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3일(목)

영화 스크린 현장

박찬욱 감독 "미래 암울할 때 비디오 가게 운영…좋은 영화 찾아다녀"

김지혜 기자 작성 2023.06.21 14:03 수정 2023.06.21 19:15 조회 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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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박찬욱 감독이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며 좋은 영화를 찾아 다녔던 시절을 추억했다.

21일 오후 열린 '넷플릭스&박찬욱 with 미래의 영화인' 간담회에 참석한 박찬욱은 영화 감독으로서의 진로가 막막할 때 비디오 가게를 운영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미래의 영화인에게 "좋은 영화를 많이 보시라"라고 조언했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감독으로서 미래가 안 보이니 친구와 빚을 내서 비디오 가게를 한 적 있다. 물론 얼마안가 망했다. 그 동업자는 제 대부분의 영화음악을 담당한 조영욱 음악감독이다. 그는 지금도 내 옆집에 살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좋은 영화를 많이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저희가 아무래도 보통 관객보다는 영화를 많이 아니까 대여점 좋은 자리에 그 영화를 진열하고 고객에게 추천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별 성과는 없었다. 고전 영화라던가 아트하우스 영화를 잘 보는데 놔봐야 잘 안 빌려 가시고, 추천해봐야 '니가 먼데 이런 영화를 봐라 마라 하느냐'는 반응이었다. 좌절감도 많이 느꼈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박찬욱 감독은 "여기 앉아 계신분들은 영화과 분들이니 좋은 영화를 알아서 잘 찾아보시리라 생각한다. 요즘은 영화를 찾아보기 좋은 여건인데 잘 안보시는 것 같다. 제가 여러분의 나이 때는 좋은 영화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희귀한 비디오 테이프를 빌리려고 애쓰고, 누가 가지고 있다고 하면 빌려달라고 부탁하고 그랬다. 요즘에는 좋은 스트리밍 회사가 많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들어가면 옛날 영화부터 최신 영화까지 좋은 영화들이 많이 있어서 쉽게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제가 비디오 가게를 했던 시대와 비교하면 얼마나 좋은 시대인가. 물론 나도 그 수혜를 누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1992년 데뷔작 '달은… 해가 꾸는 꿈'이 흥행에 실패하며 긴 암흑기를 보냈다. 이 무렵 조영욱 음악 감독과 함께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며 재기를 노렸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전, 란'으로 넷플릭스와 첫 협업을 하게 됐다. 박 감독이 이끄는 모호필름은 세미콜론 스튜디오와 영화를 공동 제작하고 박 감독은 연출자인 김상만 감독과 공동으로 시나리오 집필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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