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5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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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리바운드', 찾았다! '슬램덩크' 후계자

김지혜 기자 작성 2023.03.30 10:58 수정 2023.03.31 09:39 조회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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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운드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스포츠 영화에서 실화 기반의 이야기가 가지는 힘은 강력하다. 그것이 위닝 팀의 연승 신화가 아니라 언더독의 반란이라면 이야기의 흥미는 배가 된다.

스포츠의 세계에선 1등만 기억한다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위닝팀의 당연한 성공보다는 언더독의 예견된 패배가 때로 더 큰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오는 4월 5일 개봉하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는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 고교농구대회에서 단 6명의 엔트리로 출전한 최약체 팀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연승의 쾌거를 이루어낸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실화를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 영화의 공식에 충실한 연출과 개성넘치는 배우들의 활약 그리고 실감나는 경기 장면까지 더해 웃음과 감동을 모두 잡은 결과물을 내놓았다.

리바운드

'리바운드'는 실제 이야기가 너무도 드라마틱해 영화적 각색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오합지졸 선수들이 모여 전국대회 준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과정을 실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정직하게 그려냈다.

조미료가 크게 들어가지 않는 구성과 연출 때문에 초반 30분까지는 영화가 다소 평범하다 여겨질 수 있다. 강양현 코치(안재홍)가 선수들을 모으는 과정과 첫 번째 대회에서 좌절을 겪게되는 에피소드까지는 영화의 프롤로그처럼 여겨진다. 영화가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 건 중앙고 농구부가 한 차례의 좌절 이후 재기를 준비하는 시점부터다.

일본 만화 '슬램덩크' 속 채치수는 강백호에게 아돌프 럽 감독의 말을 인용해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제압한다"라고 말한다. 농구에서 리바운드는 바스켓에 맞고 튕겨나온 공을 다시 잡는 행위로 공격의 시작이자 반격의 열쇠같은 역할을 한다.

리바운드

영화 '리바운드'에서는 개념을 확장해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기회'로 해석한다. 강양현 코치와 기범, 규혁, 순규, 강호, 재윤, 진욱은 인생의 좌절을 맞본 뒤 현재 자신에게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본격적으로 몰두하고 집중한다. '농구를 마이 좋아하는 청춘'들의 단순하고 투박한 열정이 영화 전반을 뜨겁게 달군다.

스포츠 소재의 영화에서 위기-갈등-해소-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서사는 도식적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리바운드' 역시 이 구조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구간 구간을 풍성하게 매우는 것은 온기와 웃음이다.

특히 안재홍의 활약이 빛난다. 그가 연기한 강양현은 대표작 '족구왕'(2014) 속 캐릭터 홍만섭과 닮은 구석이 있다. 어설프고 어리숙하지만 열정만큼은 만땅인 청춘이라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있다. 무엇보다 이 캐릭터는 안재홍이 빚고 매만져 그만의 입체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것이 곧 영화 전체의 톤 앤 매너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리바운드

안재홍의 코미디는 여타 배우와는 다른 이상한 매력을 뿜어낸다. 웃음을 의도한 과장된 말장난이나 슬랩스틱이 아닌 순간의 진심과 순도 높은 열정을 내세워 보는 이를 미소짓게 한다. 이 배우가 극안에서 추구하는 유머와 위트는 시종일관 따뜻하고 정겨우며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장항준 감독의 센스있는 코미디 연출과 권성휘, 김은희 작가가 쓴 생기 있는 각본은 안재홍이라는 배우와 만나 최적의 시너지를 냈다. 

'리바운드'는 관객을 2012년 강원도 원주에서 열렸던 대한농구협회장기대회 현장 속으로 안내한다는 목표에 집중한다. 강양현 코치, 농구부 멤버 6인과 배우들의 외모 싱크로율을 맞춘 것도 현장의 열기와 감동을 생생하게 재현하기 위함이다. 농구부의 구성과 와해, 재결성으로 이어지는 우여곡절은 다소 전형적이긴 해도 후반부 이들의 도전에 흡입력있게 빨아당기는 기반이 된다.

'리바운드'를 관통하는 소재는 '농구'라는 스포츠지만, 이 영화는 결국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며 한뼘 더 성장하는 청춘들의 성장담이다.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끝나지 않는다'라는 강 코치의 말은 이 영화를, 이들의 도전을 압축하는 말이다.

슬램

농구 영화로서의 볼거리도 놓치지 않았다. 스포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간과하기 쉬운 경기 장면의 박진감을 수준급으로 살려냈다. 몰수패를 당한 첫 경기를 시작으로 전국대회 결승까지 총 7경기를 생동감 넘치게 그리며 경기 흐름을 영화의 주요 서사로 연결지었다.

영화 엔딩부에 '펀(FUN)'의 '위 아 영'(We are young)이 흐르고 영화 속 캐릭터가 실존 인물의 당시 모습과 디졸브 될때 영화의 감동은 배가된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지핀 농구 영화 열풍이 '리바운드'로 바통 터치 될 수 있을까. 가슴을 뛰게 하는 꽤 괜찮은 스포츠 영화가 나왔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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