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95회 아카데미] '에에올',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했다…오스카 7관왕(종합)

김지혜 기자 작성 2023.03.13 13:30 수정 2023.03.13 17:45 조회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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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경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영화 제목대로 아카데미 시상식의 '빅4'로 불리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을 석권했다.

13일 오전 9시(한국시각)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에올')는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편집상까지 총 7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주인공이 됐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아시아계 미국인 가족이 다중 우주를 넘나들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다니엘 콴, 다니엘 샤이너트 이른바 '다니엘스'로 불리는 감독이 공동 연출하고 양자경, 키 호이 콴, 제임스 홍 등 아시아계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지난해 3월 미국에 개봉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 작품을 주목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하반기 본격적인 오스카 레이스를 시작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최근 10년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배급사 A24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제작진의 발로 뛰는 홍보 등에 힘입어 후발주자들의 도전을 모두 이겨냈다.

에브리씽

특히 올해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3명의 배우 모두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었다.

베트남계 미국 배우인 키 호이 콴은 12살의 나이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와 마궁의 사원'(1984)으로 데뷔했고 '구니스'(1986)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성인 배우로 도약하지 못했고 배우의 꿈을 사실상 접다시피 했다. 스턴트 코디네이터로 전업해 영화계와의 인연을 이어가던 그에게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인생의 마지막 기회와 같은 작품이었다.

골든글로브, 배우 조합상에 이어 오스카 남우조연상 트로피까지 수상한 키 호이 콴은 "저는 굉장히 오랫동안 난민 캠프에 있었습니다. 보트를 타고 긴 여정을 거쳐 이렇게 큰 무대까지 올랐습니다. 이런 스토리는 영화에만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게 바로 아메리칸 드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생에 한 번 있을 만한 이런 영광을 누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전했다. '보트 피플'과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굴곡진 인생사를 고백한 그의 수상 소감은 객석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에브리

호러 영화의 대모로 알려진 제이미 리 커티스도 60대의 나이에 첫 오스카 트로피를 품었다. 커티스는 "저는 수십년간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영화를 함께 만든 수천명이 있었기에 수상이 가능했습니다. 제 어머니, 아버지 모두 오스카 후보에 오르셨습니다. 저 오스카 탔어요"라고 외쳤다. 배우 출신인 부모님도 받지 못한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쥐고 활짝 웃어보였다.

시상식의 대미는 양자경이 장식했다. 아시아계 최초의 여우주연상 수상 여부로 시상식 전부터 가장 큰 화제를 모았다. 양자경은 '타르'의 케이트 블란쳇을 제치고 마침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는 데 성공했다.

양자경은 "나와 같은 모습을 한, 시상식을 지켜보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이것이 희망의 불꽃이 되기를 바랍니다. 큰 꿈을 꾸면 꿈은 실현된다는 것을 보기를 바랍니다. 또한 '전성기가 지났다'라는 말을 절대 믿지 마시길 바랍니다"라는 울림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양자경

이어 "이 상을 제 어머니께 바칩니다. 또한 전 세계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바칩니다. 그 분들이 바로 영웅들이기 때문입니다. 그 분들이 아니었다면 그 누구도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 어머니는 올해 84세 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족과 이 순간을 지켜보고 계실텐데요. 트로피를 집으로 가져가겠습니다. 홍콩에 있는 제 친척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제 배우 커리어는 홍콩에서 시작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카데미가 역사를 만든 겁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이하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작품상='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여우주연상=양자경('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남우주연상=브렌든 프레이저('더 웨일')
▲여우조연상=제이미 리 커티스('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남우조연상=키 호이 콴('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감독상=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편집상='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각본상='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각색상='위민 토킹'
▲촬영상='서부 전선 이상 없다'
▲분장상='더 웨일'
▲의상상='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
▲음악상='서부 전선 이상 없다'
▲미술상='서부 전선 이상 없다'
▲음향상='탑건: 매버릭'
▲주제가상='RRR'
▲시각효과상='아바타: 물의 길'
▲국제 장편 영화상='서부 전선 이상 없다(독일)
▲단편 다큐멘터리상='아기 코끼리와 노부부'
▲단편 애니메이션상='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장편 애니메이션상='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장편 다큐멘터리상='나발니'
▲단편 영화상='언 아이리시 굿바이'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에에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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