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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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찐리뷰]"어머니가 실종됐다"는 신고, 용의자는 아들?…끔찍한 존속살인의 비극

강선애 기자 작성 2023.10.06 11:30 수정 2023.10.06 14:43 조회 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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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찐리뷰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5일 방송된 '형사수첩 속 가족사진-아들의 기묘한 여정' 편입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배우 김진수, 모델 송해나, 샤이니 멤버 키가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어느 가족의 실종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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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한 형사의 형사수첩이야. 이 형사수첩 속에 오늘의 이야기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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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맨 뒷장에 담긴 이 사진 속 가족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들이야.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하지? 지금 시작할게.

때는 2013년 8월 인천. 이 가족은 전부 인천에 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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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첫째 아들은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해서 유학도 다녀왔어. 지금은 전자부품 회사에 연구원으로 일하는 중이야. 나이는 32세, 아직 미혼으로, 어머니와 같이 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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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사진 속 신랑은, 이 집 둘째 아들이야. 형보다 먼저 장가를 갔어. 학창 시절에 만난 한 살 연상의 여자친구와 5년을 연애하다가 결혼했대. 20대인 둘째 아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신혼집 자금이었어. 그런데 어머니께서 1억 짜리 빌라를 사주셨어. 어머니는 6년 전에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서 두 아들을 키웠어. 어머니의 생활력이 대단해. 지금 3층짜리 빌라의 건물주야. 월세를 받아 첫째 아들 유학 보내고, 둘째 결혼 시키고. 혼자서 두 아들을 악착같이 키웠어. 애들 다 키워놓은 어머니는, 노래교실을 다니며 여유롭게 일상을 즐겼어.

그런데, 요즘 어머니가 좀 이상해. 어머니 지인들에게 자꾸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 거 같아", "날 죽일 지도 몰라" 같은 말을 했어. 그리고 현관 비밀번호도 바꿨어.

그로부터 며칠 뒤인 8월 16일. 경찰 지구대로 한 남성이 찾아와서, 어머니가 사라졌다고 신고했어. 신고한 사람은 둘째 아들이야. 둘째 아들은 사흘 전 어머니를 보러 본가에 갔는데, 집에 안 계셨대. 같이 사는 형한테 어머니 어디 갔냐고 물었더니, 등산을 가셨다는 거야. 평소 자주 산에 다니시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틀이 지나도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았대. 따로 연락도 없고. 걱정되는 마음에 둘째 아들은 본가에 남아 어머니를 기다렸어. 그런데 이틀 뒤, 형이 자고 있는 동생을 발로 동생을 툭툭 차서 깨우며 자꾸 집에 돌아가라고 재촉했대. 동생은 할 수 없이 집에 돌아갔는데, 그 뒤로도 계속 어머니와 연락이 안 됐고, 결국 불안해진 둘째 아들이 실종신고를 한 거야. 어머니가 사라졌는데 태연한 형. 어머니의 실종은, 첫째 아들과 관련 있는 걸까?

신고가 접수되고 경찰은 어머니의 행적을 추적했어. 8월 13일 오전, 집 근처 은행 ATM기에서 돈을 인출하는 모습이 찍혔어. 그게 마지막이야. 그렇다면 실종일은 8월 13일. 경찰은 바로 형한테 연락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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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갑자기 보이지 않으니까, 가족 구성원인 형을 찾게 되고. 그래서 형을 찾아보니, 형도 연락이 안됐던 거죠. (둘째 아들이) 그렇게 진술했으니까, 형을 의심하는 건 기본적으로 갖게 됐죠. 형의 행적을 보면 '뭔가 나오겠다' 해서 수사를 하게 된 거죠.
-김면중, 당시 담당 형사

김형사는 곧바로 수첩을 꺼내 들었어. 형사수첩에 가족들의 이야기가 기록되기 시작한 거야.

▲ 형사수첩 기록의 시작

김형사는 어머니와 형이 살던 집부터 찾아갔어. 문을 여는 순간, 집 안 가득 이상한 냄새가 진동해. 화장실이 가까워질수록 냄새는 더 강해져. 세제 냄새였어.

"들어가자마자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청소하면서 사용한 세제 냄새가 강하고 역겨울 정도로 많이 났었습니다."
-김면중, 당시 담당 형사

모자가 사라진 이 사건은, 어쩌면 단순 실종이 아닐 지도 몰라. 형사들은, 사라진 형의 행적부터 조사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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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집에서 100미터 떨어진 주유소의 CCTV 화면이야. 주유소 앞을 지나가는 승용차, 바로 첫째 아들의 차야. 이게 찍힌 건 8월 14일. 어머니 실종 다음날, 형의 차가 움직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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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차는 고속도로 CCTV에서도 발견됐어. 운전석에 모자를 쓴 남자가 앉아있는 것으로 추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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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의 이동 경로를 보면, 고속도로를 타고 인천에서 강원도 강릉, 동해, 울진을 지나 봉화, 정선을 지나 다시 인천으로 돌아왔어. 14일 오후 3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오전 7시반까지. 무려 16시간동안 730km를 움직인 거야. 일반적인 동선은 아니지? 그런데 이동 경로중에 이상한 구간이 있어. 바로 울진에서.

울진에 있는 CCTV 분석 결과, 50분이면 통과할 수 있는 구간이 있는데, 이 구간을 5시간에 걸쳐 통과한 거야. 여기서 한참을 머물렀다는 뜻이야. 이렇게 돌아다닌 차는, 어머니 집 근처 주차장에서 발견돼. 네비게이션과 블랙박스 메모리가 모두 사라진 채로.

모든 게 수상한 형의 행적. 수사가 시작되고 일주일 후, 드디어 용의자가 체포됐어. 그날의 뉴스야.

"지난 8월 16일, 경찰에 실종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인천에 사는 58세 김모 여인이 실종됐다는 겁니다. 어머니 김 씨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인 건 지난 13일. 경찰은 실종됐다고 신고한 20대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긴급 체포했습니다."

체포된 용의자는 둘째 아들로, 존속살해 및 살인용의자로 긴급 체포됐어. 사실 경찰은 둘째 아들이 실종신고를 했을 때부터 뭔가 수상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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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실종사건이 접수됐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동생이 형의 차량을 운전해서 신고하러 왔고, 자기 주거지가 같은 인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 집에서 이틀간 머무르다 왔다' 이 두가지 내용의 보고를 받으면서 좀 싸한 분위기 였어요."
-윤정기, 당시 형사과장

둘째 아들이 처음에 했던 진술 기억나? 15일 아침에 형이 자신을 깨우더니,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했다는 거. 장남의 생활 반응을 조사했더니, 13일 저녁에 친구와의 연락이 마지막이었어. 그 후로 형을 봤다는 사람은 둘째 아들뿐인거야.

"그러면서 '엄마가 귀가하지 않은 것도 형하고 연관성이 있지 않겠냐' '형이 어떻게 하지 않았겠냐'"
-김면중, 당시 담당 형사

"형의 범행인 것으로 몰아가야겠다는 나름의 계산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만약에 이 실종 건이 잘못된다면, 실종자들이 앞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신고하러 온 동생이 범인일 것이다, 잘 지켜봐라 했죠."
-윤정기, 당시 형사과장

▲ 뒤바뀐 용의자

경찰에게는 차남을 체포한 결정적 증거가 있었어. 바로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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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통행권이야. 형의 차가 730km를 움직였다고 했잖아? 톨게이트를 지나며 통행권을 뽑은 게 확인됐어. 형사들은 요금소로 달려가서, 수많은 통행권을 뒤져서 장남 차량의 통행권을 찾았어. 여기에서 둘째 아들의 지문이 나왔어. 지문은, 이 세상에 똑 같은 사람이 없어. 일란성 쌍둥이도 DNA는 같아도 지문은 달라.

"지문이 나왔으니 여기에 간 게 명확하고, 그러면 왜 갔고 무슨 일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실종 사건이 해결되겠구나, 싶었죠."
-김면중, 당시 담당 형사

형사는 차남에게 형의 차로 14일에서 15일에 강릉, 울진, 정선에 다녀왔냐고 물었어. 차남은 간 적 없다고 대답했어. 통행권에 지문이 찍혀 있다고 하니까, 조작된 거 아니냐며, 자신은 간 적 없다고 했어. 그러면서 두 사람의 실종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묵비권을 행사했어. 그럼 차남 수사,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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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50대 어머니와 30대 아들이 열흘째 실종 상태입니다. 유력한 용의자가 체포됐지만, 검찰이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풀어줬습니다."
-2013년 8월 22일 뉴스

차남은 긴급체포 16시간 만에 석방됐어. 차남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 속, 태연하게 현장을 떠났어. 가족이 실종된 상황에도 무덤덤한 둘째 아들. 실종 신고 때부터 진술이 허술했고, 형의 차량을 움직인 지문도 나왔어. 모든 정황이 가리키는 범인은 둘째 아들이야. 그런데도 석방된 이유가 뭘까?

"의심이 가고 여러 정황에 따른 혐의가 있다고 보이는 건 맞지만, 궁극적으로 살인이라 하면 사체가 있거나 살인에 이르게 되는 과정이나 방법 종합적으로 있어야 하잖아요."
-김면중, 당시 담당 형사

실종자들의 생사를 알 수 없다는 문제. 명확한 직접 증거가 없는 상황. 일단, 실종된 두 사람을 찾아야 차남의 죄를 물을 수 있는 거야.

▲ 실종자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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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리고, 대대적인 수사를 시작했어. 형사들은 사라진 어머니의 지인부터 만났어. 그랬더니, 수상한 이야기들이 나와.

"둘째 아들이 말도 없이 번호키를 누르고 들어와서, 5천만 원만 해달라고 했대요."
"둘째 아들 눈빛이 무섭다고, 자기를 죽일 수도 있다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어머니가 평소 불안해 했던 이유, 둘째 아들이었어. 집 주변 탐문 조사에선 "13일날 그 집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밤에 쿵쿵 뭘 내리치는 소리가 들렸다"라는 이런 얘기도 나왔어.

그런데 그때, 한 형사가 뭔가를 발견했어. 장남 차량이 찍힌 주유소 CCTV 화면에서, 차 트렁크에 무언가 실린 듯 차체가 내려앉은 모습을 포착한 거야. 그래서 경찰들은 장남 차량과 동일한 차량을 구해 실험을 진행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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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머니와 장남의 실종 전단지야. 어머니의 몸무게는 52kg, 장남은 73kg 가량이야. 두 사람의 몸무게 합은 125kg 정도로 추정돼. 그래서 동일한 차량 트렁크에 125kg을 싣고, 주유소 앞을 지나면서 CCTV로 사진을 찍었어. 실험 차량의 차체가 내려간 정도와, 실제로 찍힌 장남 차량을 겹쳐서 분석해보려는 거야. 그 결과, 두 차량의 모습이 똑같게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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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가 내려간 정도도, 타이어 모양도, 똑같아. 이런 식으로, 총 100번의 실험을 진행했고, 96%의 일치율이 나왔어. 어쩌면 두 사람이 차에 실려 이동됐을 수도 있는 거야.

차량이 고속도로로 움직인 730km의 거리. 경찰은 차가 머무른 곳 위주로 수색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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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위를 올라간 이후에 그 차량의 행적은 시신을 버리기 위한 행적이었을 것이다.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격이지만 포기할 수 없는 지목해 주지 않는 한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래도 할 수 밖에 없었죠."
-윤정기, 당시 형사과장

"차남을 추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런 것들을 계속 묻고 이어 나갔죠. 그러나 기억이 안 난다거나 잘 모르겠다거나, 늘상 대답을 똑같았습니다."
-김면중, 당시 담당형사

차남이 계속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 어머니와 형을 찾지 못한 경찰은, 현재 차남의 유일한 가족, 아내를 주목했어. 같이 사는 아내라면, 남편의 수상한 점을 눈치챘을 수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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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가까운 가족은 남동생의 아내. 의심스러운 차남의 범행에 대해서 용의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김면중, 당시 담당형사

▲ 비밀을 품은 용의자의 아내

그래서 김형사는 아내를 만나기 위해, 둘째 아들의 집으로 찾아갔어. 김형사가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갑자기 막 화를 내. 왜 아무 죄 없는 남편을 살인자로 만드냐며 적대감을 드러내. 김형사는 아내를 달래기 시작했어. 시어머니와 시아주버님을 찾아야, 남편의 억울함도 밝혀낼 수 있다며 설득했어. 그러면서 잠깐 들어가서 얘기를 해도 되겠냐고, 정중하게 물었어. 그렇게 형사들이 집 안으로 들어가는데, 집 안이 완전 쓰레기 소굴이야.

"원룸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느낌은 정말 황당했습니다. 치킨, 피자, 라면 봉지부터 없는 게 없는 쓰레기 더미가 그냥 그대로 싱크대까지."
-김면중, 당시 담당 형사

이 지저분한 집 한 켠에 겨우 자리를 잡고 얘기를 시작했어. 경찰은 아내에게 실종일인 13일 전후 남편의 행적을 물었어. 아내는 12일에 남편이랑 싸웠고, 남편이 집을 나갔는데 본가에 간 거 같다고. 그 무렵 두 사람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고 말했어.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아내가 중간중간 싱크대 쪽에 가서 뭔가를 계속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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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을 하는 과정에 특이한 게 있었어요. 뭐냐면 작은 감기 액체약이 있는데, 빈 상자도 꽤 많이 쌓여 있었고. 그 약을 서너병을 드시더라고요. 세시간 반 사이에."
-김면중, 당시 담당 형사

감기약을 습관처럼 마신 아내. 이상한 점은 또 있어. 집이 완전 쓰레기장인데, 딱 한 곳만 정리된 곳이 있어.

"현관으로 들어가고 좌측에는 책장이 있었는데, 그 책장에 살인이라든가 각종 범죄 서적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었어요."
-김면중, 당시 담당 형사

취미라고 하기엔, 범죄 서적들이 너무 많고 전문가 수준이야. 저 책들 다 봤냐고 물으니, 아내는 자기 꿈이 프로파일러라며, 책도 많이 보고 미국 드라마도 많이 본다고 대답했어. 그래서인지 수사용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했어. 3시간이 넘는 면담을 마친 김형사는 형사수첩에 뭔가를 기록했어.

"아내의 행적을 찾아라"

아내와 면담하며 걸리는 부분이 있었대. 13일부터 15일까지 뭘 했냐고 물으니, 대답이 완전 술술이야. 시간대별로 정리된 대답들이 일목요연해. 답을 미리 준비한 느낌이야. 그건, 아내가 무언가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 만약 아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숨기려는 뭔가가 있다는 거지. 어떻게 하면 알아낼 수 있을까? 이 진술을 찾기에, 아내에게 다가갈 적합한 인물이 수사팀에 있었어. 바로 프로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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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인천경찰청에서 프로파일러로 일하고 있었어요. 처음에 실종으로 신고가 됐는데, 강력사건으로 전환될 것 같다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죠. 저는 주로 아내하고 계속 라포(공감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면서 같이 다녔고요.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친밀감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이진숙, 프로파일러

아내는 바로 호기심을 보였어.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다', '그게 장래 희망이었다' 사건에 관련된 이야기보다 저에 대한 궁금증, 프로파일러란 직업에 대한 궁금증 관련 질문이 아주 많았습니다."
-이진숙, 프로파일러

이진숙 프로파일러가 본 차남 부부는 특징이 있었어. 둘째 아들은, 아내에 관한 이야기를 차단하고, 사건에서 제외시키고 싶어해. 아내는, 남편의 범행을 강력하게 부인해. 둘 다 어머니나 형의 행방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자신의 배우자가 범행과 관련이 없다고 감싸기에 바빠. 이런 부부, 어떻게 조사해야할까?

"저희가 차남 부부를 분석하면서 '이 두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가 굉장히 끈끈하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하더라도 아내의 말을 믿는 정도. 우리가 피해자들을 찾으려면 그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 심리적인 연결고리를."
-이진숙, 프로파일러

"한 이불 속에서 사는 이 부부를 싸움시킨 거죠. 심리전으로. 알리바이에 따른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모순점을 찾아내서, 하나하나 깨 나가야겠다."
-김면중, 당시 담당 형사

직접 증거가 없는 이 사건의 해결은, 어쩌면 심리전에 길이 있을 수도 있어. 수사팀과 차남 부부의 숨 막히는 심리전이 시작된 거야.

▲ 부부와의 심리전

모든 조사는 투트랙으로 진행됐어. 집에서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건 막을 수 없지만, 면담할 땐 절대 함께 부르지 않았어.

"같은 장소에서 두 사람을 조사하면 화장실을 오가면서도 만날 수 있잖아요. 근데 두 사람이 대화하지 않아도 심리적 연결고리가 강할 경우엔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서로 지지가 되거든요."
-이진숙, 프로파일러

면담시 두 사람의 사소한 접촉도 전부 차단하며 철저하게 심리전을 하는 이유. 두 사람 모두 범행이 의심되는 증거들이 나왔기 때문이야. 그 증거는 부부가 함께 장을 보던 CCTV 화면에서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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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일. 차남이 혼자 마트에 왔어. 차남은 생활용품 코너에서 물건을 고른 뒤 계산대로 향하던 도중, 갑자기 돌아서더니 무언가를 보며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돌아섰어. 차남은 청테이프와 면장갑을 구매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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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인 8월 11일. 부부가 함께 마트에 왔어. 전날 남편이 무언가를 바라보며 한참 서있던 곳에 멈춰 선 두 사람. 그 곳에서 아내가 집어 든 건, 대용량 세제였어. 범행도구로 의심되는 세제를 같이 산 두 사람. 공모 가능성이 의심되지. 부부는 이 세제를 두 차례에 걸쳐, 3리터나 구입했어.

수사를 통해 밝혀진 건 이 뿐만이 아니야. 압수수색 때 확보한 부부의 컴퓨터가 있었는데, 전부 포맷된 상태였어.

"가정집에서 쓰는 게임이나 하고 인터넷 사이트 검색하는 컴퓨터를 굳이 두 사람 모두 같은 날짜에 동시에 포맷한다는 건 일반적이지 않잖아요."
-김면중, 당시 담당 형사

심지어 채팅처럼 주고받는 메신저도 탈퇴하고, 휴대폰도 초기화 됐어. 형사들은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했어. 며칠 후 결과가 나왔는데, 수사팀 전원이 내용을 보고 충격을 받았대. 복원된 메신저 대화를 보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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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울진에서 사체를 태우면 어떨까? 태우려면 뭐가 필요하지?
아내: 우리 캠핑했을 때처럼 땅을 파서 위에 자갈을 깔아야지. 불이 번지면 안 되니까. 톡으로 이런 거 보내면 안 되는데.

함께 범행을 계획한 듯한 대화. 심지어 포렌식 수사까지도 예측했어. 또 다른 대화를 보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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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내가 어머니 집을 담보로 대출을 몰래 받으면 불법인가?
아내: 공동명의로 바꾸면 대출받는 건 불법이 아니지. 그건 어머니랑 형이랑 너랑 셋이 가서 바꿔야지.
남편: 그건 불가능하잖아.
아내: 그렇지. 처음부터 공동명의로 갔어야 해.

범행의 동기는 돈 때문이라는 게 추측돼. 남편은 여러 번 자동차를 바꾸고, 아내는 비싼 가방과 구두를 샀어. 그리고 무엇보다 이 부부는, 도박을 즐겨 했어. 1년 동안 카지노를 수십 차례 출입한 걸로 드러났어. 결혼할 때 어머니가 장만해 주신 신혼집. 두 사람은 그걸 결혼 1년 만에 팔았어. 게다가 수천만 원의 도박 빚도 있었어. 두 사람 모두 신용불량자야. 어머니의 돈이 필요했던 이유야.

사실 어머니는 두 사람의 결혼을 처음부터 반대했어. 그래도 결혼하겠다고 해서, 집까지 마련해줬는데 그걸 팔아버렸어. 자연스럽게 시어머니와 며느리, 고부관계는 좋지 않았지.

▲ 아내의 진술

하지만 이런 증거들로도 죄를 물을 수 없어. 왜? 아직 어머니와 형을 못 찾았잖아. 결국 필요한 건 두 사람의 진술이야. 그래서 치밀한 심리전이 필요한 거지.

"다른 사건에 비해서 조금 힘도 들고, 심리적으로도 힘든 사건이고요."
-이진숙, 프로파일러
"일반인들을 뛰어넘는 수사 지식이 상당 부분 있었습니다. 너무 많이 알고 있었어요. '아 이거 만만치 않겠구나'. 증거를 찾는데 수사관과 당사자와의 고도의 심리전이고, 앞으로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되겠구나'"
-김면중, 당시 담당 형사

이진숙 프로파일러는 아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했어. 배고프면 먹을 걸 사다 주고, 아프다고 하면 약도 사줬대. 그러면서 아내의 말을 부정하거나 추궁하는 태도는 금물이야. 아내의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해. 힘들지 않냐, 고생 안하려면 빨리 사건이 해결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뭐라도 생각나는 게 있으면 얘기해 달라, 하면서. 자연스럽게 협조를 유도했어.

"잘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너를 의심하고 있지 않다'라는 메시지를 계속 주려고 노력했고요. (아내가)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거죠. 그래야 부담을 내려놓고 얘기할 수 있으니까."
-이진숙, 프로파일러

한편 김 형사는 아내의 행적 수사에 힘을 쏟았어. 집근처 CCTV를 아무리 살펴봐도 나오는 게 없어. 그런데 그 때, 순간 한가지 방법이 떠올랐어. 자신들의 행적을 숨기려 했다면, 분명 CCTV를 염두에 뒀을 거라 생각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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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저희가 CCTV, CCTV 하잖아요. 그런데 계획된 범죄에 CCTV를 의식하지 않겠어요? 어머니의 본가와 차남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이 4~5km정도 떨어졌어요. 그리고 IC가 따로 분리돼 있고. 이걸 3각으로 놓고,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녹화되지 않은 장소의 이동 동선을 다시 뽑아냈죠."
-김면중, 당시 담당 형사

일반적인 동선이 아닌 반대로 추적을 시작했어. 그 코스에 있는 개인용 CCTV, 블랙박스를 전부 끌어 모았어. 그 결과, CCTV에 찍힌 또 다른 단서를 잡았어. 14일 남편이 운전한 형의 차량에 아내가 타는 장면이 찍힌 거야. 이 이야기는 즉, 아내가 남편과 동행했고, 아내가 알리바이로 댔던 진술은 모두 거짓말이라는 말이야.

김형사는 이진숙 프로파일러와 함께 아내를 다시 만났어. CCTV 화면을 내밀며 아내에게, 그날 차에 왜 탔냐 물었어. 아내는 이렇게 얘기했어. "사실 그 무렵 남편과 다퉜는데, 갑자기 남편이 화해 여행을 가자고 해서 따라 간거예요."

고속도로 CCTV에 찍힌 형의 차량을 운전하는 남자. 운전자가 둘째 아들이었다면, 그 뒷좌석에 아내가 타고 있었던 거야. 부부는 함께 730km를 달렸어. 차를 타고 함께 가면서 이상한 점이 없었냐 물으니, 아내는 "가는 동안 수면제를 먹고 자서 기억나는 게 없다"고 말했어. 수상한 아내의 진술. 근데, 아내의 말을 부정하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돼. 아내의 입에서 더 많은 말이 나와야 하니까.

김형사는 아내의 말에 공감해주며 "그래도 혹시 조금이라도 더 기억나는 게 없냐"고 물었어. 그러자 아내는 말했어.

"제가 잠깐 깼을 때 남편이 차를 세우더니, 남편이 트렁크에서 가방을 꺼내 가는 걸 본 거 같아요"

남편은 여전히 형의 차에 탄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어. 그런데 아내에게서 상반된 진술이 나온 거야. 남편이 그 차를 운전했다고 얘기한 거야. 드디어 아내가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어. 이 틈을 타서 김형사는 아내에게 기억나는 건 모두 적어달라고 부탁했어. 이건 형사수첩에 적힌 실제 아내의 메모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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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핸드폰으로 네비게이션으로 목록을 찾는 걸 봤습니다"
"18일 이후 뉴질랜드 달러 100$ 50$ 10$. 10장 中"
"반지는 논현동 쥬얼리샵 1층"
"14일 나한테 가족은 너밖에 없어. 용서해달라는 얘기를 반복"
"술 취하고 힘에 부치는 숨소리. 무섭다 내가 앞으로 살 수 있을까. 울먹임."
"6개월 이상 살 수 없다. 횡설수설. 난 사람이 아닌 것 같아 울먹임. 용서를 구함."

남편의 범행을 표현한 듯한 내용들. 뉴질랜드 달러는 형, 반지는 어머니 건데, 그걸 처분한 걸로 보여. 그리고 화해여행 때 남편이 자기 핸드폰으로 네비게이션을 검색했다는 건, 아내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것 같아.

김형사는 아내에게 종이 한 장을 내밀며, 남편이 가방을 차에서 꺼낸 곳이 기억나냐고 물었어. 아내가 약도를 그리기 시작했어. 여기 가면 시신이 있겠냐고 묻자, 아내는 자신이 같이 가서 찾아주겠다는 말도 했어. 그렇게 아내가 지목한 곳을 찾아가서 형사들은 곧바로 그 지역을 수색했어. 하지만, 시신은 발견 못했어. 아직 아내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선 게 아닌걸까? 그래도 남편에 대한 아내의 진술은 확보됐어.

"이건 빠져나갈 수 없는 게, 아내의 진술이 있잖아요. 남편의 차를 타고 갔는데 남편이 트렁크에서 뭔가를 내려서 끌고 올라갔다. 이미 끝난 거죠."
-윤정기, 당시 형사과장

그동안 확보한 증거와 진술 덕에, 둘째 아들은 다시 체포됐어. 이제 부부는 완전히 분리됐고, 더 이상 두 사람은 말을 맞출 수가 없어. 어머니와 형을 찾을 마지막 기회야.

▲ 마지막 쐐기

체포된 둘째 아들은 끝까지 범행을 부인했어. 그렇다면, 아내의 입을 더 열어야해. 이진숙 프로파일러는 아내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어. 이진숙 프로파일러는 "아무래도 남편분은 빠져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말에 아내가 흔들리자 "사건이 해결돼야 재산이 정리될 텐데"라는 말을 덧붙였어. 그러자 아내의 눈빛이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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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형이 사망하면, 상속은 차남에게 가. 근데 둘째 아들이 그들을 살해한 거라면, 상속권이 박탈돼. 그럼 재산은 아내한테 가게 돼. 이걸 알게 된 아내가 솔깃해 하며, 정말 도와주고 싶다고, 최면이라도 해서 밝히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태도가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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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진술이 바뀌는 거죠. 심리적으로 동요되니까. 사건에 대해 아예 모른다, 남편이 이야기를 했는데 기억이 안 난다, 내가 그 차에 탔어도 기억이 안 난다, 최면이라도 해서 말하고 싶다. 이렇게 변화되기 시작한 거죠."
-이진숙 프로파일러

근데 이진숙 프로파일러는 당시 최면수사에는 미숙했어. 교육 중에 짧게 배운 게 전부야.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아내 마음이 변할 지도 모르는데, 당장 다른 전문가도 없는 상황이야. 그래서 일단, 소파에 아내를 눕혔어. 무작정 시작한 최면수사. 당연히 엉터리였지. 그런데 이게 통했을까? 아내는 최면에 걸린 듯 이야기를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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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이 유도된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상태는 티가 나요. 그리고 당시에 제가 엄청 어설픈 사람이었잖아요. 근데 금세 최면에 걸린 연기를 하는 게 보였습니다. 그 친구가 최면의 힘을 빌리고 싶었던 거지, 그때까지 기억이 안 나서 얘기 안 했던 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이진숙 프로파일러

아내는 남편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렸어. 최면에서 깨우자, 아내는 다시 약도를 그렸어. 장소는 강원도 정선이야. 다음날 아내와 형사들은 정선으로 향했어. 풀숲이 우거진 야산. 아내가 알려준 쪽으로 올라가 찾아봤는데, 또 시신은 찾지 못했어. 바로 그때, 김형사가 홀린 듯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려. 무언가가 담요로 덮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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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의 한 야산입니다. 경찰이 수풀을 헤치자 이불로 둘러싸인 시신 1구가 나옵니다. 지난달 13일, 장남과 함께 실종된 50대 어머니로 추정되는 시신입니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시신의 치아 모양과 실종된 어머니 김 씨의 치아를 비교한 결과 두 개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2013. 9. 23. 뉴스 中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손상돼 있었어. 특히 얼굴 부분이 심하게 훼손돼 있었어. 김형사는 시신을 발견한 후 곧바로 인천으로 돌아가서, 가장 조용한 사무실을 찾아 둘째 아들을 불러냈어. 자리에 앉은 둘째 아들은 다리를 꼬고 아주 태연한 표정이야. 늘 하던 식으로 '넌 물어라 얼마든지 답변해 주겠다'는 태도야. 김형사는 냉장고에 있던 포도 한 송이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이렇게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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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 이 포도가 이승에서 먹는 마지막 포도일 거다."

그 순간, 둘째 아들의 눈빛이 확 달라져. 사무실 안에는 적막만 흘렀어.

"'너는 사형이야. 네가 나쁜 건 엄마와 형을 죽인 것도 정말 나쁘지만, 지금까지 반성하지 않고 뉘우치지 않는 모습은, 이 세상에 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랬더니 이 친구가 '제가 살인자입니까? 왜 그래요?'라고 저한테 반항을 해요. 그래서 제가 (현장 사진이 담긴) 휴대전화를 밀면서 '야. 어머니는 검소하게 사셨더라. 아들을 위해 남편도 없이 살아온 어머니를 그렇게 잔혹하게 얼굴까지 망가뜨려?' 그러니까 고개를 숙이더라고요."
-김면중, 당시 담당 형사

어머니 시신 발견을 알게 된 차남. 김형사는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어머니 모시는데 형도 모셔야 하지 않겠냐고 했어. 차남은 결국 형의 시신을 유기한 곳을 불었어. 김형사는 차남과 함께 차에 올랐어.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경북 울진. 차남은 자갈이 쌓인 곳을 지목했어. 그 자갈 아래 시신이 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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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차남의 진술로, 형의 시신도 찾았어. 시신은 훼손이 심한 것뿐만 아니라, 그을려 있었어.

아까 부부의 메신저 대화 내용 기억나? '울진에서 사체를 태우면 어떨까', '땅을 파서 위에 자갈을 깔아야지' 했던 대화. 그 내용 그대로 실행한 거야. 시신을 쉽게 옮기기 위해서, 신원 파악을 어렵게 하기 위해서, 시신을 훼손한 거야.

▲ 가족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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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 신분으로, 둘째 아들의 조사가 시작됐어. 그리고 아내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어. 아내가 피의자로 전환된 후, 아내를 감싸던 남편의 태도는 180도 바뀌어. 화해여행을 가며 아내와 사체 유기를 함께 했고, 범행 계획도 아내와 함께 세웠다고. 부부는 서로 완전히 등을 돌렸어. 이제 아내의 공모 여부도 밝혀야 해.

다음날 오후 1시 30분. 아내가 출석하기로 한 시간이야. 그런데, 시가이 됐는데도 아내가 오지 않아. 그리고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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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하는 남편의 여행 제안으로 간 우리 마지막 울진 여행. 거기서 남편이 무슨 일을 했는지 나는 추측만 할 뿐이야. 부모님 전 결백합니다. 남편이 진실을 이야기하고 자백하기 위해 전 한 달간 설득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전 저의 목숨으로라도 결백을 주장하고 싶어요. 남편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시고 남편 속옷과 옷 좀 챙겨주세요."
-아내의 유서 내용 中

아내가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어. 유서에서 아내는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어. 자신은 사건과 관련이 없고, 뒤에 알고 나서 남편을 설득하려 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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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로서보다 인간적으로 '내가 이 친구를 살릴 수는 없었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죽음을 선택하지 않도록 조금 더 잘 이야기하고 보냈어야 했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저 진짜로 프로파일로로서 물어봐야 할 상황이 많았는데 더 많은 부분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내였거든요."
-이진숙, 프로파일러

아내의 소식을 들은 남편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대. 그리고 복원된 아내의 휴대폰 메모에 이런 내용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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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자기최면을 걸어. 난 억울하다 난 억울하다"

사건 발생 후 작성된 메모였어. 스스로 억울하다고 최면을 건다? 왜 이런 최면이 필요했을까.

경찰은 둘째 아들을 존속살해, 살인 등의 혐의로, 그리고 아내는 사망했으니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어.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이뤄졌어. 국민참여재판은 국민이 배심원으로 형사재판에 참여하는 제도야. 재판 결과는? 9명의 배심원 중 8명이 사형 의견을 냈고, 재판부는 차남에게 사형을 선고했어. 재판 후에 차남은 항소했어. 2심에서 차남은 무기징역이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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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피고인과 피고인의 처가 자신들의 낭비와 도박으로 인하여 생활고를 겪게 되자 재산상속을 목적으로 공모하여 피고인의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하여 그들의 사체를 손괴하고 은닉한 것으로서 그 결과의 중대성은 물론이고 범행의 동기와 내용면에서도 너무나 참혹하고 반인륜적인 범행임은 분명하다.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사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판결문 내용 中

이 가족은 모두 사라지고, 이제 차남만 남았어. 그조차도 평생 감옥에서 지내야 해. 그들에게 가족이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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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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