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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경영권 탈취" vs 민희진 "아일릿, 뉴진스 카피"…내부 갈등 격화

강선애 기자 작성 2024.04.23 10:05 조회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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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민희진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들이 '탈(脫) 하이브 시도'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민 대표는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문제를 제기하자 하이브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22일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ADOR)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A씨 등에 대한 감사에 전격 착수했다. 하이브 감사팀 소속 인력은 이날 오전 어도어 경영진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했고, 대면 진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이날 확보한 전산 자산 등을 분석한 후 필요시 법적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어도어에는 뉴진스가 소속되어 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본사로부터 독립하려 한다고 파악하고 관련 증거 수집에 나섰다. 하이브는 A씨 등 어도어 경영진들이 대외비인 계약서를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어도어 주식을 팔도록 유도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이같은 감사권을 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하이브는 A 씨가 하이브 내부 정보를 어도어에 넘긴 것으로도 파악하고 있다.

하이브는 이날 어도어 이사진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으며,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진스

이후 민 대표 역시 공식 입장을 내며 반박에 나섰다. 이날 오후 민 대표의 어도어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다"라며 이번 사태는 민 대표가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한다'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하이브 측이 자신을 쫓아내려 하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어도어는 "어도어 및 그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는 아이러니하게도 하이브에 의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라며 "하이브의 레이블 중 하나인 빌리프랩은 올해 3월 여성 5인조 아이돌 그룹 아일릿을 데뷔시켰다. 아일릿의 티저 사진이 발표된 후 '뉴진스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폭발적으로 온라인을 뒤덮었다. 아일릿은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행사출연 등 연예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아일릿 데뷔 앨범의 프로듀싱을 했다.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는 빌리프랩이라는 레이블 혼자 한 일이 아니며 하이브가 관여한 일이다. K-POP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하이브가 단기적 이익에 눈이 멀어 성공한 문화 콘텐츠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카피하여 새로움을 보여주기는커녕 진부함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어도어는 "아류의 등장으로 뉴진스의 이미지가 소모되었고, 불필요한 논쟁의 소재로 끌려들어가 팬과 대중에게 걱정과 피로감을 주었다. 이러한 사태를 만들어 낸 장본인은 하이브와 빌리프랩이건만,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어도어 및 뉴진스의 몫이다"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어도어는 "하이브, 빌리프랩을 포함해 그 어느 누구에게도 뉴진스의 성과를 카피하는 것을 허락하거나 양해한 적이 없다. 어도어는 뉴진스와 아일릿이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서 데뷔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가 누구의 동생 그룹이니 하는 식의 홍보도 결코 용인할 생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어도어는 "이미 하이브 및 빌리프랩에 이번 카피 사태는 물론, 이를 포함하여 하이브가 뉴진스에 대해 취해 온 일련의 행태에 관하여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했다. 그러나 하이브 및 빌리프랩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을 하기에 급급하였으며, 구체적인 답변은 미루며 시간을 끌고 있다. 그러던 와중 하이브는 오늘(22일) 갑작스레 민희진의 대표이사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하면서, 그 이유로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의 기업가치를 현저히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하고 있다. 동시에 언론에는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는 등 어이없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어도어는 "하이브와 빌리프랩, 그리고 방시혁 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나 대책 마련은 하지 않으면서, 단지 민희진 대표 개인을 회사에서 쫓아내면 끝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어도어는 뉴진스가 일궈 온 문화적 성과를 지키고, 더 이상의 카피 행위로 인한 침해를 막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21년 민 대표가 설립한 어도어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로, 하이브의 지분율이 80%다. 나머지 20%는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다.

민희진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출신으로,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등의 그룹 콘셉트와 브랜딩을 맡아 독창적인 감각으로 주목받은 제작자다. 하이브로 이적한 뒤 하이브의 용산 신사옥의 공간 브랜딩을 담당했고, 어도어 대표로 뉴진스의 데뷔 과정을 진두지휘하며 '뉴진스 엄마'로 불렸다.

민 대표가 탄생시킨 뉴진스는 데뷔하자마자 '어텐션', '하입보이', '디토', 'OMG' 등 연이어 히트곡을 내며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걸그룹으로 성장했다. 이에 어도어는 지난해 매출액 1102억 원, 영업이익 335억 원, 당기 순이익 265억 원을 기록했다.

뉴진스는 다음 달 컴백을 앞두고 있다. 이번 하이브와 어도어의 내부 갈등이 뉴진스의 컴백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가 나온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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