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거미집'의 주역들이 '영화 속 영화'라는 작품의 흥미로운 콘셉트와 다층적인 결말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14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거미집'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감독과 배우들은 영화의 특별한 개성이라 할 수 있는 '영화 속 영화'와 '다층적인 결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주인공인 김열 감독으로 분한 송강호는 "김 감독의 개인적인 욕망과 욕심으로 결말을 재촬영 하는데 영화 속에서 바꾸려는 결말 자체도 굉장히 도발적이고 도전이 아닐까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 감독의 욕망 때문에 모두 모이게 되고 좌충우돌을 겪게 된 후 결말을 완성해가는데 영화 속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도 각자의 작은 욕망이 엮이고 점철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이 욕망의 카르텔에서 허우적 되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상징하는 지독한 우화라는 생각이 든다. 제가 영화 속 영화를 바라보는 관점도, 제 마지막 표정도 정답이 없는거다. 보든 사람에 따라 결말에 대한 흡족함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 미진함일 수도 있다. 나도 볼 때마다 느낌이 달랐다. 지독한 메타포가 가득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관객들의 느낌도 다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를 연출한 김지운 감독은 "김 감독이 이미 만들어놓은 영화 속 '거미집'은 가부장적인 집의 현모양처를 다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렇게 해서는 강렬한 이야기를 못만든다고 생각해서 좀 더 적극적이고 투쟁적인, 여성의 강렬한 욕망을 그리기로 결심하면서 영화의 결말을 다시 찍는다. 그러면서 치정멜로에서 스릴러, 호러로 변해가는데 뭔가 구태의연하고 뻔한 것을 뒤집어 새로운 영화적 비전을 끌어내는게 아닌가 싶다. 이 영화가 잘 되면 영화 속 영화의 '거미집' 장편을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도 했다"라고 답했다.
여배우 이민자를 연기한 임수정은 "결말이 바뀌기 전의 이민자는 순종적인 여성이었다면, 결말이 바뀐 후의 이민자는 자신의 운명을 좀 더 개척하고 욕망에 충실하려는 역할로 그리게 됐다. 영화에서는 투덜거렸지만 이민자는 흡족스럽지 않았을까. 저 역시 바뀐 결말이 좋다"라고 만족스러워 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작품. 영화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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