혁

Q. 준희의 번호는 아이에게 넘겨지는데, 그 번호를 222번으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또한 기성세대가 지켜야 할 상징적인 존재로서 아이를 등장시켰다고 했는데 이 구상은 어떻게 하게 됐나?

A. 개인적으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칠드런 오브 맨'(2006)이라는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더 이상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그 영화에서도 마지막 임산부의 아이를 지키려고 한다. 일부 영감을 받았다. 그 영화에서도 아이는 미래를 상징하는 존재였다. 참가자들의 번호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시는데 명기랑 준희의 번호는 기억나기 쉽게 설정하고 싶었다. 그래서 222번과 333번을 부여했다.

Q. 명기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인간상은 어떤 것이었나?

A. 남규는 전형적인 악역인데 명기는 아니다. 가장 현실적인 인간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에게 선의가 없었던 건 아니다. 준희나 아이를 지키고 싶었던 마음은 있었지만 수렁에 빠져드는 인물이다. 우리가 욕망을 부추기는 사회에 살다 보니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측면도 있다. 게임에서 통과하고 난 뒤 빨리 준희를 데리러 갔으면 됐을 텐데 남규의 꼬임에 넘어가 결과적으로 현주를 죽이게 되지 않나. 또한 마지막에는 굉장히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그는 도시락을 만들어서 다음 라운드에서 떨어뜨리려고 했는데 계획이 어긋난다. 그러면서 성기훈을 넘어오지 못하게 하고 아이만 넘기라고 한다. 그렇게 하면 아이를 죽여야 자신이 우승하는 건데, 결과적으로 자기가 자기 아이를 부정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이기심에 그런 상황을 자초하게 된 거다.

오징어

Q. 그 게임에서 '도시락'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인간성 말살을 보여주는 소름 끼치는 아이디어였다. 한편으론 요원들이 우유를 먹이는 장면도 나온다. 이 극단의 장면이 주는 기괴함이 인상적이었다.

A. 도시락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상상이 뭘까' 생각한 끝에 나온 거다. 다음 라운드에서 누군가를 죽이려고 준비를 해서 가져가는 계획을 한 셈인데 그 도시락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스스로 도시락이 되지 않기 위한 선택을 한다. 가장 밑바닥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우유를 먹이는 장면의 경우, 아이를 참가자로 인정한 이상 이 도전자에게도 먹을 걸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굶기는 건 형평성에 어긋나니까.

Q. 아이는 모두 CG로 구현한 것인가?

A. 처음엔 더미 인형으로 찍었고, 나중에 나오는 얼굴은 CG로 만들었다. 영상물에 아기 CG가 전면에 이렇게 오랫동안 나온 적 없다. 그만큼 사람 CG가 어렵다. 그 정도만 구현한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Q. 기훈의 죽음이 프론트맨을 성장시켰다고 볼 수 있을까.

A. 인간의 믿음을 둘러싼 기훈과의 대결이 있지 않았나. 그는 게임장에 기훈을 넣었고 뒤에서 조종했다. 프론트맨에 마지막 아이를 데리고 나온 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기훈의 딸에게 그의 옷과 유산을 넘겨주는 건 그가 기훈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일그러진 방식의 리스펙트라고 생각했다. 상조회사 직원 같은 옷을 입고 아이를 감쌌던 기훈의 마지막 피 묻은 옷을 건넨다. '니 아버지가 이런 사람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인데 그는 피 묻은 옷을 세탁하지 않은 채로 넘겨줄 정도로 비틀어진 내면을 사람이다.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다라고 말하는 대사를 부여할까 하다가 프론트맨에게는 어울릴거 같지 않아서 생략했다.

오징어

Q. 많은 시청자들이 시즌3에서 프론트맨의 전사가 좀 더 상세하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없었다.

A. 시즌3는 가장 다크한 상황에 놓인 기훈의 선택을 보여주는 게 중심이었다. 갑자기 프론트맨의 과거가 깊게 들어오면 스토리 진행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많이 넣을 수 없었다. 그냥 단편적인 순간을 통해 이 사람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상상할 수 있는 정도로 표현하고자 했다. 회상 장면을 통해 오일남에게 칼을 받고 기훈과 반대의 선택을 했던 인호(프론트맨)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느 정도 상상의 여지를 열어주고 싶었다. 만약 스핀오프를 한다면 프론트맨이 게임에 참가했을 때나 과거를 조금 더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스핀오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우리끼리 이야기는 하지만 언제 하겠다고 말하기엔 어렵다. 당장, 다음에 할 생각은 아니다. 그냥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할 수 있지 않겠나 정도만 열어두고 있다.

Q. 준호나 노을의 서사가 아쉽다는 평가도 많다. 나온 분량이 적지는 않은데 이들의 역할이 수동적인 데다가 이야기에 잘 녹아들지 않아 없어도 무방한 캐릭터였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준호의 경우 형을 구하는 설정에서 시작된 여정인데 도착 시기가 늦어진 거다. 그래도 꼭 도착은 하게 하고 싶었다. 프론트맨이 아이를 키울 수는 없잖나. 맡길 만한 사람이 필요했고 꼭 한 번은 형과 대면하게 하고 싶었다. 다시 그곳에 돌아가서 준호의 눈을 통해 그 광경을 목격하게 하고 싶었다. 마지막 우승자가 남겨져 있고, 형이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장면을 말이다. 결국 형이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준호에게 그 아이를 맡기는 모습을 만들고 싶어서 가장 마지막 순간, 그 타이밍에 준호를 도착하게 했다. 준호의 활약상을 기대한 분들에게는 죄송하다. 혹시 나중에 스핀오프가 나오게 된다면 준호의 활약을 더 잘 살려보겠다.

노을의 경우, 새벽과 이어지는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시즌1때 새벽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새벽을 넣었고, 시즌2,3에서는 삶을 자포자기한 상태의 인물로서 노을을 넣었다. 마지막까지 아이를 지키는 기훈을 보면서 미래를 향해 발을 내딛게 되는 노을의 이야기를 구성했다.

오징어

Q. 시즌3에 오일남이 나오는 장면이 있다. 과거 회상신이 아니라 새 대사가 나왔는데 어떻게 진행된 건가?

A. 극 중에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장면이다. 과거 인호가 겪은 일을 기훈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일남이 인호에게 했던 말을 촬영해야 했다. 아시다시피 오영수 배우께서 현재 불미스러운 일로 촬영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호스트 가면을 있으니 대역 배우로 촬영을 진행하고 목소리의 경우 보이스 액터를 썼다. 거기에 AI로 오일남 목소리를 비슷하게 구현했다.

Q.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5년간 하면서 장기 프로젝트 경험을 했는데 또 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이 시리즈로 개인적으로 얻은 것도 많지만 잃은 것도 많다. 대표적으로 이빨 10개를 잃었다. 예상치 않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 작품이 인기 있다 해도 한평생 이것 만으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지는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기회와 능력이 남아 있을 때 조금 더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어서 앞으로 장기 프로젝트는 못할 것 같다.

Q. 이 시리즈를 통해 감독으로서, 작가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만드는 과정에서 다른 이야기도 생각난 게 있는지 궁금하다.

A. 메시지 측면에서는 기훈을 통해서 다 한 것 같다. 한편으로는 사회적 비판에서 떨어진, 순수하게 재미만 추구하는 이야기를 스핀 오프를 통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최 이사가 박 선장을 조사하기 위해 그의 집에 가지 않나. 그 집 안방 벽에 붙은 사진들이 나오는데 박 선장이 과거 프론트맨, 딱지맨과 낚시를 하면서 찍은 것이다. '저 사진은 언제 어떻게 찍었는지'를 이야기해 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 사진은 시간적으로 보면 시즌 2,3 사이, 약 2~3년에 걸쳐 찍은 걸 텐데 그들은 어떤 사이였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 적 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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