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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랩]"김은희 작가X김태리·오정세, 이 조합 언제 보겠나"…'악귀'에 쏠린 기대

강선애 기자 작성 2023.06.23 17:20 수정 2023.06.25 15:09 조회 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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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가 신작으로 컴백한다. 연기력과 매력을 갖춘 배우 김태리, 오정세와 함께 한국형 오컬트 드라마를 들고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惡鬼)(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 제작발표회에는 주연 김태리, 오정세, 홍경과 연출을 맡은 이정림 감독이 참석해 새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부탁했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 구산영(김태리)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 염해상(오정세)이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싸인', '시그널', '킹덤' 등 집필한 작품마다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 김은희 작가의 신작에, 배우 김태리, 오정세, 홍경, 김해숙, 김원해, 박지영, 예수정, 진선규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공개 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 김은희가 쓴 한국형 오컬트, '청춘'을 녹이다

김태리

김은희 작가에게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을 처음 듣고 "너무 재밌었다"는 김태리는 "소재가 신선하다고 느꼈다. 민속학을 다루니까, 우리나라에 귀신들이 얼마나 많나. 하나하나 사연도 많을 테고. 그렇게만 생각해봐도, 무궁무진한 에피소드가 나올 거 같았다. 또 이 소재를 가지고, 작가님이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녹여 내신다고 하셔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궁금하고 흥미로웠다"고 끌린 이유를 설명했다.

김은희 작가와 처음 호흡을 맞추는 김태리는 "김은희 작가님의 대본은 이야기가 빼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게 구조적으로도 완벽하게 12부를 빼곡하게 채우고, 결말도 완결성 있게 난다. 그런 대본을 받아봐서 배우로서 좋았다"고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실 오컬트라는 게,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다. 오컬트를 다루면서도 작품의 대중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 이정림 감독은 "오컬트 장르라는 게 부담이긴 했다. 너무 그 장르에 매몰돼서 낯선 그림들을 찍으려 무리하지 않았다. 봤을 때 익숙하지만 낯설고, 기묘한 느낌이 나는 그림들을 구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또 민속학을 녹여낸 한국형 오컬트라는 독특한 구조에 이 감독은 "서양의 오컬트와 다른 점은 엑소시즘은 저희 드라마에 나오지 않는다. 조상들이 믿어왔고 기록해온 민속학, 토속신앙, 전설, 등을 바탕으로 작가님이 이야기를 썼다"고 설명했다. 또 "대본 준비 단계에도, 촬영 준비하면서도 민속학 교수님들, 문화재청 관계자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차별점이 있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오컬트 장르에서 '청춘'을 이야기한다는 것도 신선하다. 김은희 작가는 왜 '청춘'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재작년에 작가님을 처음 만나며, '악귀'라는 제목만 듣고 가서 '과연 내가 잘할 수 있는 장르일까' 하며 미팅했다. 작가님이 진솔하게, 자기가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 자기도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고 어른으로서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그게 대단하지 않고 엄청난 위로가 되진 않겠지만,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해볼 수 있겠느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산영이는 청춘 그 자체이고, 해상이는 청춘을 지났지만 외롭고 고립된 인물로서 누군가가 바라봤을 땐 '좋은 청춘을 보내지 못했을지 모른다' 하는 캐릭터다. 홍새도, 지금 20대를 살아가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나, 늘 고뇌하는 인물"이라고 각 캐릭터의 청춘 포인트를 설명하며 "작가님은 어른으로서 이끌어가는 작품을 써보고 싶었던 거 같다. 그렇게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작가님이 잘 쓰는 걸 접목 시켜 글을 쓴 거 같다. 작가님과, 배우들과 대화를 많이 하며 녹여내려 했다. 제목과 장르만 듣고 '뜬금없는 키워드 아닌가' 우려가 있을 수 있는데, 실제로 보면 납득 가능할 것"이라 자신했다.

# 악귀 씐 김태리, 귀신 보는 오정세, 사건 쫓는 홍경

악귀

김태리는 극 중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공시생 '구산영' 역을 맡았다. 생활력이 부족한 엄마 윤경문(박지영)을 대신해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에는 시험 공부를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던 산영은, 아버지 구강모(진선규) 교수의 유품을 받고 조금씩 악귀에 잠식되는 인물이다.

장르물도 처음인데, 악귀에 씐 캐릭터까지 두 가지 연기를 선보여야 했던 김태리는 "장르물에 대한 부담보단, 아무래도 한 얼굴로 두 인물을 연기해야한단 점이 어려웠다. 해결책은, 각각의 인물을 연기할 때마다, 그 인물의 상황에만 집중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게 처음에는 힘들었다. 산영의 입장에서 악귀의 행동이 이해 안되고, 악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제가 또 산영을 먼저 연기하다 보니 그쪽에 치우친 상황에서, 악귀를 대하며 연기하기가 배우로서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김태리는 "한 인물에만 집중하자 생각했고, 그러다보니 답이 좀 나왔던 거 같다"며 답을 찾아간 과정을 설명했다.

먼저 구산영에 대해 김태리는 "내면적으로 '산영이의 원래의 모습은 어떤 인물일까'란 질문을 했다. 드라마가 시작하면 1화에 바로 귀신에 씌는데, 귀신 씌기 전에 이 아이는 원래 어떤 인물이었을까, 자신도 모르는 욕망을 내면에 지니고 있었을까, 그런 질문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악귀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감하기 쉬운 한(恨)의 정서에 집중하려 했다. 무엇이 가장 분노되고 억울하고, 그런 감정들을 이 신에서 어느 수치로 보여줘야 할지"를 생각했다며 "그런 거에 집중하다 보니, 두 인물에 어느 정도 차이를 두게 되고, 확신이 서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태리는 자신이 두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너무 많이 도와줬다"며 "이번 작품은 정말 대화를 너무 많이 했던 거 같다. 그게 배우로서 정말 축복 받은 환경이다.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게, 정말 행복하게 촬영했던 거 같다"고 했다.

오정세

오정세는 극 중 민속학 교수 염해상 역을 맡았다. 어렸을 때부터 귀(鬼)와 신(神)을 볼 수 있었던 염해상은 어머니를 죽인 악귀를 찾기 위해 민속학을 파고 들었고, 교수가 됐다. 그렇게 수십년 간 찾아다닌 끝에 구산영(김태리 분)에 올라탄 악귀와 재회한다.

오정세는 이번 작품에 대해 "대본을 읽으면서도, 촬영하면서도, 해상이란 인물이 악귀를 찾아가는 과정이 안개 속을 걷는 느낌이었다가, 안개가 걷히면, 지나온 공간, 일어났던 사건들이 섬뜩한 이야기가 되고 서사가 되는 작품이란 점에서, 신선하고 재밌게 촬영했다"며 김은희 작가표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 '악귀'의 매력을 전했다.

또 자신이 연기한 염해상 캐릭터에 대해 "염해상은 위트도 없고 사회성도 좀 떨어지고 매력이 없는 친구인데, 이 드라마가 끝날 즈음, 혹은 이 드라마 안에서는 염해상이란 인물이 '매력 있으면 좋겠다' 싶더라. 염해상 본체는 매력 없지만, 이 극 안에서는 매력있는 인물로 구현하고 싶단 욕심이 있었다"라고 애정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오정세는 "대사 중에 '저긴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이 있어서 제사를 지내줘야 한다. 제사를 지내기 싫으면 경건한 마음이라도 가져라'는 대사가 저한테 뿌리가 됐다"며 "그런 생각을 갖고, 그런걸 기억하고 기리는 마음 자체는, 가치 있는 일이지 않나. 그런 생각이 진해지고 깊어졌다"라고 민속학을 소재로 다루며 의미있게 느낀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오정세는 "제가 귀신을 보는 역할이라서 제가 보는 걸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믿게 만들어야 하는데, 악귀를 만나면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그런 고민이 머릿속에 많았다"라고 자신이 고민한 지점을 전하며 "그건 태리씨를 만나고, 이 사람의 연기를 보면 되더라. 제가 그 연기에 리액션만 하면 됐다. 그렇게 도움을 받았다"며 자신의 연기에 도움을 준 김태리에게 고마워 했다.

홍경

홍경은 극 중 경찰대 수석 출신의 엘리트 경위 이홍새 역을 맡는다. 서문춘(김원해 분)과 함께 구산영(김태리 분), 염해상(오정세 분) 주위에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일들을 수사하며 일련의 사건들과 주변인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가는 입체적인 인물을 그린다.

홍경은 선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매 신 도움을 받았다"며 "제가 어려서 그런지 신을 보고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게 많은데, 좋은 선배님들과 경험 많으신 분들과 하면 그런 것들을 먼저 앞서 끌어준다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태리에 대해 홍경은 "호기심이란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선배님은 질문에 질문을 꼬리를 물고 끝까지 답을 찾아내는 집요함이 있다. 그런 걸 옆에서 몸소 배웠다"라며 김태리의 연기 집념에 대해 전했다.

또 홍경은 오정세에 대해 "전 선배님의 모든 작품을 거의 보며 너무 좋아했다"라고 팬심을 드러내며 "선배님이 갖고 계신 카리스마를 목전에서 보고 느끼면서, 후반부에 격정적인 신을 같이 해나가는데 그때 이상하고 좋은 기운을 받았다. '내가 이런 에너지를 또 언제 느낄까' 처음 느껴본 것이었다"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정세 선배님은 이상한 카리스마가 있다. 현장의 분위기를 확 그 신의 공기로 바꿔버리는 힘이 있다. 그런 점이 (함께 해서)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 김은희 작가X김태리-오정세 조합, 지금 아니면 언제 봐

악귀

김은희 작가가 선보이는 신작이라는 점도 흥미로운데, 김태리, 오정세, 홍경 등 매력적인 배우들이 함께 한다. 이것만으로도 '악귀'는 볼 이유가 충분하다. 이정림 감독도 '악귀'를 꼭 봐야하는 이유에 대해 "김은희 작가님이 쓰고 이 세 배우가 나오는 것만으로 설명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리는 "오컬트 장르는,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 생각한다"며 "한국적, 동양적 오컬트는, 정말 새로운 부분이 있을 거다. 그게 오랜만에 한국 드라마에서 풀어지는데, 재밌을 거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함께 미스터리를 풀고 추리를 해나가고, 이 인물들과 함께 호흡하면 정말 재밌지 않을까 싶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그러면서 "모든 작품에서 언제나 최선 다했지만, 이 작품 정말 최대한의 노력을 담아서 진정성을 담으려 노력한 작품 같다. 함께 했던 스태프들 너무 고생 많았고, 어떤 드라마가 나왔을지 저도 너무 기대된다. 다같이 보고 재밌게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오정세는 "'악귀'는 보다 보면 계속 스며들지 않을까 싶다. 인물도, 서사도, 보다 보면 매력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며 시청자의 관심을 당부했다.

홍경은 "쉽게 볼 수 있는 조합이 아니다. 김은희 작가님과 태리 선배, 정세 선배님의 조합이 궁금하지 않나. 언제 이 분들의 합을 볼 수 있겠나. 같이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부딪쳐도 보고 넘어져도 보고, 그러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악귀'의 이정림 감독은 "제가 대본을 읽으면서 혼자 생각을 했던 건, 악귀라는 존재는 내면에 있는 욕망을 먹고 자꾸 자란다. 그런 악귀라는 존재가 나한테 왔을 때, 내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며 "산영, 해상, 홍새는 그런 선택을 자꾸 해나가는 인물들인데, 이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성장을 하고, '저기로 안 갔으면' 할 때가 있는데, 그런걸 같이 응원하면서 봐주시면 좋을 거 같다"고 드라마를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악귀'는 '낭만닥터 김사부3' 후속으로 23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사진=백승철 기자]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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