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관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 건 싸이의 분신(?)이었다. 코미디언 이수지가 싸이로 분장해 등장하는 패러디 영상이 스크린에 등장하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나와 함께 달려줄 또 다른 내가 필요해"라는 싸이의 멘트를 비튼 오프닝은 '흠뻑쇼' 특유의 위트와 자조적인 유머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치였다. 싸이는 영상 말미 점프와 함께 실제 무대 위로 등장하며,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유쾌하게 무너뜨렸다.
이내 터진 건 싸이의 대표곡 '챔피언'과 함께 쏟아진 워터캐논. "기록하지 말고, 기억하게"라는 공연 철학을 담은 안내 멘트와 함께 시작된 무대는 '예술이야', '낙원' 등 히트곡 퍼레이드로 이어졌다. 준비 기간이 약 두 달이었다는 싸이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현재까지는 대박입니다. 지금 이 마음 그대로 노래 불러드릴게요"라며 첫 공연에 대한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이후 '감동이야', 'I Luv it' 등 파워풀한 무대가 연이어 펼쳐졌고, 해가 지며 약간 선선해진 날씨 속에서도 물줄기는 오히려 분위기를 더욱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공연 중반, 싸이는 "오늘 공연장에 마침 아버지가 오셨다"며 벅찬 심경을 전했다.
이날 첫 번째 게스트는 블랙핑크 로제였다. 싸이가 '아파트'의 첫 소절을 부르자 무대 위로 등장한 로제는, 솔로곡 'Toxic Till the End'로 공연장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두 번째 게스트는 지드래곤. 'POWER'를 부르며 등장한 그는 "누가 저를 잘 안 불러요. 근데 슈퍼스타 중의 슈퍼스타인 싸이 형이 부르니까 안 올 수가 없더라고요"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흠뻑쇼는 12년 전에 한 번 온 적이 있다. 오늘 다시 이 무대에 설 줄은 몰랐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과 함께하게 돼서 반갑다"고 말한 그는 '크레용', '삐딱하게'로 무대를 휘어잡았다. 쏟아지는 물줄기 속에서도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열광했고, 공연장의 에너지는 한층 더 뜨거워졌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가는 것"…싸이가 말한 여름의 정의
"가장 행복한 게 뭐냐고요?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가는 거예요." 싸이는 공연 말미, 이렇게 말했다. "웃다가, 울다가, 뛰다가, 쉬다가, 랩하다가… 노래 계속해드릴게요."
그의 말처럼 이날 '흠뻑쇼'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하나의 감정, 하나의 기억으로 남았다. 싸이가 바란 건 '기록'이 아닌 '기억'이었고, 그 바람은 이날 공연에서 또렷하게 실현됐다.
'흠뻑쇼 SUMMERSWAG 2025'는 인천을 시작으로 ▲의정부 ▲대전 ▲과천 ▲속초 ▲수원 ▲대구 ▲부산 ▲광주까지, 총 9개 도시에서 관객들과 여름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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