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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잡으려 불법적 감사"vs"수억 원 금품 수취"…어도어vs하이브, '심야 감사' 공방

김지혜 기자 작성 2024.05.10 11:41 수정 2024.05.10 11:50 조회 3,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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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모회사 하이브와 경영권 분쟁 중인 어도어 측이 10일 이사회를 앞두고 "하이브가 불법적인 감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해당 직원의 동의하에 이뤄졌다"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10일 어도어는 법률대리인 세종을 통해 "어도어의 이사회를 앞두고, 이날 새벽까지 어도어 구성원이 하이브 감사팀의 비상식적인 문제제기에 기반한 불법적인 감사로 인해 고통을 당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알렸다.

세종에 따르면 하이브 감사팀은 일과 시간 이후인 지난 9일 저녁 7시경 어도어 스타일디렉팅 팀장에 대한 감사를 시작해 10일 0시 넘는 시간까지 계속됐다.

법률대리인은 "회사 내에서 업무 중이었던 해당 구성원의 집까지 따라가 노트북은 물론, 회사 소유도 아닌 개인 핸드폰까지 요구하는 등 업무 범위를 넘어선 감사를 진행했다"며 "'협조하지 않으면 경찰서에 가야 한다'는 매우 심각한 수준의 협박을 하는 등 감사 권한을 남용해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비상식적 행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구성원은 이른 오전부터 스케줄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으나 강압적인 감사행위를 해 업무를 방해했다는 입장이다.

민희진

법률대리인은 "하이브 감사팀은 어도어와 스타일디렉팅 팀장 간의 계약 관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서 '배임 횡령 정황이 명확해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등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도 반박에 나섰다. 강압적인 감사가 아닌 피감사인의 동의하에 모든 절차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이브 측은 10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팀장이 어제 회사에 출근한 시간이 저녁 6시였다"면서 "출근 과정에서 감사팀의 연락을 받고, 해당 팀장이 저녁 7시부터 감사에 응하겠다고 답해오면서 감사가 시작됐다"고 해명했다.

"밤 10시가 넘은 심야에 여성 구성원의 집에 따라가 강요했다"다는 어도어의 주장에 대해서는 "감사 과정에서 해당 팀장은 민희진 대표의 승인 하에 외주업체로부터 수년간 수억 원 대의 금품을 수취했음을 인정했다"면서 "그러면서 집에 두고 온 본인의 노트북을 회사에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본인 동의하에, 당사의 여성 직원만 함께 팀장의 자택 안으로 동행해 들어갔고 노트북을 반납받았다"고 전했다.

해당 팀장의 개인정보 이용 동의를 강요했다는 어도어의 주장에 대해서도 "피감사자인 팀장 본인이 개인정보 이용에 동의했고, 협조하겠다고 의사를 밝혀 노트북 제출까지 이루어졌다"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해당 직원이 광고주로부터 수 억 원 대의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어도어는 이에 대해 "업계의 통상적 관례이며 지난 2월 하이브 측에 이미 공유된 내용이라 해당 직원에 대한 불미스러운 감사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하이브는 "회사의 정직원이 광고주로부터 직접적으로 수 억 원대의 이익을 취하는 관행이란 없다"면서 "회사의 매출로 인식돼야 할 금액이 사적으로 건네지고 이를 대표이사가 알면서 수년간 용인해 온 것은 관행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이다. 더욱이 대표이사로서 민 대표는 불법 수취 금액에 대한 회수나 처벌 등 후속 조치에 전혀 착수하지 않고 있다. 당사는 팀장이 수취한 수억 원대의 부당 이익이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도 추후 조사 과정에서 명확히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하이브는 "감사 과정에서 이 건과 관련해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간 대화 일부를 확보했다"면서 "민 대표는, 본인의 묵인 하에 거액의 금품 수취가 있었음을 매우 잘 알고 있다. 민 대표는 해당 건에 대해 하이브 HR이 문의하자 본 건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별 일 아닌 것처럼 둘러댔다. 그리고는 내부적으로 하이브를 핑계로 팀장의 금품 수수를 중단시키자고 얘기하고 있다"면서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하이브

해당 대화는 지난 2월 18일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의 L.S 부대표가 나눈 것으로 팀장의 금품 수취에 관한 대화를 담고 있다. 이 대화를 하이브는 "경영진이 하이브를 핑계 삼아 문제 해결을 모의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하이브는 해당 팀장의 감사건을 언론에 알린 어도어에 대해 "해당 팀장을 보호하지 않고 개인을 특정해 언론에 공표한 점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번 감사는 임원이 아닌 어도어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하이브는 본 사안을 언론에 공개할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민 대표가 입장문을 내면서 직원에 대한 감사사실을 전 국민이 인지하게 됐다. 민 대표가 상사로서 직원을 보호할 생각이 있었다면 해선 안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어도어 측은 해당 감사에 대해 "어떻게든 어도어와 민희진 대표를 흠잡을 만한 문제를 만들고 싶어 하는 하이브의 의도가 보여진다"며 "하이브는 4월 22일 감사와 동시에 그 내용을 언론에 공표한 이후, 다양한 형태로 언론을 활용한 흑색선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이날 민 대표와 어도어 이사진은 서울 시내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결의했다. 임시주주총회의 안건은 하이브가 요청한 내용으로 의결됐다. 이에 따라 임시주주총회에서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 해임 안건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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