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그알' 피프티 피프티 '전속계약 분쟁' 조명…"가수 안 했으면 안 했지 돌아가고 싶지 않아"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3.08.20 04:46 수정 2023.08.20 12:47 조회 4,232
기사 인쇄하기
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피프티 피프티는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19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빌보드와 걸그룹 - 누가 날개를 꺾었나'라는 부제로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조명했다.

2023년 4월 K팝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의 [큐피드]라는 곡이 싱글 발매 4주 만에 美 빌보드 핫 100 차트 진입했다. 그 후 최고 17위를 기록하고 21주째 상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이는 K팝 그룹 데뷔 이후 최단시간 빌보드 진입 기록이자 최장기간 차트인 기록이었으며 글로벌 스타가 된 KPOP 타 그룹도 이룬 적 없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중소돌의 기적'이라 불리었다.

영화 [바비] OST 합류를 포함해 미국 진출 등 이후 행보가 기대되던 지난 6월 멤버들이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이에 '피프티 피프티'의 소속사인 어트랙트는 멤버들로부터 갑작스러운 계약해지 통고의 배후에 이들을 조종하는 이가 있다며 '피프티 피프티' 음반제작 전반에 참여한 외주제작사 더기버스의 대표 겸 프로듀서 안 씨를 지목했다.

소속사는 80억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빌려서 투자하고 멤버들을 지원해 왔는데, 안 씨 측이 멤버들을 가스라이팅해 계약을 해지하도록 부추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안 씨 측은 해당 소송은 소속사와 멤버들 간의 갈등일 뿐이라며 "외부 세력, 가스라이팅, 템퍼링 등의 자극적인 말을 써서 자꾸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자신들은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소속사에 대해 음원 수익 등 정산 누락, 신체적 정신적 건강 관리 소홀, 소속사 내 신뢰할만한 능력을 가진 음반 제작자의 부재 등을 이유로 14일 내 시정되지 않을 시 전속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에 놀란 소속사 측은 안 씨가 대표로 있는 더기버스의 행보에서 이상한 정황들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멤버들이 내용 증명을 발송한 날은 프로듀서 안 씨가 해당 그룹의 관련 업무 계정을 넘겨준 날과 일치했는데 유독 인수인계 절차가 오래 걸렸고, 더기버스 직원들이 사용하던 6개의 계정을 삭제한 채로 이관한 것에 의문을 가지게 됐다는 것.

그리고 이후 더기버스 측이 삭제한 메일과 메시지들을 복구하자 소속사를 바꾸기 위한 계획으로 의심되는 내용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리자 메일로 수신되거나 발신되는 광고 제안 메일이 곧장 휴지통으로 들어가 삭제되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그리고 안 씨가 상의 없이 큐피드의 저작권을 본인 명의로 등록한 것도 포착되었던 것. 이에 어트랙트 측은 "총 세 명의 스웨덴 작곡가들에게 곡비를 지불하고 곡을 구매했다. 이 곡은 '피프티 피프티' 프로젝트를 위해 구매한 곡인데 저희에게는 일언반구 없이 안 씨 측이 저작권을 몰래 사들였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큐피드의 저작권은 한국어 버전의 경우 99.5%, 영어 버전은 100%가 안 씨 지분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방송은 원곡자를 통해 큐피드의 데모곡을 입수해 원곡과 큐피드 두 곡을 비교했다. 그 결과 두 곡은 거의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전문가는 "이 정도로 그대로 쓰는 것은 진짜 흔하지 않다. 그대로 썼다고 보는 게 맞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가사까지 일치하는 것에 대해 "데모 버전의 영어 가사를 그대로 썼다. 단어 몇 개 바꾼 것으로는 제작 참여 명단에 오를 정도로 뭔가를 했다고 할 수 없다"라며 안 씨가 해당 곡에 작사, 작곡은커녕 편곡을 했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했다.

그리고 저작권 등록된 문서에는 스웨덴 원곡자들의 서명이 위조된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이에 소속사 측은 더기버스의 대표 안 씨를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고, 백 이사는 업무 방해, 전자기록 등 손괴 혐의로 고소했다.

안 씨의 과거 지인인 제보자는 '피프티 피프티'가 벌써 세 번째라며 어트랙트의 전 대표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피해자라며 박 대표를 소개했다.

전직 연예기획사 대표, 현재는 청소일을 하고 있는 박 대표는 고민 끝에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안 씨의 이력을 보고 믿음을 가지고 20억원을 투자해 연예 기획사 설립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도 전 대표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며 기획사 설립 당시 안 씨의 제안에 타 소속사에 소속된 S 씨에 대한 스카우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부족한 투자금으로 박 대표는 빚만 안고 회사를 떠나게 됐고, 박 씨가 밀려난 자리에서 안 씨가 [더기버스]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 또한 그는 최근 전 재산을 들여 만든 음원들의 저작권이 모두 안 씨 이름으로 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며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박 대표는 "'피프티 피프티'가 과연 단독적으로 그런 결정을 했을까요?"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은 인터뷰를 약속한 안 씨를 만나기 위해 그의 회사를 찾았다. 하지만 안 씨는 치과 치료로 말할 수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고, 백 이사가 대신 인터뷰에 응했다.

백 이사는 자신들은 '피프티 피프티'에 대한 최초 기획부터 제작까지 담당한 전문가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어트랙트 측에 용역계약 해지를 통보한 이유에 대해 "사실 전 대표가 어트랙트를 설립하고 큐피드라는 앨범이 나오기까지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자금난에 시달렸다. 외상 제작을 했다고 할 정도로 모든 과정에서 힘이 들었다"라며 "전 대표의 80억 투자 이야기에 놀랐다. 적어도 난 본 적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금난의 근거로 어트랙트 대표와의 대화를 공개했다.

또한 큐피드의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실제 저작자들은 저희에게 모두 다 위임을 했기 때문이다. 모든 절차에 관해 적법하게 대행을 받은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전문가는 "불공정하다고는 할 수 있겠으나 법적으로 이게 무효라고 볼 수는 없는 문제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백 이사는 음원에 대한 가장 많은 수익은 소속사 몫이라며 100억 매출로 가정했을 때 제작사가 50%를 갖고 저작권자는 10% 상당의 수익만 수령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제작진들은 소송이 왜 일어난 것 같은지 물었다. 그러자 백 이사는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에 제작진은 다시 한번 안 씨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안 씨 측은 인터뷰를 거절했다.

현재 여론의 공격을 받고 있는 '피프티 피프티'. 이에 멤버들과 두 회사 측에 대해 잘 안다는 내부 관계자는 "애들은 잘못한 게 없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관계자는 안 씨와 전 대표의 그간 행적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피프티 피프티'를 정리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두 분의 아버지가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하니까 이상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리고 '피프티 피프티'의 팬이라 밝힌 한 제보자는 전 대표의 80억 원 투자에 대해 제대로 된 프로모션도 없고 흔한 쇼케이스도 없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안 씨에 대해서는 "멤버들이 언론에서 얻어맞고 있을 때 도와주지 않았다"라며 야속한 마음을 드러냈다.

'피프티 피프티'의 소송 대리인은 "멤버들 중에서 데뷔 전부터 증세가 있던 분들이 있고 수술 이후의 문제가 아니라 수술 날짜를 잡는 과정에서도 계속 연기된 부분이 있다. 수술하기 전 계속 참으면서 약을 복용하면서 일정을 진행했다"라며 멤버들의 건강 문제를 언급했다. 이에 지인들은 매일 진행된 체질량 측정과 지속적인 다이어트에 대한 압박으로 멤버들이 힘들어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피프티 피프티'측은 무엇보다 1분기 정산표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음반, 음원 수익에 대한 정산 내역 누락에 의혹을 제기한 것. 또한 소속사 어트랙트가 아닌 B엔터사로 음원 수익이 들어가는 것에 문제을 제기했다.

'피프티 피프티'측은 "다른 회사의 채무를 갚는데 수익이 들어가고 있는데 그것에 대한 동의 절차나 설명도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80억 원 투자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소송의 이유에 대해 소속사의 불투명한 회계 구조와 자신들의 음원 수익으로 갚고 있는 수십억 원의 빚의 정체에 대해 알고 싶었을 뿐이라 항변했다.

전직 아이돌들은 아이돌 사업이 수년 동안 정산받지 못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수익금은 소속사가 투자한 돈을 먼저 갚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활동을 시작하고 수익을 창출해도 바로 정산을 받기 어렵다는 것.

그렇다면 '피프티 피프티'는 80억 원을 모두 갚아야 할까? 이에 어트랙트 측은 "어트랙트가 B엔터사로부터 대여해 온 금액은 직접비 30억, 간접비 33억이다. 그리고 통장 잔고 16억까지 포함됐다"라며 "멤버들은 직접비만 갚으면 된다. 80억에 대해 갚아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면 이는 제3자로부터 허위 정보를 들었을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한 음반유통사 관계자는 멤버들이 선급금을 문제시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피프티 피프티'측은 "선급금이 완제될 때까지 음원 음반 수입은 지급이 안 된다. 선급금은 음원 수익으로만 갚을 수 있는 빚이라 소속사가 피프티 피프티의 음원 수익으로 그 빚을 다 갚을 때까지 현금은 유통사로만 들어간다"라며 실질적으로는 어트랙트 측이 빚을 다 갚을 때까지 멤버들이 정산받을 수 있는 금액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모든 수익과 선급금은 B엔터사가 관리하기 때문에 멤버들이 내용 확인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세무사는 "소속사와 B엔터가 어떤 연관이 있는 회사인가 살펴봤다. 표면상으로는 연관이 없는 회사이다"라며 대주주 중 한 명이 전 씨와 형제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재무제표에 따르면 B엔터에서 어트랙트에 들어온 돈은 30억 원이라며 소속사의 주장과는 다른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제작진은 온라인에 공개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전문가와 큐피드에 대한 음원 수익을 계산해 보았다. 전문가는 "국내 M사와 미국 S사를 통해 벌어들인 음원 수익 중 소속사는 최소 60억에서 70억을 벌어들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방송은 이대로라면 소속사 측이 밝힌 직접비 30억은 이미 갚은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큐피드의 성공 후 소속사 측에는 수많은 러브콜이 쏟아졌다. 이에 미국 거대 음반사인 W사도 접촉해 왔다. 영화 '바비'의 OST에 참여한 것도 W사 덕분이라는 것.

그 후 어트랙트는 W사와 선급금 계약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계약은 늦어졌는데, 이에 어트랙트 측은 "W사가 계속 무리한 요청을 해서 계약을 미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멤버들의 내용증명 발송으로 계약이 완전히 무산된 것. 또한 이어 예정되어 있던 영화 '바비' OST 뮤직비디오 촬영도 같은 이유로 무산되었다고 밝혔다.

하필 '피프티 피프티'가 중요한 시점에 내용증명을 보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1차 조정기일, 제작진은 멤버들의 가족을 만났다. 그리고 가족들은 "전 대표는 아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7년을 더 이 회사에서 버텨야 하는데 애들은 더 버티지 못할 거 같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멤버들이 건강을 잃기까지 일어난 일들을 언젠가 밝힐 날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리고 가족들은 소속사 대표의 행동에 대해 언론 플레이라 주장하며 "말은 돌아오라고 하는데 모든 여론을 이렇게 만들고 다른 모든 사람들이 옥죄면서 돌아오라고 한다. 그게 더 무서웠다"라고 덧붙였다.

2차 조정이 결렬된 날, 또 다른 멤버의 가족은 제작진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가족은 정산은 부수적인 것이라며 "공황장애로 여러 번 발작이 있었고, 한 번은 병원에서 실신을 해서 산소호흡기로 깨어난 적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언론에서 드러난 대표의 미담과 달리 매니저를 통해 대표에게 보고된 숙소 생활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잃을 정도로 견디기 힘든 압박이었다고 덧붙였다.

감시와 통제,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 정산조차 불투명한 소속사가 멤버와 충분한 소통 없이 수백억 원의 투자와 주식 상장을 계획하는 상황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는 것. 이에 멤버의 가족은 "돈이고 뭐고 가수를 안 했으면 안 했지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를 하더라"라고 이야기를 전했다.

조정 결렬 다음 날 소속사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한 멤버들. 이에 방송은 어트랙트 대표의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어트랙트 측은 "저희가 더기버스를 공격만 해도 '피프티 피프티'가 계속 욕을 먹고 상처를 입는 그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대표님이 방송을 통해 감정이나 소회를 말씀하시거나 하는 부분들도 걱정을 하시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안 씨 측은 서면 답변조차 거절해 충분한 이야기를 듣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한편 방송 말미에는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보내온 손 편지가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