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1일(월)

영화 스크린 현장

[제28회 BIFF] 송강호·박은빈·주윤발이 여는 영화제 어때?…내홍·논란 딛고 개막

김지혜 기자 작성 2023.10.04 18:22 수정 2023.10.05 10:25 조회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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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윤발

[SBS 연예뉴스 | 우동(해운대)=김지혜 기자]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가 스물여덟 번째 막을 올린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늘(4일) 오후 6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3일까지 열흘간 전 세계 69개국 총 209편(커뮤니티 비프 포함 269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지난 6월 인사문제로 촉발한 내홍과 성추행 논란 등이 이어지며 위기를 맞았던 부산국제영화제는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의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영화제 준비를 마쳤다.

박은빈

개막식의 마이크는 배우 박은빈이 단독으로 잡는다. 당초 이제훈과 박은빈의 공동 사회였으나 이제훈이 허혈성 대장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아 불참하게 됐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호스트' 개념을 도입했다. 사실상 영화제의 얼굴을 하며 국내외 내빈을 맞는 성격으로 '올해의 호스트'는 한국 영화계의 대들보인 송강호가 맡았다. 송강호는 '올해의 호스트' 자격으로 국내외 내빈을 맞고, 틈틈이 신작 '거미집' 홍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송강호

전 세계 209편의 공식 초청작이 열흘간 상영되는 가운데 개막작은 장건재 감독의 '한국의 싫어서'가 선정됐다.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어느 날 갑자기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한여름의 판타지아'로 주목받았단 장건재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고아성과 주종혁이 주연을 맡았다.

부산국제영화제 BIFF

◆ 지난해엔 양조위, 올해는 주윤발…중화권 스타들이 빛내는 부국제

영화제 초반 화제의 인물은 주윤발이다. 중화권 최고의 스타로 1980~90년대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주윤발은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돼 14년 만에 내한한다.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주윤발은 그만의 아우라를 갖고 있는 배우다. 아시아 스타들에게 순차적으로 상을 주겠다는 의미는 아니고, 언젠가는 주윤발에게 반드시 줘야 할 상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1976년 영화 '투태'로 데뷔한 주윤발은 '영웅본색'(1986)과 '첩혈쌍웅'(1989), '정전자'(1989) 등으로 1980년대 '홍콩 누아르'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대만 금마장 남우주연상 두 차례, 홍콩 금장상 남우주연상을 세 차례나 수상하며 중화권 최고의 배우로 인정받았다. 또한 2000년에는 이안 감독과 손잡은 '와호장룡'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검소한 생활과 다양한 기부 활동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했다.

주윤발

주윤발은 최근 건강이상설에 휩싸이며 팬들의 걱정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루머를 딛고 건강한 모습으로 국내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개막식에서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며, 이튿날에는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과 핸드프린팅 행사를 연다. 또한 영화제 기간 동안 주윤발의 신작 '원 모어 찬스'(2023)를 비롯해 '영웅본색'(1986), '와호장룡'(2000)까지 3편의 영화를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 양조위가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며 영화제 내내 화제를 모았던 데 이어 올해도 중화권 스타인 주윤발이 영화제 초반의 열기를 책임지게 됐다. '영원한 큰 형님'인 주윤발의 내한은 오랜 팬에겐 추억과 향수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제영화제 BIFF

◆ 스티븐 연x 존 조, 코리안 아메리칸이 말하는 영화와 영화 인생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 눈길을 끄는 것은 5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이다.

윤여정에게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겼던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과 '버닝', '미나리', '비프'에서 활약한 스티븐 연, '파친코'를 연출한 저스틴 전, 코고나다 감독, '서치'의 존 조가 한 자리에 모며 재미교포 영화인으로서의 영화와 영화인생에 대해 이야기 할 예정이다.

액터스

존 조는 5일 오후 7시 '액터스 하우스'에도 참여해 관객과 직접 만난다.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배우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고,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향후 계획 등을 밝히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이다. 2021년 신설한 뒤 BIFF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한국계 미국인인 존 조는 '스타트렉 비욘드', '콜럼버스', '서치' 등으로 할리우드에서 맹활약 해왔다. 이 중 '서치'는 국내에서도 3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흥행몰이를 했다. 올해 액터스 하우스에 나서는 유일한 재미교포다. 이밖에도 '액터스 하우스'에는 윤여정, 한효주, 송중기가 나서 영화와 연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설리

◆ 윤여정x류이치 사카모토 '추모의 시간'…설리 유작도 첫 공개

세상을 떠난 영화인을 기리는 시간도 마련된다.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故 윤정희가 한국영화공로상을 받는다. 한국영화를 국제 영화계에 널리 소개하는 데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강대진 감독의 '청춘극장'(1966)으로 데뷔한 윤정희는 문희, 남정임과 함께 19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다. 유현목, 김수용, 신상옥, 이창동 등 당대 최고의 감독들과 호흡을 맞추며 대종상 여우주연상 3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3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 3회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0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시'로 오랜 공백을 깨고 컴백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고, LA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받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윤정희

부산국제영화제에는 故 윤정희를 기리기 위해 대표작 '안개'(1967)와 '시'(2010)를 특별상영한다. 특히, '시'의 특별상영에는 이창동 감독이 참석해 스페셜 토크를 나눌 예정이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고 류이치 사카모토를 위한 시간도 마련된다. 올해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연주 장면을 흑백의 아름다운 화면에 담은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이 특별상영된다. 류이치는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가수 겸 배우인 故 설리의 마지막 인터뷰가 담긴 '진리에게'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될 예정이다. 2019년 촬영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스물다섯 시절의 설리가 자신의 고민과 생각을 전하는 인터뷰가 담겼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ebada@sbs.co.kr

<사진 = 백승철 기자, 개막식 생중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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